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연령별 대표로 85경기!’ 조영욱, “다음 목표는 국가대표+FC서울 우승”
[포포투=상암]
‘슈팅 몬스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조영욱은 연령별 대표팀의 진정한 전설이다. 워낙 어린 나이에 주목을 받았기 때문에 U-20 월드컵을 두 번이나 나갔고, 최근에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리가 기억하는 조영욱은 지난 2017년 국내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의 활약이다. 당시 신태용 감독이 이끌었던 대표팀은 이승우, 백승호 등 유럽 무대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대거 발탁돼 많은 주목을 받았고, 조영욱은 2살이나 월반해 당당히 주전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2년 후에는 ‘신화’의 주역이 됐다. 또 U-20 월드컵이었다. 조영욱은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에 이강인, 엄원상, 오세훈 등과 함께 발탁돼 공격진을 이끌었고, 결승까지 7경기에 모두 출전해 2골을 기록하며 ‘준우승’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남자 대표팀이 FIFA 대회에서 결승까지 진출한 것은 처음이었다.
화룡점정. 연령별 대표의 마지막 대회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었다. 당초에는 2022년에 열릴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1년 연기돼 2023년에 개최됐고, 1999년생인 조영욱도 대회에 나설 수 있었다. 완벽한 마무리였다. 조영욱은 일본과 결승전에서 극적인 결승골과 함께 역전승을 이끌었고, 결국 빛나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영욱의 연령별 대표팀 기록은 총 85경기 39골이다. U-14 대표팀에서 6경기 3골, U-20 대표팀에서 46경기 21골, U-23 대표팀에서 33경기 14골이다. 한국 축구 역사상 연령별 대표팀에서 가장 많이 뛴 선수로 불리고 있는 조영욱이 이제 연령별 대표팀을 졸업하고, 당당하게 국가대표팀 승선에 도전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여론이 상당히 좋지 않았다. 여기에 이강인의 합류 시점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는데, 선수 본인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회를 준비했나?
그 상황이 오히려 팀 선수들을 단합할 수 있다는 명분이라고 생각을 해요. 외부적으로 굉장히 시끄럽고 어수선해도 팀 안에서만 단단하면 오히려 더 좋은 효과가 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팀에 동생들도 많았고 형으로서 또 선임으로서 (백)승호 형이나, (박)진섭 형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했어요. 우리가 단단해지고, 결과가 좋으면 여론도 다시 돌아오게 돼 있다는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했어요. 어떻게 보면 경험에서 느낀 거죠. 외부적으로 아무리 시끄러워도 우리만 잘하면 또 결과가 좋으면 감독님과도 웃으면서 헤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대회 첫 경기 쿠웨이트전부터 멀티골을 뽑아냈다. 멀티골로 자신감을 얻었는가?
자신감은 솔직히 김천 상무에서 어느 정도 잘하고 가서 그때부터 자신감이 확실히 있었어요. 첫 경기가 어떻게 보면 선수로서 또 팀으로서 굉장히 중요한 시합인데 첫 경기를 개인적으로도 팀 적으로도 성공적으로 잘 맞춰서 느낌이 좋았죠.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공격수로서 득점을 생각하고 있다. 처음부터 크게 잡으려고 하지는 않고, 개인적인 목표로는 3골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4골을 넣었고, 3도움도 기록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득점은?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일본전입니다. (FFT: 당시 기억을 다시 전해주실 수 있나요?) (황)재원이가 치고 들어오는데 뭔가 저한테 볼이 바로 들어오긴 조금 어려울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이 볼이 나한테 올 거라고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우당탕탕 해서 제 앞에 딱 떨어지더라고요. 옳다구나 하고 찼죠. 왼발로 처음에 슈팅 찬스가 있었는데 그때 때리면 수비수한테 아마 막혔을 거예요. 막히거나 나갔을 텐데 그때 침착하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 임팩트를 참았고, 오른발로 흐르는 볼을 골키퍼 다리 사이로, 거기밖에 없었어요. 다들 보고 찼냐고 많이 물어보시는데 거기밖에 없었어요. 딱 고개 드니까 거기밖에 없었고, 밀어 넣었죠.
