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저수지 아내 살해' 19년 만에 재심…"검찰 증거에 위법성 정황"

진도서 트럭 저수지 추락해 아내 사망
검찰, 보험금 노렸다며 살인 혐의 기소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아내 살해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된 60대 남성이 19년 만에 재심을 받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무기수 장모씨(66)에 대한 법원의 재심 결정에 검찰이 불복해 낸 재항고를 11일 기각했다.

'송정저수지 추락 사건'으로 불리는 이번 사건은 2003년 7월9일 오후 8시39분쯤 장씨가 운전하던 1톤 트럭이 전남 진도 의신면 명금저수지(현 송정저수지) 경고표지판을 들이받고 물 속으로 추락한 것이 발단이다.

당시 사고로 트럭에 동승해 있던 장씨의 아내(사망 당시 45세)가 숨을 거뒀는데 검찰은 장씨가 아내 앞으로 가입된 8억80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노린 것으로 보고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장씨는 재판 과정에서 단순 사고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아내 살해 혐의로 2005년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후 2020년 충남경찰청 현직 경찰관이 "경찰이 엉터리 현장조사, 허위공문서 작성을 하고 검찰이 가혹행위와 끼워 맞추기로 수사를 조작한 정황을 발견했다"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리고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가 사건을 맡으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1·2심 법원은 모두 "송정저수지 추락 사건에 제시된 검찰의 증거 등에 수사 위법성 정황이 있다"며 재심 신청을 받아들였다. 검찰이 불복했지만 대법원이 재항고를 기각하면서 재심이 열리게 됐다.

par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