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빠이자 형" 지적장애 직원 가스라이팅해 살인 지시한 40대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지적장애가 있는 직원을 심리적으로 지배해 건물주를 살해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 모텔 주인이 재판에 넘겨졌다.

11일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서원익 부장검사)는 살인교사 등 혐의로 40대 A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모텔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11월 1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건물 옥상에서 모텔 직원으로 근무하던 지적장애인 30대 B씨에게 80대 건물주 C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C씨로부터 모텔 주차장을 임차해 써왔는데, 영등포 일대 재개발과 관련해 갈등을 빚다가 C씨에게 앙심을 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B씨에게 거짓말로 이간질하고, B씨가 C씨에게 적대감을 갖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는 B씨에게 흉기와 복면을 사게 하고, 범행 현장의 폐쇄회로(CC)TV 방향을 돌려놓은 채 C씨를 살해하도록 한 뒤 B씨를 도망가게 했다.

A씨는 B씨가 혼자 우발적으로 살인한 것이라며 범행을 부인했으나, 검찰은 A씨가 B씨를 심리적으로 지배해 범행하도록 한 것으로 판단했다.

조사 결과 A씨는 4년 전 B씨에게 일자리를 주며 "나는 네 아빠로서, 네 형으로서 너를 위하는 사람"이라는 취지로 말하며 노동력을 착취하고 금품을 뜯은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지난 2020년 7월부터 약 3년 4개월간 모텔과 주차장을 관리했으나, 임금을 전혀 받지 못했다. 또 B씨는 모텔이 아닌 주차 관리를 위한 간이 시설물에서 살았는데도, A씨는 모텔 방세 명목으로 매달 50만∼60만원씩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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