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잘못 아냐"…보이스피싱범 잡는 라미란, 통쾌한 추적극 '시민덕희'(종합)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은 피해자가 잘못하지 않았는데 자책감을 느낀 부분이었습니다." (박영주 감독)
배우 라미란 공명 염혜란의 열연이 빛난 '시민덕희'가 극장가를 찾아온다. "시나리오를 읽고 단숨에 덕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라미란의 말처럼, 라미란은 '시민 덕희' 그 자체로 열연했을 뿐만 아니라 염혜란 장윤주 안은진의 쫄깃한 팀플레이가 깃든 추적극, 박병은과의 유쾌한 티키타카로 통쾌함과 재미를 다잡았다.
11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시민덕희'(감독 박영주)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라미란, 공명, 염혜란, 박병은, 장윤주, 이무생, 안은진, 박영주 감독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라미란 분)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공명 분)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이다. 지난 2016년 경기도 화성시 세탁소 주인 김성자씨가 보이스피싱 총책 및 조직 전체를 붙잡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라미란은 전 재산을 잃게 된 절망 속에서도 자신의 상황을 능동적으로 헤쳐가려는 덕희로 활약했다.
이날 라미란은 출연 이유에 대해 "시나리오를 읽고 단숨에 덕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너무 평범하지만 용감하고 강단 있고 인물이 되고 싶단 생각을 해서 선택을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라미란은 이어 연기하며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덕희라는 사람을 만나면서 가장 중점을 두고 신경을 썼다기 보다는 덕희가 되고 싶었고 통쾌함을 같이 느끼고 싶었다"며 "벼랑 끝에 서있는 상황이 힘들기도 했지만 덕희가 그걸 어떻게 헤처나가는지 어떤 용기를 냈는지 생각하면 마치 친구가 자랑스러운 것처럼 덕희가 자랑스럽더라"고 애정을 보였다. 그러면서 "인물에 동화되려 하는 편인데 덕희를 응원해주고 싶은 그런 친구였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공명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손대리'로 활동하며 덕희를 곤경에 몰아넣었다가 예상 밖 공조를 하게 되는 재민으로 등장했다. 그는 연기하며 어려웠던 점에 대해 "덕희에게 제보를 하는 그런 역할이기 때문에 어려웠던 것 보다는 중점을 뒀던 건 보이스피싱으로 전화를 사기치고 전화로 제보해야 하는 부분들을 감독님과 얘길 나누면서 고민했다"며 "가해자이지만 피해자인 연기를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중점 두고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염혜란은 덕희와 특별한 우정을 나누는 든든한 친구 봉림을 연기했다. 염혜란은 캐릭터 설정상 중국어 연기를 잘 해내야 했던 데 대해 "중국어 연기에 대해 말해야겠다 했는데 '노량: 죽음의 바다'를 보고 닥치고 있어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그는 "내가 한 중국어는 1/100도 안 되더라"며 "나름대로 힘들었다"면서도 "티키타카하면서 즉흥적으로 나오는 대사를 벙어리처럼 못하는, 그런 부분이 답답해서 미리 다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또한 그는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커서 민망하다"며 "앞으로 발전된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안은진은 봉림의 여동생이자 칭다오의 택시 기사 예림으로 열연했다. 그는 극 중 돋보인 팀워크에 대해 "제가 팀 덕희에 가장 마지막에 합류했다"며 "언니들은 먼저 만나서 리딩도 하고 친해져 있는 상태에서 제가 합류했는데 첫 만남부터 긴장을 하고 갔는데 언니들을 뵙고 바로 긴장이 풀리면서 바로 재밌게, 빠르게 친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때문에 개봉이 늦어졌는데 이후에도 언니들과 계속 만남을 가졌다"며 "지금도 돈독한 우애를 자랑한다 자부한다, 만나기만 하면 에피소드가 생기고 수다 떨다가 슛 들어가면 연기하고 재밌게 촬영한 기억이 나서, 친밀함이 잘 담긴 것 같아서 잘했다는 뿌듯한 마음이 느껴진다"고 애정을 보였다.
또한 안은진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드라마 '연인'과는 다른 망가진 연기에 대해서는 "콘셉트를 잡고 의상을 입어보고 헤어 메이크업을 해보는 자리였는데 안경이 탐이 나더라"며 "통통 튀는 역할이면 좋겠다 해서 좀 더 망가지고 싶다 했는데 영화 보니 부끄럽더라, 그런 모습도 예쁘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라미란 염혜란 안은진과 함께 활약한 장윤주 또한 극에 활력을 톡톡히 불어넣었다. 그는 극 중 텐션에 대한 호평을 받자 "저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어서 호르몬이 없는 여자"라고 깜짝 고백했다. 이어 그는 "약을 복용한 지 15년 됐다"며 "TV에 나올 때 그렇게 에너지, 텐션 쓰시면 안 된다고 나무라시는데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제가 나옴으로 해서 환기 제대로 하자는 그런 마인드로 정말 열심히 연기했다"면서도 "사실 호르몬이 없는 사람인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보이스피싱 총책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무생도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그는 "제가 이 역할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이야기였다"며 "시민 덕희가 총책을 어떻게 잡느냐, 어떻게 통쾌한 복수를 하느냐 궁금해서 이 작품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역할 자체를 놓고 보면 쉽지 않은 역할인 건 분명한데 좋은 작품에 일원이 돼서 이런 역할을 해내서 복수극이 제대로 보인다면, 또 어느 정도 모나지 않게 보인다면 좋겠다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 측면에서 감독님과 얘길 많이 나눴다"며 "영화를 보니 통쾌한 복수극이 나왔다 생각한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또한 그는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얻을 것도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며 "그 중에 제가 한 역할을 했다는 그것에 대한 만족감이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저는 화려하고 멋지고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생각한다"며 "거기에 맞는 역할로 존재한다면 그게 제일 좋은 것 같다, 그런 부분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박영주 감독은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의 연출을 맡게 된 과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연출 결심 계기는 인터뷰를 하면서 피해자들이 자신의 잘못으로 많이 생각하고 있단 걸 알고 그 부분에 메시지가 있다 생각했다"며 "영화화된다면 이야기로서 피해자들이 자책감을 극복해가는 과정, 어떻게 보면 성장담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 영화화를 해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보이스피싱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를 결정하고 피해자 분들, 경찰분들 만나 인터뷰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이 피해자가 잘못하지 않았는데 자책감을 느낀 부분이 가장 안타까웠다"며 "이야기 자체를 피해자가 자존감을 회복,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잘 그려보자 했다"고 연출 의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끝으로 주연 라미란은 관객들에게 관람을 당부했다. 그는 "이무생로랑 보러 오시라"며 "(공)명이 얼굴, 박 형사의 찌질함, 호르몬 없는 여자 장윤주의 활약 그리고 살을 빼지 못한 미란이를 보러 와달라"고 재치 넘치는 멘트로 웃음을 안겼다.
한편 '시민덕희'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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