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천문연 연구자도 지원 가능…우주항공청 5월 말 개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우주항공청 설립 준비에 본격 착수, 이르면 5월 말까지 개청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2045년 '세계 5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우주항공청 관련 법률안 3건이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1일 우주항공청 설립을 위한 후속 조치를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주항공청 특별법 제정안은 정부조직 혁신모델로서 각종 특례 적용, 과기정통부 외청인 중앙행정기관으로의 설치, 우주항공청 소관으로 이관되는 항공우주연구원과 천문연구원, 국무총리에서 대통령으로 격상되는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정부는 우주항공청 개청과 동시에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각종 하위 법령 마련, 조직‧사업 및 연구기관 이관, 예산 확보, 국제협력 프로젝트 발굴, 전문인력 확보, 청사 마련 등을 준비할 계획을 밝혔다.
하위 법령은 인사‧조직‧사업관리 등 관련 규정 30여 건이 마련된다. 과기정통부·산업부의 업무 및 사업 등에서 우주항공청 소관 사무에 해당하는 조직과 예산은 우주항공청으로 이관한다.
항우연, 천문연을 이관하기 위한 이사회 구성, 정관 개정 등 관련 절차도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우주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과는 우주청 본청을 책임자로 두고 산학연 형식으로 연구를 의뢰하는 협력 체계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우주항공청 2024년 예산은 8000억 원 가량 확보된 상태로 기재부 협의를 거쳐 임차료·시설 등 개청 전 준비 예산과 인건비·기본경비 등 개청 후 운영 예산을 2024년 예비비를 통해 확보할 예정이다. 2025년 예산요구안은 5월까지 마련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등 선도국 우주 연구기관과 개청 직후 즉시 국제협력 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공동프로젝트도 발굴한다. 아랍에미리트(UAE) 등 최근 우주항공 분야 MOU 체결 국가를 중심으로 신흥국과 경제협력 사업도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우주항공청 인력은 국내외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하며 임기제 공무원은 민간 전문가 채용, 국내외 인재 초빙‧추천 등을 통해 확보해 전문성을 요하는 프로젝트 발굴, 기획 업무 등을 수행한다. 정책 수립 및 행정 업무를 위한 일반직공무원은 전입‧공채‧경채 등을 통해 충원한다. 우주항공청 본청 직원 수는 연구원 200명, 행정 공무원 100명 등 대략 300명 충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 200명 충원 현실 가능성에 대해 이 장관은 “미국 국적을 가진 한인 연구자, 러시아나 인도 등 외국인 연구자 등 해외에도 우수 인재들이 많이 있으며 이중 국적자, 항우연이나 천문연 등에서도 지원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재형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 단장은 “우주 항공 관련과 졸업생이 매년 1500명”이라며 “NASA도 전자공학과, 전산학과, 기계공학과, 우주항공과 순으로 인력이 포진해 있어 인력풀은 국내에도 제법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임시 청사는 개청 즉시 근무 가능한 임차건물을 확보한다. 개청 시점은 5월 27~29일경으로 예상된다. 우수 전문인력의 안정적인 조기 정착을 위해 주거, 교통 등 정주여건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우주항공청 네트워크 설비 구축, 홈페이지 구축 등 정보화시스템을 구축한다.
우주항공청이 들어서는 사천시 정주 여건이 좋지 않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사천시가 큰 협력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사천 지역은 우주산업이 활성화한 곳으로 우주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지자체와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혁신 우주항공 기업도 2000개 이상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50만 개에 달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 세계 우주항공 산업 규모의 10% 점유 달성, 2045년 세계 5대 우주강국 도약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평가했다. 한국은 누리호 발사 성공 후 7대 우주강국으로 올라섰는데 항공우주청을 통해 한 단계씩 올라간다는 계획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우리나라가 7대 강국으로 들어섰는데 그 위에는 엄청나게 강한 나라들이 있어 한 단계 올라간다는 일이 쉽지 않다”며 “발사체, 위성 등을 통해 7대 강국이 됐다면 일자리 50만 개 확보 등 산업적 측면을 강화해 상위 5위권에 드는 우주강국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등 해외기관은 2030년까지 우주항공 분야 시장 규모가 2020년 대비 2배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 누리호·다누리 발사 성공, 경공격기·헬기 등 항공기 개발 성과에도 불구하고 우주항공 분야 세계시장 점유율이 1% 수준이다. 정부는 우주항공청 설립을 계기로 적극적인 민‧관 협력을 통해 글로벌 우주항공 경쟁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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