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어서는 스물다섯살···“씩씩한 강백호로 돌아가겠습니다”[스경x인터뷰]
김은진 기자 2024. 1. 11. 17:10
2023년 혹독한 시련 겪은 KT 강백호의 새 다짐, 특별 인터뷰
강백호(25·KT)는 씩씩한 20대다. 주변 눈치를 보지 않고 개성 강한 모습을 그라운드에서 늘 거침없이 드러낸다. 그래서 정말 많은 응원을 받지만 오해도 많이 받는다. 곱지 않은 시선도 그만큼이나 많이 받은 선수다.
그 특별함이 입단할 때부터 소문이 났고, 데뷔 첫 타석부터 외국인 에이스 헥터 노에시(당시 KIA)에게 홈런을 때려버린 괴물 같은 실력으로 더 시선을 끄는 선수가 됐다. 그 뒤 묘하게도 흔치 않은 일들이 강백호에게는 자주 일어난다. 매번 정상 이상의 깊은 질타가 쏟아졌다.
2021년 무시무시한 타격 페이스로 KT의 첫 우승을 이끌었던 강백호는 2022년 부상으로 시즌을 절반밖에 뛰지 못했다. 연봉이 절반으로 깎여 또 화제가 되고 미디어 앞에 서야 했지만 “연봉이 전부가 아님을 보여드리겠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선수였다. 그러나 올해도 세리머니사, 아리랑 송구 등 조롱 섞인 표현으로 장식된 상황들이 잇따랐다. 집중력 떨어진 미숙한 플레이로 경기 중 나온 ‘실수’에 여론의 집중포화가 쏟아졌다.
‘멘털 갑’이라던 강백호는 결국 무너졌다. 심리적인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터져 정신적으로 무너졌다. 한 달 이상 뛰지 못하다 돌아온 강백호는 10㎏ 이상 체중이 빠져 확 달라진 모습으로 등장했고 그마저 더 견디지 못하고 또 한 달 이상을 다시 제외된 채 마음의 치료를 해야 했다. 타석에 서는 것이 두렵고, 유니폼 입는 시간이 무섭고, 일주일에 2시간밖에 못 잘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다.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뒤에야 강백호는 많은 이들 앞에서 “공황장애가 심했다”고 직접 털어놓았다.
상상도 못했던 형태의 시련을 거치며 말을 잃었던 강백호는 2023년을 지나 이제 2024년을 시작하며 다시 힘을 내보려 한다. 지난 10일 운동을 마치고 기자와 만난 강백호는 “이제는 많이 괜찮아졌다”고 웃으며 인사할 수 있을 정도로 몸도, 마음도 회복하고 있는 상태다. 좋아하는 야구를 해야 하니까, 100% 회복을 위해 또 열심히 노력중이다.
강백호는 “다사다난했다. 남들보다 호된 성장기를 겪는 것 같다. 처음 겪은 일들이라 힘들었지만 많이 배운 거라 생각한다”며 “내가 했던 행동들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환경이나 그렇게 된 상황을 탓하지는 않는다. 내가 그냥 못 견딘 거다. 앞으로 야구할 날이 더 많으니, 2024년을 시작하면서 이제 과거고 경험이라 생각하려 한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이제 7년차다. 앞으로 야구할 날이 무수히 많다. 화려하게 달리다 2년간 멈춘 뒤 맞이하는 7년차 시즌, 강백호는 또 많은 주목을 받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딱히 일부러 강하게 마음을 먹거나 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대신 자신이 프로스포츠선수로서 가진 신념을 조금은 다른 사람도 알아주기를, 막연한 오해만은 하지 않아주기를 바라고 있다.
