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오류로 취소된 광안리 드론쇼…무리하게 2천대 띄웠나?
공연 직전 와이파이 채널 불안정으로 드론 일부 못 떠
'광안리 상설 드론 규모 빠르게 늘린 게 원인' 지적
지난해 추석 특별공연 때도 안전상 우려로 규모 2천대→1700대 조정
전문가·관계기관 "드론 대수 많아질수록 전파 간섭 빠르게 증가"
새해 첫날 열릴 예정이었던 부산 광안리 카운트다운 드론쇼가 공연 직전 일부 드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돌연 취소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많은 드론을 띄우려다 결국 공연 취소 사태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수영구는 새해를 맞아 지난 1일 0시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카운트다운 드론쇼'를 열고 드론으로 대형 청룡을 연출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공연 직전 발생한 통신 오류로 결국 공연을 취소했고, 이후 오후 7시 재개한 공연에서도 비슷한 통신 오류가 반복돼 20분가량 지연되는 등 파행을 겪었다.
당시 구는 전국 최대 규모인 2천 대의 드론을 띄울 예정이었지만, 공연 직전 와이파이 채널에서 신호가 불안정해지면서 2천대 가운데 200대를 투입할 수 없게 돼 결국 공연을 취소했다.
수영구는 지난 2021년 광안리 상설 드론 공연을 마련한 후 공연 규모를 빠르게 늘려왔다. 애초 상설 드론 공연은 300대 규모였지만 매년 100~200대씩 차츰 늘려와 현재 600대 규모로 열리고 있다.
구는 상설공연을 이어가는 한편 명절이나 기념일마다 '특별공연'을 마련해 대규모 드론 공연을 진행했다. 그 때마다 '전국 최초'라는 수식어를 내세우며 공연에 투입한 드론 규모를 단계적으로 늘렸다.
그 결과 올해 카운트다운 공연에는 드론 2천대를 동원하기로 했고, 계획에 따르면 오는 설날 연휴에도 2천대의 드론을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추석에도 드론 2천대를 동원해 전국 최대 규모의 공연을 열 계획이었지만, 관계기관이 안전상 문제를 제기하면서 결국 규모가 축소됐다. 당시 부산지방항공청과 항공안전기술원은 예비 점검 결과 드론 업체 측의 준비가 부실하다고 판단해 1700대에 대해서만 운용을 승인했다.
부산지방항공청 관계자는 "예비 점검을 실시할 때 업체 측에서 2천대를 모두 운용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하는데 업체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드론 280대 정도가 배터리 충전과 교체 작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비행 준비 상태를 보여주지 못하자 안전성 우려 등을 이유로 결정한 사항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수영구청이 '전국 최대 규모'를 내세우고 지나치게 공연 규모를 확장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1일 드론 카운트다운 공연 사고 역시 구청의 이같은 '무리수'가 낳은 결과라는 지적도 이어진다.
부산과학기술대학교 드론공간정보학과 곽재하 교수는 "일반적으로 기기 수가 많아질수록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간섭 수준이 빠르게 증가해 통신 오류가 많이 생긴다"며 "야외 공연에 적합한 5㎓ 주파수 대역을 다른 주파수 대역으로 대체하긴 쉽지 않을 거고, 결국 드론 수를 줄이거나 예비 채널을 확보한 채로 공연을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산지방항공청 관계자도 "상식적으로 드론 대수를 많이 띄울수록 전파 간섭 등의 영향을 많이 받아 통신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면서 "내부적으로도 관련 문의가 많아 광안리 드론쇼 취소 이후 기술적인 부분 등을 항공안전기술원에 문의해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구는 매년 업체 선정을 놓고 업체간 경쟁이 이뤄지다 보니 자연스레 규모가 늘었을 뿐 무리하게 규모를 키워온 건 아니라며 사실상 책임이 업체에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수영구 관계자는 "1500대 이상 드론을 보유한 업체와의 계약을 선호하긴 하지만, 규모를 계속 늘려온 건 업체 자체의 결정이었다"며 "해가 지날수록 업체간 경쟁이 이뤄지다 보니 결과적으로 규모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확인 결과 행사 직전 많은 인파가 몰려 와이파이 망에 부하가 걸리면서 통신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추후 공연 시간대에 시민들이 5㎓ 대신 2.4㎓ 주파수 대역의 와이파이를 사용하도록 업체가 통신사와 협의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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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김혜민 기자 mi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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