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SK케미칼·애경 前대표 무죄→2심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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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를 유통·판매해 영유아 등에게 치명적 인명 피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SK케미칼(285130)과 애경산업(018250) 전직 대표 등 관계자들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혔다.
11일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서승렬)는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1심을 뒤집고 금고 4년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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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권 보장 필요…법정 구속 면해
2심 "피해자 사망…돌이킬 수 없는 참혹한 피해"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가습기 살균제를 유통·판매해 영유아 등에게 치명적 인명 피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SK케미칼(285130)과 애경산업(018250) 전직 대표 등 관계자들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혔다.
금고는 수형자를 형무소에 구치하지만 징역 같은 강제 노동은 집행하지 않는 처벌이다. 다만 재판부는 법리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있어 피고인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홍 전 대표는 2002년부터 2011년까지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등 가습기 살균제 원액을 제조·제공해 인명 피해를 일으킨 혐의로 기소됐다. 2002년 SK케미칼이 애경산업과 ‘홈 크리닉 가습기 메이트’를 출시할 당시 대표이사로 근무한 홍 전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제조·출시 당시 의사결정에 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 전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인 CMIT·MIT 등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사용한 ‘가습기 메이트’ 제품을 유통·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1995년 7월~2017년 7월까지 애경산업 대표로 지냈다.
1심은 “PHMG와 PGH는 명백하게 유해하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CMIT와 MIT는 이 사건 폐질환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검찰도 당시 기소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2심은 “피고인들이 맡은 업무에 따라 제품 출시 전 안전성 검사를 수행했어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제품 출시 후 요구되는 관찰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그 피해를 확대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그 결과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폐질환 또는 천식으로 큰 고통을 겪었고, 상당수의 피해자들은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참혹한 피해를 입는 등 그 존엄성을 침해당했다”고 지적했다.
또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은 신체적 피해뿐만 아니라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거듭 호소하며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을 호소하고 있다”며 “피해 원인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많은 국가·사회적 비용이 소요됐을 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피해의 완전한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사건으로 긴 시간 동안 수사와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피고인들이 많은 정신적 고통을 받은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그런 고통은 이 사건으로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이 겪은 고통에 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관계사 직원들은 금고 2~3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이 중 2명의 피고인에 대해서는 금고 2년~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백주아 (juaba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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