강백호는 “어릴 때부터 운동 선수는 파이팅 내고, 분할 땐 분해 하고, 신날 때는 환호하는 거라 생각했다. 적시타 치고 환호하는 타자, 삼진 잡고 신나하는 투수가 멋있다고 생각해 야구선수가 됐다. 삼진 먹고 무기력하게 들어가는 타자, 적시타 맞고 무기력하게 교체되는 투수는 멋 없다고 생각한다. 팬들이 과연 그런 에너지 없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할까. 그라운드에서는 어리든 나이가 있든 승부욕과 감정을 표현하는 선수가 응원하는 팬들과 교감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선수들을 존중하고 배워가고 싶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유난히 강백호에게는 색안경을 낀 시선이 많이 향하는 것도 사실이다. 자신이 행동으로 자초한 일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 중의 모습만으로 인성이 논란되는 현실 또한 20대 초반의 강백호를 혼란스럽게 했다. 강백호는 “야구장 안에서 플레이는 겸손과 별개라 생각한다. 밖에서 만난 자리에서는 매너 지키고 존중해야 하지만, 야구장에서 경기하며 나오는 모습은 겸손과 관계 없다 생각한다. 모두가 나를 좋아할 수는 없겠지만 내 겸손함이나 인성을 내가 프로로서 경기하는 모습만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일까. 똑같은 사람으로 봐주시면 좋겠다. 거기가 내 직장일뿐, 좋아하지 않으셔도 나쁘게만 보지는 말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작년 일을 통해서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강백호가 마음에 가득 쌓였던 돌덩이들을 어느 정도 밖으로 던져버릴 수 있었던 계기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었다. 강백호는 프로 데뷔하자마자 빠짐 없이 국가대표로 선발돼 왔다. 2019년 프리미어12, 2021년 도쿄올림픽,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항저우 아시안게임, 그리고 부상으로 출전은 불발됐지만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까지 5차례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자꾸 논란만 따라다녔다. 성적도 좋지 않았다. 네번째 출전했던 아시안게임이 그 중 웃으며 마칠 수 있었던 첫 대회였다. 강백호는 항저우에서 6경기 타율 0.273(22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으로 동료들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강백호는 “나는 대표팀에서 항상 실패했다. 정말 영광인 국가대표가 내게는 두려운 존재이기도 했다. 처음 스무살 때는 설렘과 기대감으로 나갔고 그 다음 (올림픽에서는) 부담감이 생겼다. 다음(WBC)에는 만회해야겠다, 할 수 있다 다짐하며 나갔는데 네번째 (아시안게임) 출전할 때는 괜찮을까, 사고 안 칠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항저우에서 금메달을 따고나니 그런 마음의 짐들을 풀었다는 행복감이 들었다. 스물네살에 대표팀을 4번이나 뽑히고 현존하는 국가대항전 다 나갔다는 자체가 값진 영광이고 나한테는 큰 배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강백호는 이제 다시 달려보고자 한다. 강백호는 “이제는 나한테 달린 것 같다. 다시 내가 관심의 대상이 된다면 이걸 뒤집는 것도 나고, 반대로 뒤집힐 수 있는 것도 나니까 더 잘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매년 겨울, 스프링캠프에 가기 전에는 기술훈련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다. 몸 만들기에 집중했던 전과 달리 이번 겨울에는 일찍이 타격 훈련을 시작했다. 플레이오프 직전 다쳤던 옆구리가 회복되자마자 12월 타격을 시작했다. 강백호는 “원래 40~50% 정도 치고 캠프에 갔는데 이번에는 80%까지는 올려놓고 가려고 한다. 매년 더 열심히 준비한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더 잘 하고 싶다”고 말했다.
데뷔후 4년간 고속도로를 쾌속질주하다 2년 간 아주 세찬 바람을 맞아 멈춰선 사이, 또래 선수들이 큰 발전을 했다. 1년 선배 이정후와 고우석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1년 후배 노시환은 홈런왕이 됐다. 신세대 타자의 ‘선두주자’라고 불렸던 강백호는 “멈췄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했다.
강백호는 “처음 4년 동안 기술을 늘렸다면 이번에는 더 단단해졌다고 생각한다. 2년 간 못 했지만 정상적으로 뛸 때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은 있다. 두렵지 않다”며 “길을 열어주던 (이정후, 고우석) 형들이 잘 돼서 진심으로 축하하고 응원하고 있다. (노)시환이, (김)도영이, (원)태인이, (문)동주 등 어린 선수들이 많이 나왔다. 아시안게임에서 느꼈지만 마인드도 배울 점이 많았다. 경쟁을 분명히 해야 하지만 나도 좋은 스파링파트너가 되기 위해서 급을 맞추려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 같이 잘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데뷔후 빠른 속도로 성장해 4년차였던 2021년 179안타(2위)를 쳐 타율 0.347(3위) 102타점(2위)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고 KT 첫 우승의 주역이 됐다. 2년간 질주를 쉬었으니 이제 다시 달릴 때다. 정말 다시 해보고 싶은 풀타임 목표를 향해, 다시 긍정적인 에너지로 방망이를 잡아보려 한다.
강백호는 “내가 생각해도 내 스토리가 희한하다. 데뷔 첫 타석 이후로 내내, 7년차에 이만큼 스토리 많은 선수가 또 있을까 생각도 한다. 작년에는 조심스럽게만 했는데 올해는 씩씩하게 뛰어보겠다. 그저 야구하는 것을 재미있게 봐주시면 좋겠다”며 “그걸 증명해야 하는 게 내 역할이다. 내년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그 성적에 부끄러움이 남지 않도록 이번 겨울 최선을 다해보려고 한다. 진짜 풀타임을 뛰어서 안 아프고 계속 동행한 뒤에 내년 비시즌 웃는 것이 올해 나의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23년은 이제 과거, 호된 성장기라 생각
강백호(25·KT)는 씩씩한 20대다. 주변 눈치를 보지 않고 개성 강한 모습을 그라운드에서 늘 거침없이 드러낸다. 그래서 정말 많은 응원을 받지만 오해도 많이 받는다. 곱지 않은 시선도 그만큼이나 많이 받은 선수다.
