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 나온 것도 아닌데"… 세종 '인분 아파트' 금호-신동아 공방

정영희 기자 2024. 1. 1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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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한 신축 아파트 단지 입주예정자들이 사전 점검에 나섰다가 화장실 내에 인분이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세종시의 신축 아파트 사전 점검에서 입주가 불가할 정도의 하자가 발견돼 입주예정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티니에는 '5일부터 7일까지 세종시 신축 아파트(리첸시아 파밀리에) 사전점검 후 하자 모음'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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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 신축 아파트 사전 점검에서 입주가 불가할 정도의 하자가 발견돼 입주예정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천장은 누수로 젖고 바닥에 곰팡이로 추정되는 이물질과 인분을 덮어 놓은 휴지마저 눈에 띄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세종의 한 신축 아파트 단지 입주예정자들이 사전 점검에 나섰다가 화장실 내에 인분이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입주자 사전 점검을 한 차례 미뤘음에도 가구당 100여건의 크고 작은 하자마저 발생해 분노를 키우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인·허가당국인 세종시에 준공승인 반려를 요구하고 나섰다. 공동시공을 담당한 금호건설과 신동아건설은 하자 책임 소재를 놓고 서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세종시의 신축 아파트 사전 점검에서 입주가 불가할 정도의 하자가 발견돼 입주예정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티니에는 '5일부터 7일까지 세종시 신축 아파트(리첸시아 파밀리에) 사전점검 후 하자 모음'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문제의 아파트는 세종시 산울동에 위치한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로 아파트 1350가구와 오피스텔 217실로 구성됐다. 금호건설·신동아건설 컨소시엄을 시공해 H2블록은 금호건설, H3블록은 신동아건설이 각각 담당했다.

글 작성자 A씨는 "이달 31일 입주 예정인 아파트의 사전 점검이 지난달 15일 예정이었으나 현장소장들이 더 완성된 모습으로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와 지난 5일로 연기됐다"며 "뉴스에서 보던 일이 실제 일어날 줄은 몰랐다. 공정 도중 화재가 발생했거나 도면과 다른 시공 등 수많은 문제로 입주 자체가 가능한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공개된 사진 속의 아파트는 벽지와 타일 줄눈 등에 얼룩이 남아 있다. 마감재가 허술하고 벽에는 손톱으로 긁은 듯한 욕설도 적혀 있다. 천장은 누수로 젖고 바닥에 곰팡이로 추정되는 이물질과 인분을 덮어 놓은 휴지마저 눈에 띄었다.
사진=세종시의회 누리집 캡처
세종시의회 누리집에서도 관련 민원이 제기됐다. 한 30대 여성은 "높은 경쟁률을 뚫고 청약에 당첨됐는데 전등을 켜는 스위치조차 없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다"며 "어두운 상태로 사전 점검이 가능한가"라고 물었다. 그는 "분양가만 4억원인데 땀과 피, 전재산이 들어간 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시공사인 금호건설과 신동아건설은 인분 사태를 놓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마저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금호건설 측은 "인분의 경우 신동아건설이 시공한 블록에서 발견됐다"며 "화재는 규모가 작고 금방 진압돼 입주예정자에게 알리지 않았을 뿐 은폐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입주 지연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금호건설이 시공한 H2블록에서도 인분이 발견돼 한 동만의 문제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현재는 모두 정리된 상태"라고 말했다. 세종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두 업체에 사전 방문 미실시에 대한 과태료 4000만원(각 2000만원)을 지난달 부과했다고 밝혔다.

'주택법'에 따라 사업 주체는 입주예정자가 입주 전 해당 주택의 공사 상태를 미리 점검할 수 있도록 사용검사를 받기 전 사전 방문을 실시해야 한다.

세종시 관계자는 "입주예정자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시공사와 향후 사전 방문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며 "사전 방문 재실시와 현장점검을 통해 법령상 중대 하자가 파악될 경우 사용검사 전 조치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초 일정대로 준공을 요구하는 입주예정자도 있어 이들의 피해가 발생치 않도록 임시사용이나 부분사용 허가 등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부연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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