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감독?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 말길" 염기훈 감독의 자신감

수원=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2024. 1. 1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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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즈 취하는 수원삼성 신임 박경훈 단장·염기훈 감독. 연합뉴스

새롭게 수원 삼성 지휘봉을 잡은 염기훈 감독이 2024시즌 K리그1 승격을 다짐했다.

수원은 11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구단 클럽 하우스에서 박경훈 단장과 염기훈 감독의 기자회견을 진행헀다. 둘은 '명가 재건'을 외치며 새 시즌 K리그1 승격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박 단장은 "지난해 수원은 다이렉트 강등이라는 초유의 아픔을 겪었다. 그 와중에 단장으로 와서 걱정이 많지만, 앞으로 어떻게 헤쳐나갈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힘든 상황을 잘 극복해서 승격을 하고, 팬들에게 다시 사랑받을 수 있눈 명문 구단으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염 감독은 "선수 생활을 오래 하면서 감독이라는 자리에 예상보다 빨리 올랐다"면서 "기쁜 마음보다는 무거운 마음과 책임감이 컸다. 승격을 하는 데 축구 인생의 모든 것을 걸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선수 때와 달리 순한 모습 없이 강하게 임하려 한다. 평소보다 더 타이트하게 감독직에 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수원은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최하위(8승9무21패·승점 33)에 그쳐 다이렉트 강등의 수모를 겪었다. K리그1 4회 우승에 빛나는 '명가' 수원은 창단 첫 강등이라는 굴욕을 맛봤다.

시즌 중 이병근 감독과 김병수 감독을 차례로 경질하는 강수를 뒀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플레잉 코치를 맡았던 염 감독은 김병수 감독이 물러난 뒤 대행직을 맡았으나 다이렉트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염기훈 신임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하지만 수원은 여전히 염 감독에게 신뢰를 보냈다.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염 감독을 제9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날 부임한 박 단장의 선택이었다. 박 단장은 "이미 염 감독의 선임을 두고 구단에서 대화가 오고 가던 상황이었고, 내가 온 뒤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단장은 염 감독을 선임한 이유에 대해 "현재 팀의 가장 큰 문제인 패배감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하고, 혼선 없이 선수단을 이끌어야 한다"면서 "염 감독에게 명확한 목표와 방법을 물었더니 확실하게 답을 했다"고 전했다.

염 감독은 지난 시즌 감독대행으로 7경기를 지휘한 것 외에 지도자 경력이 없는 '초보'다. 이에 3차례 승격을 이끈 남기일 감독이 차기 사령탑에 적임자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수원의 선택은 염기훈이었고, 남기일 감독은 중국 슈퍼리그 허난FC로 향했다.

박 단장은 "'왜 염기훈이냐'라는 말도 많지만, 세계적인 감독이 와도 처음에는 걱정하는 부분이 많다"면서 "그래서 염 감독에게 물었더니 명확한 목표와 방법을 갖고 알고 있더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감독에게 모든 힘을 실어줘야 한다. 나도 염 감독이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역량을 발휘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고개 숙인 염기훈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염 감독 선임을 향한 수원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초보 감독'에게 승격이라는 중책을 맡기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것. 이에 수원 서포터즈 '프렌테 트리콜로'는 염 감독 선임에 대한 반대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에 염 감독은 "누구보다 많이 응원해주신 분들인데, 팬들과 다른 선택을 해서 죄송하다"면서 "경험이 없는 것은 사실이고,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보여드린 게 없어서 할 말은 없지만, 경험이 없다고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수원은 염 감독을 필두로 재창단의 각오로 승격에 도전한다. 염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과 규율이다. 선수들이 엄격한 규율 때문에 힘들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규율을 어기면 가차 없이 쓰지 않을 생각이다. 규율이 있어야 서로 믿음이 생긴다"라고 강조했다.

염 감독은 수원의 명가 재건과 승격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는 "선수들에게 형이었지만 지금은 감독이 됐다. 정이 많지만 팀을 위한 결정을 할 것"이라며 "선수 생활을 오래 했지만 지도자 생활은 짧다. 팬들이 걱정하는 부분을 알고 있지만, 모든 것을 걸었다. 책임질 자신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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