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에 눈뜨는 위메이드 장현국 "시총 2조? 나는 꿈이 크다"

김동훈 2024. 1. 1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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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인터뷰
"나이트크로우, 작년 매출보다 큰 성과 기대"

새벽 4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이다. 그는 기상 직후 3시간가량 업무 관련 이메일과 전자결재 문서 등을 읽는다고 한다. 이후 1~2시간은 헬스 또는 수영을 즐긴다. 오전 10시 무렵 회사에 출근하고 오후 5~6시까지 일한다. 하루 평균 200통가량 이메일을 읽고, 답장은 100건 정도 한다. 전자결재도 30~40건 수준을 처리한다.

최근 저녁 약속은 거의 매일 있다. 노는 게 아니다. 게임사, 블록체인 업계 인사들과의 비즈니스 미팅이다. 그만큼 벌인 일이 많다. 위메이드가 그동안 단행한 수많은 외부 투자도 이런 자리에서 시작된다. 카카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오딘: 발할라 라이징 개발사), 매드엔진(나이트크로우 개발사), 시프트업(승리의 여신:니케 개발사) 등이 성공적 투자 사례다.

저녁 약속이 마칠 무렵이면 졸린다. 오후 9~10시쯤이면 잠든다. 장 대표는 스스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건강한 어린이"라고 표현했다. 그가 마주하는 수많은 이메일과 전자결재문서, 그리고 비즈니스 미팅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 최근 장현국 대표를 성남시 판교 위메이드 사옥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한 지난 9일 위메이드 타워./사진=김동훈 기자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 버전, 지난해 전체 매출보다 클 것"

장현국 대표는 매드엔진이 개발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나이트 크로우'의 글로벌 버전이 올 1분기 출시되면 '굉장한' 성과를 낼 것으로 자신했다. 지난해 4월 출시된 나이트 크로우는 언리얼 엔진5를 기반으로 제작해 고퀄리티 그래픽, 몰입감 넘치는 세계관, 스토리, 사실적인 액션, 방대한 규모의 전투 콘텐츠 등을 내세워 매출 측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성과를 냈다.

11일부터 사전 예약을 시작하는 글로벌 버전은 고도화한 토크노믹스와 NFT(대체불가토큰), 옴니체인 등 블록체인 요소를 접목했다. NFT를 통해 자신의 캐릭터를 자산화하고, '위믹스3.0'(WEMIX3.0)을 중심으로 연결된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간에도 제약없이 거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장 대표는 "미르4, 미르M의 경험을 보면, MMORPG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경우 한국보다 훨씬 잘 됐다"며 "지난해 한국에서 상업적으로 1등을 한 게임 '나이트크로우'는 블록체인 요소를 접목하면서 기존 게임 몇 배 이상의 성과를 낼 것이고, 지난해 위메이드 전체 매출보다 크게 하겠다는 게 저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위메이드의 2021년 매출이 3350억원, 2022년은 4635억원,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4887억원이었다.

그러면서 "다른 회사들은 잘 되는 게임에 블록체인을 붙이지 않는다"며 "잘 되는 게임을 굳이 그렇게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인데, 저희가 1등 게임을 가지고 성공하면 사람들의 생각이 '잘 되는 게임으로 해야 되는구나'라고 바뀔 것"이라고 자신했다.

개발사 매드엔진 인수·합병(M&A)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 전략에 대해서도 긍정적 시각을 내비쳤다. 장 대표는 "매드엔진이 창업할 때부터 투자하면서, 성공하면 합병한다는 컨센서스로 시작했다"며 "M&A는 정해진 수순"이라고 했다.

블록체인 게임 규제를 우려하는 시선에 대해서도 장 대표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 했다. 규제가 없는 국가 중심으로 서비스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게임에서 토큰, NFT를 발행하는 걸 규제하는 나라는 전세계에 한국과 중국밖에 없다"며 "현재까지 50개가량 게임을 론칭하면서도 규제 관련한 이슈는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비즈워치와 인터뷰하고있다./사진=김동훈 기자

