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 동남아 놓고 '한·중 배터리 줄다리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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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전기차 시장으로 손꼽히는 동남아시아가 한·중 배터리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다.
한때 배터리팩 합작사를 운영했던 빈그룹의 전기차 생산 자회사 빈패스트와도 납품 관계를 이어간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현지 생산에 나선 기업들이 고객사 물량을 놓고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 국내 배터리 3사가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국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의 주요 판매처로 동남아가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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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전기차 시장으로 손꼽히는 동남아시아가 한·중 배터리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다. 북미처럼 현지생산 의무가 없고 유럽과 달리 비용적 측면에서 현지공장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곳이어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완성차업계의 동남아 선점 경쟁이 거세지자 LG에너지솔루션(LG엔솔)과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업계의 현지 공략이 속도를 더한다. 동남아 지역은 북미·유럽·중국에 이어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선 중동·인도보다 인구·구매력이 적지만, 인구 증가세가 꾸준해 생산연령인구(15~64세) 비중이 높고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남에 따라 내수시장 잠재력이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동남아 전동화는 경제 규모 1~4위에 포진한 인도네시아·태국·베트남 등이 이끈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핵심 광물인 니켈의 반출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밸류체인 투자를 이끌었다. 일본계 완성차 브랜드 생산공장이 밀집한 태국은 기존 파트너사의 전동화를 지원하고 신규 기업 유치에 열을 올린다. 베트남은 빈그룹 주도 아래 자체적으로 전기차를 생산하며 국내기업과 배터리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동남아는 일본 완성차 브랜드가 장악해온 시장이다. 한·중 전기차 기업은 전동화를 계기로 점유율을 뺏어오겠단 구상이다. 현대차가 인도네시아에 제조시설을 구축한 가운데 기아도 별도 현지 생산공장을 추진한다. 중국은 BYD를 필두로 전기차 전용공장을 속속 짓고 있다. 2022년 12월 태국에 첫 동남아 매장을 낸 테슬라도 인도네시아에 기가팩토리를 지을 예정이다. 토요타 등 일본계 브랜드들도 태국공장을 전기차 생산설비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배터리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국내에선 LG엔솔이 폭넓은 움직임을 보인다. 인도네시아에 현대차와 배터리 합작사(JV)를 세운 데 이어, LG화학·LX인터네셔널·포스코홀딩스·화유 등과 LG컨소시엄을 구성해 전기차 밸류체인 사업을 펼치는 중이다. 한때 배터리팩 합작사를 운영했던 빈그룹의 전기차 생산 자회사 빈패스트와도 납품 관계를 이어간다.
삼성SDI는 베트남·말레이시아에 배터리 공장을 운영한다. 1조7000억원을 투입한 말레이시아 스름반 원통형 2공장이 올해 완공된다. 여기서 생산된 배터리는 전기차가 아닌 전동공구 등에 사용되지만, 고객사 요구에 따라 언제든지 동남아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단 평가를 받고 있다. SK온은 핵심 고객사 현대차·기아의 현지 판매량 확대와 그룹 계열사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빈패스트를 통한 판로 확대를 기대한다.
중국도 발 빠르게 움직인다. CATL은 자국 주요 완성차기업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태국에 배터리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LG컨소시엄에 견줄만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원료 채굴·제련·가공, 전구체 및 배터리셀·팩 생산에 이르는 밸류체인 전반에 관한 사업을 영위한다. BYD는 태국에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짓고 현지 전동화에 대응할 방침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현지 생산에 나선 기업들이 고객사 물량을 놓고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 국내 배터리 3사가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국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의 주요 판매처로 동남아가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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