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 없는 세상 됐으면”…광주 아파트 붕괴 참사 2주기 추모식
“우리 사회가 좀 덜 발전하더라도 희생이 없는 세상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 붕괴 참사 2주기 추모식이 열린 11일 오후 모 초등학교 6학년 학생 A군은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아버지가 이곳 현장에서 숨을 거둔 6명처럼 현장 일을 하는데, 매일 걱정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유가족들은 그런 A군에게 화답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오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는 붕괴 참사 2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추모식은 ‘공사에 차질을 주지 않겠다’는 유가족들의 뜻에 따라 사고 현장이 아닌 진입로 지하주차장에서 진행됐다.
추모식에는 사고 피해자 가족·광주 서구 공무원·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직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 추모사·추모 시 낭송·철거 공사 경과보고 순으로 진행됐다.
추모사에 나선 유가족 등은 사고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은 ‘사회 안전망’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고 매형을 잃은 안정호 화정아이파크 희생자가족협의회 대표는 “고용노동부 통계를 보면 작년에 재해 사망자만 500여명이 넘는다”며 “이태원 참사부터 안성 붕괴사고 그리고 철근 누락 아파트까지 우리 사회는 이곳 아파트 붕괴참사를 겪고도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억하지 않으면 악은 다시 생겨나고 결국 참사가 반복된다”며 “안전사회를 위해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힘을 모아 달라”고 했다.
초등학생 대표로 단상에 선 A군도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 희생되신 분들도 꼭 기억해 달라”며 “안전한 세상을 위해 모두가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광주시와 자치구인 서구는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도시 광주를 만드는 일에 시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이강 서구청장은 “무너진 신뢰, 무너진 시스템, 무너진 안전을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고 말했다.
현재 붕괴 사고 발생했던 이곳 아파트는 전체 8개 동에 대한 재시공이 결정돼 지난해 7월부터 철거작업이 진행 중이다. 재시공은 2027년 12월 입주를 목표로 추진된다.
붕괴 사고는 2022년 1월 11일 신축 공사 중이던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201동 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콘크리트 타설 중이던 39층이 무너지면서 작업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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