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식용 금지법' 국회 통과에 "총선용 아니냐" 보신탕집 업주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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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 가게를 반평생 운영해왔다. 내가 식당 할 날이 얼마나 남았다고, 이제 와서 업종을 바꾸란 건 얼토당토않은 소리다."
다른 보신탕 운영업자 김모씨(68)도 "명확한 지원도 없이 (개 식용을) 금지하는 건 그냥 굶으라는 게 아니냐"며 "코로나19로 고생하고 이젠 생업도 잃게 생겼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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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서 영업하는 일 많아질 것… 애완견·식용견 구분 필요"
(울산=뉴스1) 김지혜 기자 = "개고기 가게를 반평생 운영해왔다. 내가 식당 할 날이 얼마나 남았다고, 이제 와서 업종을 바꾸란 건 얼토당토않은 소리다."
울산 동구에서 30년째 '보신탕'집을 운영해 온 박모씨(71)의 말이다. 그는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 일명 '개 식용 금지법'에 불만을 터뜨렸다.
박씨는 "주변에 보신탕집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60~70대로 고령이 많다. 이제 와 새로운 업종을 배우고 바꾼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며 "명확한 지원과 대안도 없이 '하지 말라'고 해버리는 건 안 그래도 힘든 골목 상권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고기 금지 법'이 (그 전에도) 여러 번 논의된 적이 있지만, (국회를) 통과했단 소식을 접하자마자 천만 애견인 시대에 '총선 표잡기'용으로 활용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씨는 개고기를 식당에 납품하는 농장주들도 도축 허가를 받은 사람들이고, 식당에서도 합법적으로 신고하고 영업하며 세금을 낸다며 "개고기를 취급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금지한다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애완견을 먹는 게 아니라 식용견을 먹는 것인데, 일부 사람들이 이를 혼동해 생각하는 것 같다"며 "애완견과 식용견 구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다른 보신탕 운영업자 김모씨(68)도 "명확한 지원도 없이 (개 식용을) 금지하는 건 그냥 굶으라는 게 아니냐"며 "코로나19로 고생하고 이젠 생업도 잃게 생겼다"며 말했다.
그는 "육견업계(식용견 사육 농장)엔 개 1마리당 200만원 보상이 얘기되고 있다는데, 그들만 떼돈 벌고 식당 업주들은 지원이 적을까봐 걱정"이라며 "이대로 '금지법'만 추진되면 기존 개고기 수요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숨어서 영업하는 사람들만 많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 식용 금지법'을 둘러싼 울산시민들의 반응도 크게 엇갈렸다.
김모씨(49)는 "큰 수술을 받고 나면 병원에서도 개고기를 권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며 "특유의 담백하고 부드러운 식감 때문에 선호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인식 하나 때문에 부정당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박모씨(27)는 "애완견을 키우는 입장에서 '개고기'란 단어만으로도 거부감이 드는 건 사실"이란 반응을 보였다.
국회를 통과한 '개 식용 금지법'에 따르면 3년간 유예기간을 거친 뒤 오는 2027년부턴 개를 식용 목적으로 사육·도살·유통·판매하는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개를 식용 목적으로 도살할 경우엔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 사육·유통·판매할 경우엔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아울러 식용 목적 개 사육농장이나 유통·판매장을 신규로 설치하면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파악한 식용견 사육 농장은 현재 전국에 1150여곳, 이 농장에 있는 개는 52만마리에 이른다. 이 가운데 울산시에서 파악한 식용견 사육 농장은 5곳이며, 이곳에 있는 개는 모두 600마리다.
joojio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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