특히 "미르4와 미르M을 서비스한 경험을 나이트 크로우에 접목했고, 멀티 체인 체제를 통해 게임 내 경제를 더욱 풍성하고 다이내믹하게 만들었다"며 "전세계 크립토(가상자산) 관련 게임, 투자 유저를 전부 끌어모으기 위해 위믹스뿐 아니라 이더리움, 바이낸스, 폴리곤 같은 체인을 다 서비스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소 상장과 거래를 승인했다는 소식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장 대표는 "비트코인 ETF의 등장은 가상자산을 기존 가상자산 거래소뿐 아니라 주식시장에서도 거래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이므로 제도권화, 대중화를 말하는 것"이라며 "더욱이 비트코인 ETF 이후에는 이더리움 ETF가 나올 수 있을 것이고, 더 나아가 위믹스가 한국 토큰 중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은데다 유틸리티 코인으로 쓸모가 있다고 판단되면 '위믹스 ETF'도 나올 수 있다. 처음이 어렵지 그 다음은 어렵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두바이금융서비스청(DFSA)의 공인 암호화폐(Recognized Crypto Tokens)로 등록하기 위한 신청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DFSA의 공인 암호화폐는 DIFC에 입주한 4900여 개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이 거래할 때 사용할 수 있는데, 현재까지 공인 암호화폐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라이트코인(LTC)과 최근 추가된 리플(XRP), 톤(TON)까지 총 5개다. 장 대표는 "현지 파트너와 1억달러 규모 웹3 게임 펀드를 만들기로 했다"며 "두바이에도 법인을 만들어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사진=김동훈 기자

실적 개선은 1분기부터…미르M 이어 미르4도 중국 판호 기대

작년 4분기 위메이드 실적은 주춤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중부지방국세청이 위메이드에 537억원 규모 추징금을 부과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이에 대해 가상자산에 대한 세무적 기준이 마련된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2019년부터 4년간 세금을 내는 기준이 없어 못 냈는데, 이번에 기준이 마련되면서 한국에 가상자산 관련 세금 이슈가 없어진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번 세금은 작년 4분기에 반영하되, 유예신청을 해서 분할 납부 등의 방식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부터는 실적이 본격 개선될 것이라는 게 장 대표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중국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위메이드의 '미르M'은 지난해 말 중국 당국으로부터 판호를 받았다. 중국 시장 서비스를 허가받은 것이다. 장 대표는 "'미르4'도 조만간 판호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미르 지식재산권(IP)은 중국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상상 이상이다. 장 대표는 "과거 중국에서 열린 게임대상 시상식에서 당국 관계자가 미르에 대해 서유기, 삼국지, 수호지와 더불어 경전이라고 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지난해 현지 자회사 전기아이피를 통해 액토즈소프트와 '미르의 전설2·3' 라이선스 계약을 5000억원 규모로 체결한 것도 긍정적 요소다. 장 대표는 "5년간 매년 1000억원씩 받기로 계약한 것인데, 6년이 되는 해부턴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이번 계약에 따라 5년에 걸쳐 중국에서 로열티 불법 침해 게임이 깨끗하게 단속될 것이고, 6년차부턴 위메이드가 직접 관리하게 되기 때문인데, 이는 향후 1조원 이상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중국 국가신문출판서(NPPA)가 '게임 과도 사용 및 고액 소비 제한' 등 규제안을 발표한 것에 대해선 당국의 입장 선회가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엊그제 중국에 다녀왔다"며 "해당 규제가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해당 규제는 산업 규제라기보단 소비자 보호 정책이고, 발표를 한 국장은 해임됐다고 하며, 중국 정부의 방침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게임 산업을 키우겠다는 것"이라고 전하며 "중국이 판호를 계속해서 내는 등 현지 분위기를 보면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 시장 진출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위메이드를 게임 콘텐츠 기업이면서 플랫폼 기업이라고 정의하며 큰 포부도 내비쳤다.

그는 "대다수 게임사는 게임 콘텐츠의 길을 가지만, 위메이드는 콘텐츠와 동시에 플랫폼이란 길을 간다"며 "플랫폼은 콘텐츠와 달리 세상에 자리가 하나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위메이드 시가총액 2조원 정도에 만족하고 위믹스 가격 3000~4000원에 만족하려고 시작한 게 아니다"라며 "어떤 도전이 있더라도 투명하고 현명하게 헤쳐 나갈 것이다. 저는 꿈이 크다"고 말했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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