그 특별함이 입단할 때부터 소문이 났고, 데뷔 첫 타석부터 외국인 에이스 헥터 노에시(당시 KIA)에게 홈런을 때려버린 괴물 같은 실력으로 더 시선을 끄는 선수가 됐다. 그 뒤 묘하게도 흔치 않은 일들이 강백호에게는 자주 일어난다. 매번 정상 이상의 깊은 질타가 쏟아졌다.
2021년 무시무시한 타격 페이스로 KT의 첫 우승을 이끌었던 강백호는 2022년 부상으로 시즌을 절반밖에 뛰지 못했다. 연봉이 절반으로 깎여 또 화제가 되고 미디어 앞에 서야 했지만 “연봉이 전부가 아님을 보여드리겠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선수였다. 그러나 올해도 세리머니사, 아리랑 송구 등 조롱 섞인 표현으로 장식된 상황들이 잇따랐다. 집중력 떨어진 미숙한 플레이로 경기 중 나온 ‘실수’에 여론의 집중포화가 쏟아졌다.
‘멘털 갑’이라던 강백호는 결국 무너졌다. 심리적인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터져 정신적으로 무너졌다. 한 달 이상 뛰지 못하다 돌아온 강백호는 10㎏ 이상 체중이 빠져 확 달라진 모습으로 등장했고 그마저 더 견디지 못하고 또 한 달 이상을 다시 제외된 채 마음의 치료를 해야 했다. 타석에 서는 것이 두렵고, 유니폼 입는 시간이 무섭고, 일주일에 2시간밖에 못 잘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다.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뒤에야 강백호는 많은 이들 앞에서 “공황장애가 심했다”고 직접 털어놓았다.
상상도 못했던 형태의 시련을 거치며 말을 잃었던 강백호는 2023년을 지나 이제 2024년을 시작하며 다시 힘을 내보려 한다. 지난 10일 운동을 마치고 기자와 만난 강백호는 “이제는 많이 괜찮아졌다”고 웃으며 인사할 수 있을 정도로 몸도, 마음도 회복하고 있는 상태다. 좋아하는 야구를 해야 하니까, 100% 회복을 위해 또 열심히 노력중이다.
강백호는 “다사다난했다. 남들보다 호된 성장기를 겪는 것 같다. 처음 겪은 일들이라 힘들었지만 많이 배운 거라 생각한다”며 “내가 했던 행동들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환경이나 그렇게 된 상황을 탓하지는 않는다. 내가 그냥 못 견딘 거다. 앞으로 야구할 날이 더 많으니, 2024년을 시작하면서 이제 과거고 경험이라 생각하려 한다”고 말했다.
표현하는 선수가 멋있는 선수라 생각했다
강백호는 이제 7년차다. 앞으로 야구할 날이 무수히 많다. 화려하게 달리다 2년간 멈춘 뒤 맞이하는 7년차 시즌, 강백호는 또 많은 주목을 받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딱히 일부러 강하게 마음을 먹거나 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대신 자신이 프로스포츠선수로서 가진 신념을 조금은 다른 사람도 알아주기를, 막연한 오해만은 하지 않아주기를 바라고 있다.
