태영 워크아웃 개시…추가 부실 규모 관건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김희래 기자(raykim@mk.co.kr) 2024. 1. 1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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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의 기업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이 '제1차 금융채권자 협의회'에서 채권단 75%(신용공여액 기준) 이상 동의를 얻으면서 개시가 확정됐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채권단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에 대한 투표(서면결의)를 진행한 결과 이날 오후 6시께 가결 요건인 '75% 이상 동의'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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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채권단 동의
석달간 자산·부채 실사 돌입
우발채무 튀어나올 가능성도
정상화까지는 '산넘어 산'
에코비트 등 '알짜' 매각 필수
자구안 성실하게 이행해야

태영건설의 기업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이 '제1차 금융채권자 협의회'에서 채권단 75%(신용공여액 기준) 이상 동의를 얻으면서 개시가 확정됐다. 하지만 워크아웃 개시 후에도 우발 채무 발생, 실사 과정에서 추가 부실 발견, 자금 조달을 위한 계열사 매각 지연 가능성 등 리스크가 남아 있다. 약 3개월간 진행되는 채권·채무 실사 중에는 만기 연장 등을 받을 수 있지만, 채권단의 추가 자금 지원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태영그룹 측이 이에 대응해야 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관련기사 A23면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채권단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에 대한 투표(서면결의)를 진행한 결과 이날 오후 6시께 가결 요건인 '75% 이상 동의'에 도달했다. 투표는 팩스 또는 이메일 등을 이용해 의사를 밝히는 서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워크아웃 개시는 예상했던 수순이라는 평가가 많다. KDB산업은행을 비롯해 채권단에서 약 33% 비중을 차지하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금융지주 산하 계열사가 워크아웃 개시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이미 밝혀 온 데다, 약 40% 비중을 차지하는 국민연금·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도 정부 방침의 영향을 받는 금융기관이기 때문이다.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곧바로 자산과 부채 실사에 들어가며, 이를 바탕으로 기업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작성한다. 산은은 현재 1월 12일부터 4월 10일까지 약 3개월을 실사 기간으로 잡아뒀다. 4월 11일에는 제2차 금융채권자 협의회를 열어 기업 개선계획을 결의하고, 한 달 후인 5월 11일에는 기업 개선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 체결까지 준비 중이다.

지난해 12월 28일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후 약 2주간 태영건설 사태는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 하루 만인 지난달 29일 태영그룹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을 태영건설이 아닌 지주사 채무 상환에 쓴 사실이 드러나면서 워크아웃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에 이달 3일 강석훈 산은 회장이 채권단 대표로 나서 "태영 측이 당초 약속한 자구 계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주채권은행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압박하며 위기감이 고조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4일 "태영건설이 아니라 오너 일가(를 위한) 자구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태영 측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자 대통령실까지 나섰다. 결국 6~7일 주말 사이에 태영 측은 기존 자구책 모두 실행 및 추가 자구안 제출을 준비했고, 8일 백기 투항하면서 워크아웃 개시가 긍정적으로 점쳐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워크아웃이 개시된다고 해도 이는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평가한다. 태영 측이 제시한 자구안 상당수가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 마련인데, 자산 매각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에코비트 매각과 계열사인 블루원이 소유한 골프장 매각이 대표적이다.

태영그룹이 성실하게 자구안을 이행해야 한다는 점, 현재 채권단이 파악하지 못한 대규모 추가 부실이 실사 기간에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채권단이 제시한 '워크아웃 개시'의 조건이다.

한편 정부는 태영건설에 대해 임금 체불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달 15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태영건설이 시공 중인 전국 건설 현장 105곳을 조사한다. 시공 단계에서 공사가 이뤄진 만큼 계산해주는 '기성금'이 적시에 집행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해 협력업체 근로자의 임금 체불 예방과 청산에 집중한다.

[박인혜 기자 /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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