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에도 꽃이 핀다', 이 드라마 제목 누가 정한 거죠?

박생강 칼럼니스트 2024. 1. 1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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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A 수목드라마 <모래에도 꽃이 핀다> 는 딱 요즘 ENA가 보여주는 드라마 느낌이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아쉬움은 바로 <모래에도 꽃이 핀다> 라는 제목이다.

이처럼 여러 포커싱이 어긋나는 바람에 <모래에도 꽃이 핀다> 는 드라마 자체의 재미에 비해 호응이 적은 적다.

비록 <모래에도 꽃이 핀다> 가 주인공 중심으로 흘러가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이 두 배우가 주인공이 아니었다면 아무리 좋은 대본이어도 재미의 요소는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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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에도 꽃이 핀다’, 재미에 비해 시청률 낮은 몇 가지 이유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생강의 옆구리tv] ENA 수목드라마 <모래에도 꽃이 핀다>는 딱 요즘 ENA가 보여주는 드라마 느낌이 있다. 밝고, 건강하고, 시간순삭으로 재미있다. 배우들끼리 아기자기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재밌어서 요약본보다 본방으로 한 시간을 넘게 봐도 지루하지 않다. 첫 시작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부터 그렇게 테이프를 끊었고 <유괴의 날>이 그랬고 <남남> 역시 비슷한 성격이었다.

<모래에도 꽃이 핀다>는 주인공인 씨름선수 김백두(장동윤)와 여자 꼬마 씨름천재 오두식에서 여형사로 변신한 오유경(이주명)이 티격태격 주고받는 대사도 재미있다. 하지만 그 외에도 씨름 동네이자 바닷가 마을인 거산 주민들이 주고받는 소소한 대사들도 보는 맛이 있다. 여기에 적절하게 살인사건 수사 플롯을 깔아 흥미유발도 한몫한다. 가볍지만 마냥 가볍지 않고, 섬뜩해서 무거운 듯하다가 기분 좋게 가벼워지는 한판의 팽팽한 씨름 같은 재미가 있다.

언뜻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드라마와 스릴러를 결합한 히트작 KBS <동백꽃 필 무렵>도 떠오르지만, <동백꽃 필 무렵>이 주인공 중심의 드라마라면 <모래에도 꽃이 핀다>는 모든 인물들이 두루두루 주인공 같은 드라마다.

하지만 <모래에도 꽃이 핀다>는 재미에 비해 시청률 면에서 큰 상승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단 주인공 김백두가 이야기의 중심이 아니라 거산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인물 군상들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점이 그렇다. 소설책을 넘기듯 여러 인물들을 살펴보며 지켜보는 재미는 상당하다. 하지만 드라마는 주인공 중심으로 흘러가야 중간 유입이 쉽고 사건 서사를 따라가기도 쉬운 편이다. 그런 면에서 <모래에도 꽃이 핀다>는 중간 유입이 쉬운 드라마는 아니다.

한편 이 드라마는 스포츠 드라마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딱 좋다. 물론 드라마 배경 중심에 거산군청 씨름단이 있는 건 맞다. 하지만 씨름을 중심으로 한 스포츠 드라마에 포커스가 맞춰지는 작품은 아니다. 오히려 씨름단을 중심으로 거산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하는 무겁지 않은 추리물에 가깝다.

아마 제작진이 스포츠가 아닌 가벼운 추리물 쪽에 초점을 맞춰서 홍보했더라면 좀 더 시청자의 관심을 받았을 것이다. 너무 무겁지 않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추리물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에게 딱 좋은 재미를 주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너무 폼만 잡고 공포만 조장하는 스릴러 추리물보다 오히려 더 편안하게 볼 수 있다. 시청자들에게 어필될 수 있는 이 드라마의 그런 장점이 사전에 많이 알려지지 않아 아쉽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아쉬움은 바로 <모래에도 꽃이 핀다>라는 제목이다. 뭔가 시적이긴 한데, 씨름판을 비유한 건 알겠는데, 드라마와는 거리가 먼 제목이다. 서정적인 에세이에 는 어울린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주는 잔재미와는 거리가 멀다.

이처럼 여러 포커싱이 어긋나는 바람에 <모래에도 꽃이 핀다>는 드라마 자체의 재미에 비해 호응이 적은 적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주연배우 장동윤과 이주명의 호연도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두 배우는 김백두와 오두식 혹은 오유경에 어울리는 연기를 충분히 잘 소화해내고 있다.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고자 한 부분이 두 주인공의 연기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비록 <모래에도 꽃이 핀다>가 주인공 중심으로 흘러가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이 두 배우가 주인공이 아니었다면 아무리 좋은 대본이어도 재미의 요소는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다.

칼럼니스트 박생강 pillgoo9@gmail.com

[사진=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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