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창업자 일가, 엔젠시스 실패 후 지분 취득…이유는
헬릭스미스 창업자인 김선영 전 대표이자 CSO(연구개발총괄책임자)가 5년여 만에 헬릭스미스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 경영권을 매각하며 최대주주에서 물러난 상황에서 돌연 주식을 늘린 것이다. 주력 파이프라인이던 엔젠시스(VM202) DPN(당뇨병성 신경병증)의 미국 임상이 재도전에서도 실패했단 소식이 알려진 직후 이뤄진 일이다.
헬릭스미스는 김선영 전 대표가 지난 4일과 8일 4차례에 걸쳐 총 400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11일 밝혔다. 1601만원 어치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김 전 대표가 5년여만에 헬릭스미스 주식을 늘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전 대표는 2018년 5월 이후 헬릭스미스 주식을 매도했을 뿐 매수하진 않았다. 특히 이번 매수에는 배우자인 김영주씨와 아들인 김홍근씨도 동참했다. 김영주씨는 4일, 5일, 8일 8차례에 걸쳐 헬릭스미스 주식 7000주를(2786만원), 김홍근씨는 4일 2차례에 걸쳐 2500주를(988만원) 매수했다.
현재 김 전 대표는 헬릭스미스 최대주주가 아니다. 2022년 말 카나리아바이오엠 대상 350억원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 최대주주 지위를 넘겼다. 김 전 대표는 CSO로 재직하면서 파이프라인 개발, 임상, 사업전략을 총괄하기로 했다. 이후 헬릭스미스 최대주주는 또 한번 바뀌었다. 바이오솔루션을 대상으로 365억원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다. 이에 따라 바이오솔루션은 지분 15.22%로 헬릭스미스 최대주주가 됐다. 즉 경영권을 넘긴 상황에서 창업주 일가가 동시에 주식 매수를 결정한 것이다.
주력 파이프라인이던 엔젠시스 DPN 임상 실패와 연관있는 결정으로 보인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3일 5년을 끌어온 엔젠시스 DPN 미국 임상 3상(3-2상, 3-2b상) 재도전이 결국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주평가지표가 첫 주사 후 180일째(3-2상)와 365일째(3-2b상)에 지난 7일간 일평균 통증수치(ADPS)를 위약군과 비교해 차이를 조사하는 임상이었다. 하지만 헬릭스미스는 "해당 주요 데이터 분석에서 엔젠시스 투약군이 위약군 대비 우월하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엔젠시스 DPN은 한 때 헬릭스미스 시가총액이 4조원대에 이를 수 있도록 이끈 주력 파이프라인이다. 하지만 2019년 9월 미국 임상 3상에 실패하면서 헬릭스미스 주가를 끌어내렸다. 17만원이던 헬릭스미스 주가는 일주일만에 6만원대로 떨어졌다. 이후 헬릭스미스는 해당 임상은 3-1상이라고 명명한 뒤 임상 3-2상, 3-2b상으로 나눠 임상 3상에 다시 도전했다. 해당 임상 최종 결과는 2022년 말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일정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으면서 결국 목표를 지키진 못했다.
대표적으로 미국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DMC) 중간분석 발표(2022년 7월)가 지연됐다. iDMC 중간결과는 엔젠시스 3상 성공 가늠자로 여겨져온 기준이다. 하지만 iDMC는 중간결과를 기다리던 헬릭스미스에 되레 안전성 등 숫자를 확인할 수 있는 추가자료를 요청했다. 한 달 후에는 추가 중간분석 데이터를 확인한 뒤 계속 진행 여부를 결정하겠다면서 판단을 유보했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이번 주식 매수와 관련해 "규모가 크지 않아 경영상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하긴 어렵다"면서도 "최대주주 변경과 무관하게 회사 연구개발, 임상의 핵심 관계자로서 회사 성과 도출과 가치 제고를 위해 매진하겠단 의지로 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도 엔젠시스 실패 후 "진도가 가장 앞서 가던 질환에서 이런 결과를 얻어 아쉬움을 금치 못한다"며 "두번째 타깃 질환인 족부궤양 임상 3상 결과가 나오면, 그간의 모든 임상 결과를 정리해 새로운 경영진에게 보고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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