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박경훈 수원 삼성 단장, "작년에 이뤄진 강등 아냐… 프런트도 확실하게 변화해야"
(베스트 일레븐=화성)
수원 삼성의 살림을 맡을 새로운 리더가 취임사를 전했다. 어떻게든 클럽을 쇄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11일 오후 2시, 화성시에 위치한 수원 삼성 클럽하우스에서 염기훈 감독과 박경훈 단장의 부임 기자회견이 열렸다. 염 감독과 박 단장은 현장을 찾은 취재진들과 한 시간가량 기자회견에 임했다.
다음은 박경훈 단장의 기자회견 내용이다.
- 단장으로 부임한 소감.
"지난해 수원 삼성은 초유의 다이렉트 강등을 당했다. 단장으로 오게 됐다. 앞으로 어떻게 헤쳐 나갈까 걱정이다. 가장 중요한 건 수원 삼성이 다시 명문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부분이다. 올해 힘든 상황을 잘 극복해서 팬들의 사랑을 다시 받겠다. 1부로 올라가 생각했던 명문으로 나아가겠다."
- 밖에서 봤던 수원 삼성.
"감독도 해봤고, 행정가도 해봤고, 학교에서 학생들도 가르쳐봤다. 테크니컬 어드바이저도 해봤다. 수원 삼성이라는 명가가 이렇게 강등이 될 거라고는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강등은 작년에 이뤄진 게 아니다. 몇 년 전부터 이런 조짐을 보였다. 변화를 가져가야 한다. 용감한 변화가 필요하다. 담대히 실행을 하겠다. 프런트 또한 변화가 필요하다. 밖에서 보면 프런트에도 문제점이 있는 듯했다."
- 수원 삼성 프런트의 문제점은?
"내막은 모른다. 이제 단장으로 부임을 하며 무엇이 원인인지 파악해야 한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 보면 글쎄… 그 안에 맞는 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다. 이제 온지 3일 됐다. 빠르게 파악을 해서 확실한 변화를 가져가야 한다. 그런 변화로 새롭게 거듭나지 않으면 프런트나 선수단은 변할 수 없다. 말씀드린 거처럼 용감하게, 담대하게 실행에 옮기도록 하겠다."
- 염기훈 감독을 결정한 배경?
"이전 대표와 염기훈 감독의 조율이 있었다. 염기훈 감독을 써야겠다는 결정을 내린 배경은 혼선 없이 선수단을 이끌어 패배감을 극복할 수 있느냐, 그것이었다. 염기훈 감독에게 물었다. 명확한 목표와 방법이 있냐고. 솔루션을 가지고 있더라. 보편적 질문이라면 감독 경험이 없다, 그것이다. 언론도, 팬 분들도 얘기를 한다.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도 처음 감독할 때가 있었다. 실패한 사람도 있지만 애송이 감독으로 성공한 사람도 많다. 염기훈 감독은 축구에 대한 명확한 목표가 있다. 확신을 가졌다. 이게 염기훈 감독에게 모든 걸 다 실어줘야 한다.".
- 수원 삼성엔 부상이 많았다.
"부상이 오는 요인 중에 하나는 강도 높은 훈련을 지속적으로 한 후에 리커버리를 못해줬을 때다. 지금 생각하는 거는 영양 섭취다. 잠자는 곳도 좋아야 한다. 연봉을 올려주는 지원이 아니더라도 선수들에 관심을 보여야 한다. 멋있는 축구로는 사랑을 받을 수 없다. 2부리그에서 1부리그로 올라갈 수 없다. 강렬하고, 용맹해야 하고, 거칠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 승격할 수 없다. 그런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서 강도 높은 훈련 이후 좋은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 그래야 부상 없이 지속성을 가지고 팬 분들과 승격할 수 있다."
- 수원 삼성에 부임하게 된 과정?
"전부터 소문은 들었다. 지난주 목요일 제일기획 임원 분이 만나자고 했다. 우리가 모시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했다.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일단 부산 아이파크에 몸을 담고 있으니 정몽규 회장과 구단 대표에게 재가를 받아야 했다. 일요일엔 다시금 연락이 왔고, 그렇게 이태원에서 점심을 먹으며 계약 조건을 이야기했다. 이후 정몽규 회장으로부터 재가를 받아야 해 비서실에 전화를 했고, 다음날 오후 2시 반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정몽규 회장은 흔쾌하게 잘됐다고 하더라. 이후 부산에서 업무를 정지했다. 과정은 속전속결이었다."
- 서포터들이 간담회를 요청하고 있다.
"서포터가 있어서 수원 삼성이라는 명문이 있었다. 응원을 해주시면 좋은 경기력으로 꼭 보답을 하겠다. 언제든지 시간적 여유가 있다. 문제는 없다. 일단 중요한 건 선수들 구성문제다. 그 일들이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가 되면 (서포터들과) 의논도 하고, 고민도 하겠다. 언제든 의사를 가지고 있다."
- 리얼블루에 대한 생각?
"수원 삼성 레전드들이 감독을 하며 최근 들어 성공한 케이스가 없다. 어쨌든 선택을 굉장히 신중하게 했으면 그때는 믿음을 가지고 끌고 나가야 한다. 그게 맞다. 리얼블루, 그 의미에 대해 잘 몰랐지만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아쉽기도 하다. 염기훈 감독을 보호해야 한다. 팬 분들이 염기훈 감독 부임을 반대한 이유 중에 하나가 우리 축구의 자산을 너무 쉽게 버릴까봐, 였을 거라고 본다. 내가 단장으로 온 만큼 염기훈 감독을 성공시켜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 구단 운영 주체의 변화에서 오는 어려움?
"명가이기에 팬 분들의 눈높이는 높다. 예전보다 지원이 떨어졌지만 저비용 고효율도 중요하다. 돈을 많이 쓰면 우승할 수 있겠지만, 설사 그러지 못하더라도 우승을 해야 한다. 그게 명장이고 훌륭한 감독이다. 좋은 예로 광주 FC의 이정효 감독이 있다. 가장 적은 금액을 쓰고도 그렇게 훌륭한 퍼포먼스를 냈다. 좋은 선수를 길러냈으며 짧은 시간에 명장 반열에 올랐다. 성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염기훈 감독이 올해 승격을 통해 내년엔 수원 삼성을 명가 반열에 다시 올려놨으면 한다. 올해 수원 삼성이 2부리그에서는 가장 큰 예산을 쓸 듯하다. 감독에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 단장으로서 어떤 역을 해낼 것인가?
"안기현 단장 이후 경기인 출신의 단장은 내가 처음이다. 회사에서도 내게 바라는 게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의 역량이라면 K리그1과 K리그2에서 감독을 경험했다는 것, 행정에서는 대한축구협회 전무로 일했다는 것, 나아가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와 K리그2의 테크니컬 디렉터도 수행했다는 거다. 염기훈 감독이 가지지 못한 경험이 있다. 염기훈 감독이 갖지 못한 부분을 위해 피드백을 하고 어드바이스를 주겠다. 그렇게 모든 사람이 갈망하는 승격과 명문으로 재건을 이루겠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베스트 일레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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