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분에 곳곳 하자까지...세종 새 아파트, 과태료 부과도 받았다

사업 주체, 입주민 대상 사전방문 실시 안해…시, 재실시 조율
세종시 "사전방문 재실시해 중대 문제 발견되면 사용승인 불가"

복도에 방치된 건축자재들이 놓여 있는 세종시 산울동 신축 아파트 내부 모습. 사진=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쳐

세종시 6-3생활권 산울동 신축 아파트에서 인분이 발견되는 등 하자가 다수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단지 사업주체가 입주 예정자를 대상으로 사전방문을 실시하지 않아 과태료 부과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1일 세종시는 산울동 리첸시아아파트 H2·H3 블록 사업 주체에 대해 앞서 지난해 12월 각각 2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두 신축 아파트는 금호건설과 신동아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건립한 단지로, 공동주택 1350가구와 오피스텔 217가구 등 총 1567가구 규모다.

건설사들은 그러나 주택법상 입주 시작일(2024년 1월 31일) 45일 전인 지난해 12월 17일 사전방문을 실시해야 함에도 불구, 현장 여건을 이유로 들어 사전방문이 어렵다며 이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시는 확인했다.

이들 사업주체는 과태료를 부과받고 20여일이 지난 올 1월 5-7일 사전방문을 실시했다고 시는 전했다.

사전방문을 한 입주예정자들은 "입주일이 임박했는데도 아직 천장에 형광등이 설치되지 않았고, 벽면 타일 마감도 미흡했다"며 "복도에 건축 자재들이 가득 쌓여 있고, 마루에는 큼지막한 균열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일부 입주 예정자들은 사전 점검에 나섰다가 화장실에서 인분이 발견되면서 불만이 터졌다. 입주자 사전 점검을 한 차례 미뤘음에도 가구당 100여건의 크고 작은 하자마저 발생해 분노를 키우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인·허가 당국인 세종시에 준공 승인 반려를 요구하고 나섰다.

세종시 신축 아파트 사전 점검에서 입주가 불가할 정도의 하자가 발견돼 입주예정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천장은 누수로 젖고 바닥에 곰팡이로 추정되는 이물질과 인분을 덮어 놓은 휴지마저 보인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캡쳐

이에 대해 세종시는 사전 방문 재실시 및 현장 점검을 통해 관계 법령상 중대한 하자가 파악될 경우 해당 사항에 대해 사용검사 전까지 조치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또 입주예정자 중 당초 일정대로 준공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어 예정자들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임시사용 및 부분사용 허가 등 대안도 마련키로 했다.

이와 함께 관련자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간담회 개최 등 중재 역할도 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특히 사전방문 재실시와 관련, 입주예정자의 요청 사항에 대해 사업주체 측에 강력히 권고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사전방문 재실시에 대해선 사업 주체 측과 협의를 통해 향후 일정을 조율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사용검사 지연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입주예정자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며 "중대한 하자가 발견될 경우 사용 승인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