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700억 횡령' 형제, 항소심서 징역 15년·12년

[theL] 1심 징역 합계 19년·15년서 감형

우리은행에서 70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직원 A씨(왼쪽)와 공모한 혐의를 받는 친동생 B씨가 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2.5.6./사진=뉴스1

우리은행에서 70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전직 은행원이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횡령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동생도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원범)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를 받는 전직 은행원 전모씨(45)와 동생(43)에 대해 1심 판결 2건을 모두 파기하고 11일 이같이 항소심 판결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 전씨 형제에게 부과될 추징액은 1인당 332억여원으로 정해졌다. 전체 추징액 중 50억여원은 형제가 공동으로 부담해야 한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1심 판결이 각각 선고된 2개 사건을 1개로 병합해 심리하면서 형량을 재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백억원을 횡령했고 범행 정황도 좋지 않아 엄중한 선고가 불가피하다"면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자수한 점, 동종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1심에서 전씨는 징역 13년과 징역 6년, 동생은 징역 10년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이 2022년 5월 전씨 형제를 614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한 뒤에도 후속 수사를 거쳐 93억여원대 횡령 혐의로 지난해 4월 추가 기소한 데 따라 1심 판결이 2건 선고됐다.

우리은행 기업개선부서에 근무한 전씨는 2012~2022년 동생과 함께 은행에 예치된 707억여원을 빼돌려 주가지수 옵션거래 등에 쓴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문서를 위조하거나 횡령금 일부를 해외로 빼돌린 혐의도 적용됐다.

전씨 형제에게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횡령금 16억여원을 받아챙겨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을 위반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서모씨는 이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추징액은 14억여원으로 정해졌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