강백호는 “어릴 때부터 운동 선수는 파이팅 내고, 분할 땐 분해 하고, 신날 때는 환호하는 거라 생각했다. 적시타 치고 환호하는 타자, 삼진 잡고 신나하는 투수가 멋있다고 생각해 야구선수가 됐다. 삼진 먹고 무기력하게 들어가는 타자, 적시타 맞고 무기력하게 교체되는 투수는 멋 없다고 생각한다. 팬들이 과연 그런 에너지 없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할까. 그라운드에서는 어리든 나이가 있든 승부욕과 감정을 표현하는 선수가 응원하는 팬들과 교감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선수들을 존중하고 배워가고 싶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유난히 강백호에게는 색안경을 낀 시선이 많이 향하는 것도 사실이다. 자신이 행동으로 자초한 일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 중의 모습만으로 인성이 논란되는 현실 또한 20대 초반의 강백호를 혼란스럽게 했다. 강백호는 “야구장 안에서 플레이는 겸손과 별개라 생각한다. 밖에서 만난 자리에서는 매너 지키고 존중해야 하지만, 야구장에서 경기하며 나오는 모습은 겸손과 관계 없다 생각한다. 모두가 나를 좋아할 수는 없겠지만 내 겸손함이나 인성을 내가 프로로서 경기하는 모습만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일까. 똑같은 사람으로 봐주시면 좋겠다. 거기가 내 직장일뿐, 좋아하지 않으셔도 나쁘게만 보지는 말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작년 일을 통해서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늘 실패였고 두려웠던 국가대표, 회복의 계기
강백호가 마음에 가득 쌓였던 돌덩이들을 어느 정도 밖으로 던져버릴 수 있었던 계기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었다. 강백호는 프로 데뷔하자마자 빠짐 없이 국가대표로 선발돼 왔다. 2019년 프리미어12, 2021년 도쿄올림픽,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항저우 아시안게임, 그리고 부상으로 출전은 불발됐지만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까지 5차례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자꾸 논란만 따라다녔다. 성적도 좋지 않았다. 네번째 출전했던 아시안게임이 그 중 웃으며 마칠 수 있었던 첫 대회였다. 강백호는 항저우에서 6경기 타율 0.273(22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으로 동료들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강백호는 “나는 대표팀에서 항상 실패했다. 정말 영광인 국가대표가 내게는 두려운 존재이기도 했다. 처음 스무살 때는 설렘과 기대감으로 나갔고 그 다음 (올림픽에서는) 부담감이 생겼다. 다음(WBC)에는 만회해야겠다, 할 수 있다 다짐하며 나갔는데 네번째 (아시안게임) 출전할 때는 괜찮을까, 사고 안 칠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항저우에서 금메달을 따고나니 그런 마음의 짐들을 풀었다는 행복감이 들었다. 스물네살에 대표팀을 4번이나 뽑히고 현존하는 국가대항전 다 나갔다는 자체가 값진 영광이고 나한테는 큰 배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강백호는 이제 다시 달려보고자 한다. 강백호는 “이제는 나한테 달린 것 같다. 다시 내가 관심의 대상이 된다면 이걸 뒤집는 것도 나고, 반대로 뒤집힐 수 있는 것도 나니까 더 잘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매년 겨울, 스프링캠프에 가기 전에는 기술훈련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다. 몸 만들기에 집중했던 전과 달리 이번 겨울에는 일찍이 타격 훈련을 시작했다. 플레이오프 직전 다쳤던 옆구리가 회복되자마자 12월 타격을 시작했다. 강백호는 “원래 40~50% 정도 치고 캠프에 갔는데 이번에는 80%까지는 올려놓고 가려고 한다. 매년 더 열심히 준비한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더 잘 하고 싶다”고 말했다.
멈췄다는 생각 안 해, 증명하는 것이 이제 내 몫
데뷔후 4년간 고속도로를 쾌속질주하다 2년 간 아주 세찬 바람을 맞아 멈춰선 사이, 또래 선수들이 큰 발전을 했다. 1년 선배 이정후와 고우석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1년 후배 노시환은 홈런왕이 됐다. 신세대 타자의 ‘선두주자’라고 불렸던 강백호는 “멈췄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했다.
강백호는 “처음 4년 동안 기술을 늘렸다면 이번에는 더 단단해졌다고 생각한다. 2년 간 못 했지만 정상적으로 뛸 때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은 있다. 두렵지 않다”며 “길을 열어주던 (이정후, 고우석) 형들이 잘 돼서 진심으로 축하하고 응원하고 있다. (노)시환이, (김)도영이, (원)태인이, (문)동주 등 어린 선수들이 많이 나왔다. 아시안게임에서 느꼈지만 마인드도 배울 점이 많았다. 경쟁을 분명히 해야 하지만 나도 좋은 스파링파트너가 되기 위해서 급을 맞추려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 같이 잘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데뷔후 빠른 속도로 성장해 4년차였던 2021년 179안타(2위)를 쳐 타율 0.347(3위) 102타점(2위)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고 KT 첫 우승의 주역이 됐다. 2년간 질주를 쉬었으니 이제 다시 달릴 때다. 정말 다시 해보고 싶은 풀타임 목표를 향해, 다시 긍정적인 에너지로 방망이를 잡아보려 한다.
강백호는 “내가 생각해도 내 스토리가 희한하다. 데뷔 첫 타석 이후로 내내, 7년차에 이만큼 스토리 많은 선수가 또 있을까 생각도 한다. 작년에는 조심스럽게만 했는데 올해는 씩씩하게 뛰어보겠다. 그저 야구하는 것을 재미있게 봐주시면 좋겠다”며 “그걸 증명해야 하는 게 내 역할이다. 내년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그 성적에 부끄러움이 남지 않도록 이번 겨울 최선을 다해보려고 한다. 진짜 풀타임을 뛰어서 안 아프고 계속 동행한 뒤에 내년 비시즌 웃는 것이 올해 나의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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