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2부 수원 염기훈 감독 "승격에 모든 걸 걸었다"

안경남 기자 2024. 1. 1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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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적인 축구할 것…경험 부족하지만 팀 바꿀 자신 있어"
[화성=뉴시스]프로축구 수원 삼성 새 사령탑 염기훈. (사진=수원 삼성 제공)

[화성=뉴시스]안경남 기자 = 창단 이래 처음으로 K리그2(2부)로 강등된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9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염기훈(41) 감독이 승격에 모든 걸 걸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염기훈 감독은 11일 오후 경기도 화성의 수원삼성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감독이 됐다는 기쁨보다 책임감이 크다. 축구 인생의 모든 걸 걸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 생활을 하며 늘 규율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선수들에게 이전에는 형이었지만 지금은 감독이고 모든 결정은 팀을 위해 내릴 것이며 서운해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수원은 지난해 9월 김병수 감독을 경질하고, 수원 레전드이자 당시 플레잉코치였던 염기훈을 감독 대행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수원은 K리그1 최하위로 1995년 창단 이후 28년 만에 처음 K리그2로 강등됐다.

승격이란 목표를 안고 새출발을 다짐한 수원은 지난 9일 감독대행이었던 염기훈을 구단 9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또 앞서 8일에는 감독과 행정을 두루 경험한 박경훈 단장을 영입해 쇄신 작업에 나섰다.

염기훈은 14년간 수원에서 뛴 레전드지만, '초보 감독'인 그를 향한 팬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지난 시즌 감독대행으로 잔류에 실패한 데다 경험이 부족하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서울=뉴시스]프로축구 수원 염기훈 감독과 박경훈 단장. (사진=수원 삼성 제공)

팬들의 사랑이 비난으로 바뀐 것에 대해 염 감독은 "팬들이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한다. 경험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아직 보여드린 게 없지만, 다른 지도자들보다 더 열심히 하고 노력할 자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계산이 빨랐다면 감독을 안 했을 것이다. 가족들도 반대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대행으로 3개월간 선수들과 함께하며 많은 변화가 있었다. 외부에선 모르지만, 안에선 정말 변화가 컸다. 그래서 정말 바꿀 수 있겠단 믿음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010년에 처음 수원에 올 때도 비난이 컸다. 그걸 바꾸려고 엄청나게 노력했다. 지도자로 보여준 게 없지만, 평가는 시즌이 끝나고 해달라"며 "분명한 건 팀을 바꿀 자신이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경훈 단장도 "염 감독은 문제 해결의 명확한 방법을 알고 있다"며 "내가 가진 경험을 염 감독에게 잘 전달해주고, 한국 축구의 자산이 되는 좋은 감독이 되도록 돕겠다"고 힘을 실어줬다.

염 감독은 명가 재건을 위해 역동적인 축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우리 팀의 선수 구성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선수들이 패스하고 가만히 서 있는 모습을 지난 시즌 많이 봤다. 앞으로 그렇게 하는 선수는 기회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로서 첫 번째는 기본이다. 밖에서 일은 어쩔 수 없지만, 운동장에선 규율을 지켜야 한다. 그렇지 못한 선수는 쓰지 않을 것"이라며 "규율 없이 팀을 만들 수 없다"고 했다.

2부리그로 강등되면서 선수단 변화 폭도 커질 전망이다.

구단 유스 출신이었던 권창훈이 최근 K리그1 전북 현대로 떠났고 공격수 안병준도 부산 아이파크로 이적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인터뷰 중인 염기훈 수원 삼성 감독과 박경훈 단장. (사진=수원 삼성 제공)

염 감독은 "(권)창훈이 이적은 속상하다. 창훈이가 제대하고 수원을 위해 열심히 하려 했지만 부상을 참고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이적 기사가 나기 전에 통화했는데, 죄송하단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창훈이가 아직 해외 진출에 대한 의지가 있다. 저도 감독직을 선택했듯이, 창훈이의 선택도 존중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선수 영입에 대해선 "박경훈 단장님이 새로 오시면서 힘을 불어넣어 주셨다"며 "제가 원하는 선수를 데려오겠지만, 지금은 영입보다 기존 선수를 잡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승격을 위해 2부리그에서 경쟁해야 할 팀으로는 서울 이랜드FC를 꼽았다. 이랜드는 지난 시즌 수원FC를 이끌었던 김도균 감독을 데려와 승격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염 감독은 "이랜드가 새로운 감독이 오면서 동기부여가 강할 것 같다. 또 선수들도 새롭게 많이 영입했다"고 경계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시즌 김병수 전 감독 경질을 위해 선수단을 선동했다는 의혹에는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어디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제 인생을 걸고 떳떳하다"며 "그걸로 가족들이 정말 힘들었다. 아내가 매일 울었다. 제가 쿠데타를 했다는 증거도 없는데 진짜인 것처럼 말하는 게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일 소집된 수원 선수단은 12일부터 29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1차 전지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nan9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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