일본이란 팀을 분석했지만 경기를 하고 몸소 느끼는 건 처음이었는데, 바로 골을 먹었어요. ‘생각보다 잘하나?’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되면 안 되는 데라는 생각을 정말 짧게 했어요. ‘그래 어차피 너무 빨리 먹어서 시간이 많다.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제 골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골이 (정)우영이의 골이었다고 생각을 해요. 그 골이 적당한 시간에 들어가서 저희가 다시 평정심을 가지고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는 생각을 해요. 우영이 골이 들어갈 때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됐다. 다시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했고, 제 골은 솔직히 기억이 잘 안 나요. 너무 정신이 없었고 마냥 행복해서 기억은 잘 안 나는데 많이 흥분해 있었겠죠.(웃음)
-FC서울에서 함께 입대한 윤종규, 이상민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오니 어떤 말을 해주던가?
부럽다고 많이 하더라고요. 그래도 동기들이 저는 많이 인정해 주더라고요. 그래도 같이 군 생활을 했고 어느 정도 같은 시간을 보냈고 결과를 얻은 것에 대해서 굉장히 축하도 해줬고 많이 부러워도 했어요. 근데 와야 하는 선수들이 안 오는 거에 대해서 굉장히 많이 아쉬워하더라고요.
-조영욱에게 황선홍 감독은 어떤 감독인가? FC서울 데뷔 시즌 감독이었고,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만났다
연이 깊죠. 첫 프로팀 감독님이시기도 하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갔을 때도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군대 가는 부분도 알고 저랑 굉장히 깊은 대화도 많이 나눴어요. 팀 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조언도 많이 얻고 했기 때문에 감사한 분인 것 같아요. 아시안게임을 같이 데리고 가서 많이 믿어주시고 같이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이제 연령별 대표팀을 졸업했다. 이제 국가대표팀을 목표로 할 것 같은데, 현재 뛰고 있는 조규성, 오현규 선수와는 플레이 스타일이 다른데 클린스만 감독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자신만의 장점이 있다면?
저는 팀플레이를 잘합니다. 저는 어떤 감독님이든지 시키는 걸 잘하는 스타일이에요. 제가 연령별 대표팀을 많이 간 것도 그런 부분에 있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원하시는 부분을 어느 정도 수행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되기 때문에 감독님들이 계속 뽑아주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부분들을 앞으로 제 강점으로 밀고 나아가 어필하고 싶습니다.
-올해 목표했던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획득하고, 김천 상무에서 조기 전역도 하게 됐다. 다음 시즌 목표는?
서울이 가장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저한테는 가장 먼저인 것 같아요. 팀 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성공할 시즌을 거두면 좋지만 만약에 정말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전 무조건 팀을 고를 것 같아요. 서울이 이젠 올라서서 조금 더 리그를 이끌어가는 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조금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로서 이번 시즌을 임하고 싶습니다.
-선수로서 유럽 무대를 밟아 보는 꿈은 누구나 꿀 것 같다. 본인에게 잘 맞을 것 같은 유럽 무대가 있을까? 절친 이강인 선수와 유럽 무대 진출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눈 게 있다면?
제가 장난으로 (이)강인이가 발렌시아, 마요르카, 파리에 있을 때 ‘그 팀한테 형 얘기 좀 해줘 봐’라고 그랬어요.(웃음) 강인이는 저한테 나오라고 그래요. 제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부분도 아니잖아요. 불러줘야 가잖아요. 저랑 잘 맞고 제가 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아예 생각 안 할 수는 없지만 지금은 그런 걸 가릴 처지는 아닌 것 같아요. 불러주시면 거기에 대해서 잘 생각하고 잘 결정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조영욱의 커리어를 되돌아보면 탄탄대로를 걸었다.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쳤고, FC서울에 입단했고, 아시안게임을 통해 금메달과 함께 전역까지 이루게 됐다. 축구 선수로서 또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
딱 두 개가 있어요. 제가 어릴 때는 센추리클럽을 가입 해보고 싶다 생각했어요. 근데 현실상 그건 어려울 것 같아요. 그래도 어느 정도 국가대표팀에 가서 주축 선수로 30경기 많게는 50경기까지 뛸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다른 하나는 FC서울의 우승입니다. 서울이 우승할 때 같이 트로피를 한번 들어 올려보는 것. 그 2개가 우선 축구 선수로서 남은 축구 인생 중에 이뤄보고 싶은 것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포포투의 말:한국판 1-2월호에 담겨 있는 FC서울 조영욱의 단독 인터뷰 중 일부를 전합니다. 전체 인터뷰 내용은 포포투 한국판 2024년 1-2월호에 담겨있습니다. 포포투 한국판은 스마트스토어(IF메가스토어: https://smartstore.naver.com/ifmegastore)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글=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사진=홍예빈,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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