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한테 나체 사진 보낸다"···성인방송 강요해 아내 숨지게 한 전직 군인 남편의 만행

이종호 기자 2024. 1. 1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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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인터넷 성인방송을 하도록 강요 당하던 여성이 끝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여성이 남편의 무리한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공개됐다.

11일 MBC는 전직 군인 남편 김씨의 가혹행위를 폭로하고 숨진 임씨의 유족이 국방부를 찾아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하며 김씨가 가족들을 빌미로 임씨를 협박한 사실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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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으로부터 성인방송 촬영을 강요받는 등 학대 당한 끝에 세상을 떠난 아내 임씨의 결혼 사진. MBC 보도화면 캡처
[서울경제]

남편에게 인터넷 성인방송을 하도록 강요 당하던 여성이 끝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여성이 남편의 무리한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공개됐다.

11일 MBC는 전직 군인 남편 김씨의 가혹행위를 폭로하고 숨진 임씨의 유족이 국방부를 찾아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하며 김씨가 가족들을 빌미로 임씨를 협박한 사실을 전했다.

진정서에는 “지난 2021년 불법 동영상 유포가 적발된 남편 A씨를 강제 전역시켰으면서도, 군 검찰에 넘기지 않은 이유를 조사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임모씨의 아버지는 MBC와 인터뷰에서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고, 일어나서 앉아 있으면 눈물만 흘리고, 사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육군 상사였던 김씨는 불법 동영상 유포를 일삼다가 적발돼 2021년 강제 전역 조치를 당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성인방송에 뛰어들어 아내에게 각종 변태적 동영상을 요구해 왔다.

고인의 가족들은 군이 강제전역 사유를 통보하고 군 검찰에 사건을 넘겼으면 이러한 불행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군을 원망하고 있다.

MBC 보도화면 캡처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은 휴대폰 포렌식을 통해 남편 김씨가 작년 10월 아내가 남편의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집을 나가자 “장인어른에게 나체 사진을 보내겠다”며 돌아오라는 취지의 협박 사실을 발견했다.

또 아내 임씨가 결혼 전 낳은 아이를 거론하며 “성인 방송에 네 자식 사진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한 문자도 찾아냈다.

피해자 임씨는 남편이 내민 성인방송 출연 계약서를 울며 겨자 먹기로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서에는 ‘소속사가 BJ 사생활에 관여할 수 있다’, ‘BJ가 우울증을 앓아도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고인의 친구 A씨에게도 ‘함께 성인 방송용 동영상을 찍자’고 제의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서는 ▲소속사가 BJ 사생활에 관여할 수 있다 ▲BJ가 우울증을 앓아도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는 등 노예계약을 의심케 할 만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임씨는 지난달 초 "남편의 감시로 강제적으로 방송을 하며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렸다", "이별 후에도 협박과 금전 요구가 계속됐다"는 내용의 글을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고인의 아버지는 지난 2일 MBC와 인터뷰에서 딸이 육군상사였던 사위 김모씨와 결혼한 뒤 자신을 한사코 집안에 들이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그는 "김치를 가져가 집에 가더라도 '아버지 들어오세요' 해본 적이 없어요. 밖에서만 주고···"라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또 딸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 전화로 "''나 OO(남편)이 때문에 너무 힘들어'라며 그렇게 자기를 괴롭힌다고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 화를 참지 못했다.

임씨는 다음날 딸을 만나기로 했지만 그날 오후 고인은 숨진 채 발견됐다.

게다가 아버지는 장례식장에서 만난 딸 친구들로부터 ‘사위가 딸에게 성관계 영상 촬영을 강요해 이를 성인물 사이트에 돈을 받고 팔았고 2년 전부터는 하루 10시간씩 성인방송까지 하게 했다’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고 한다.

이후 딸의 집을 찾아간 그는 각종 인터넷 방송 소품들과 그 옆 방에서 사위가 화면으로 이를 지켜본 듯한 흔적을 발견했다고 한다.

아버지 임씨에 따르면 김씨는 2021년 7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불법 영상물을 공유해 강제 전역당한 바 있다. 임씨는 “딸은 김씨에게 이혼을 요구했지만 오히려 협박과 금전 요구를 계속해 왔다”며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고 매체에 전했다.

이종호 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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