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로 돌파구 찾던 진단업체…新동력 확보 쉽지 않네
실적 악화일로 속 M&A로 신사업 모색…인력·자금 변수 등에 성과는 미미
인수합병(M&A)으로 돌파구를 찾던 국내 진단업체들의 전략이 좀 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각 사별 의지는 여전하지만 코로나19(COVID-19) 엔데믹 이후 마땅한 실적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커지는 실적 감소폭과 맞물려 여건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씨젠과 휴마시스, 피씨엘 등의 M&A를 통한 신규 성장동력 확보가 난항을 겪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급감한 실적에 M&A를 통한 신사업 진출 또는 시너지 창출을 노려왔다. 하지만 적합한 대상을 찾지 못하거나, 찾은 뒤 성과로의 연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진단업체 기업들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실적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사상 초유의 전세계적 전염병 확산에 초기 진단키트가 품귀현상을 겪는 등 수혜를 입었기 때문이다.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씨젠의 경우 2019년 1220억원이었던 매출액이 이듬해 1조1252억원으로 껑충 뛴 뒤, 2021년 1조3708억원으로 기록을 경신했다. 피씨엘과 휴마시스 역시 씨젠 못지 않은 외형 성장률을 보였다.
하지만 엔데믹 기조가 고개를 든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급격한 실적 감소가 이어지는 중이다. 씨젠은 2022년 8536억원으로 1조클럽에서 내려온 뒤, 지난해 3분기 누적 2669억원으로 급감했다. 2022년 372억원의 매출액을 거둬들인 피씨엘은 지난해 3분기까지 17억원에 그친 상태다. 2022년 유일하게 전년 대비 매출액이 성장한 휴마시스 역시 4713억원에서 108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수익성 역시 악화돼 3사 나란히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해당 기업들은 시기적 차이는 있지만 모두 M&A를 주요 미래전략으로 삼았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해외판로를 적극 개척하는 한편, 팬데믹 기간 축적한 자금력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 한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씨젠은 지난 2021년 투자를 담당하는 부서를 신설하고 M&A 총괄 부사장과 관련 임원을 영입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해당 인력들이 엔데믹으로 주춤했던 2022년 연이어 회사를 떠나면서 힘이 빠졌다. 특히 씨젠과 함께 진단키트 양강으로 불리는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연이어 M&A 계약에 성공하면서 줄곧 비교됐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 2021년부터 3조원에 가까운 비용을 투입해 미국 메리디안과 파나마 유통업체 '미래로', 브라질 '에코 디아그노스티카'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다만 씨젠의 M&A 전략 고수 입장은 명확하다. 당장의 계약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 모색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엔 회사를 떠났던 M&A 임원들이 복귀하면서 전문성도 강화한 상태다.
씨젠 관계자는 "회사는 단 한번도 M&A 전략에 대한 기조를 바꾼적이 없고 여전히 좋은 파트너 물색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라며 "큰 단위의 계약를 고집하기보단 작은 기업이라도 시너지만 창출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손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휴마시스는 지난해부터 공을 들여온 이차전지 장비업체 이큐셀의 인수가 무산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7월 인수의향서 제출 이후 적격입찰자로 선정됐지만, 11월 웅진그룹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급격히 기대감이 식었다. 웅진 역시 지난달 거래를 최종적으로 포기하면서 기회는 남아있지만, 재추진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에 나선 피씨엘은 자금 변수를 해결해야 한다. 이 회사는 재무적투자자(FI) 케이엘앤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보령바이오파마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다. 하지만 피씨엘 측 자금 확보가 어려움을 겪으며 인수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피씨엘이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최근 회사 2대주주로 올라선 글로벌 투자사 GEM으로부터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 중인데, 납입이 수차례 미뤄지면서다. 피씨엘 측은 납입 지연이 단순 행정상 오류로 내달까지 대금 납입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인수를 기정사실화 하면 세부적 운영 계획 등을 밝힌 피씨엘과 달리 적당히 선을 긋고 있는 보령의 입장 차도 변수다.
보령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인 피씨엘 컨소시엄과 지속적으로 인수에 대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알려진 것 처럼 본계약 체결 일정 등에 대해선 현재까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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