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의 캡틴 SON과 함께 64년 한을 풀어라

황민국 기자 2024. 1. 1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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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손흥민이 13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대승을 거둔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3.10.13/정지윤 선임기자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 축구는 정작 아시안컵에선 힘을 못 썼다. 1956년 원년대회 그리고 1960년 서울에서 열린 2회 대회를 잇달아 제패한 이래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이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한 사이 일본(4회)과 사우디아라비아, 이란(이상 3회)에 추월당했다. 최다 우승국을 자랑하는 일본은 21세기에만 세 차례나 정상을 밟았을 정도다. 12일 카타르 도하에서 개막하는 제18회 아시안컵이 64년 만의 한풀이 무대로 지목되는 배경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60)은 아시안컵 출사표에서 “64년간 기다린 우승컵을 안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믿는 구석은 역시 축구 선수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캡틴’ 손흥민(32·토트넘)이다.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올랐던 그는 아시안컵을 앞두고도 12골(공동 3위)로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골과 도움을 합친 공격 포인트에서도 17개로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의 하나다.

손흥민도 이번 아시안컵에 남다른 동기부여를 갖고 있다. 한국 선수로는 아시안컵 최다 득점자(4골)인 그는 2011년 카타르 대회를 시작으로 세 차례 출전했으나 우승이라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 특히 우승 문턱에서 넘어졌던 2015년 호주 대회에선 개최국 호주와 결승전에서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넣고도 연장전에서 패배해 펑펑 눈물을 흘렸다. 손흥민은 ‘3전4기’의 굳은 각오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1992년생인 그는 이번 대회가 마지막일지 모른다.

손흥민을 도울 동료들의 면면이 화려한 게 반갑다. EPL 3년차에 톱 클래스 골잡이로 발돋움한 황희찬(28·울버햄프턴)과 아시아를 넘어 유럽 최고를 노리는 수비수 김민재(28·뮌헨), 프랑스 최고 명문의 주전 미드필더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이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이재성(32·마인츠)과 황인범(28·즈베즈다), 조규성(26·미트윌란), 정우영(25·슈투트가르트) 등이 곳곳에서 힘을 보탠다. 아시아에서 정예 멤버의 기준으로 자리매김한 유럽파 숫자가 역대 최다인 12명에 달하다보니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다는 느낌까지 준다. 한국을 떠나 아시아에서도 역대 최고의 전력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화끈한 공격 전술도 기대치를 끌어올리는 요소다. 빠른 공·수 전환과 측면 위주로 상대 수비를 공략하는 한국의 새로운 팀 컬러는 위협적이다. 지난해부터 A매치 6연승을 달리고 있는 한국은 20골을 넣는 동안 단 1골도 내주지 않은 짜임새를 갖췄다. 지금 같은 흐름이라면 15일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부터 거침없는 승승장구가 기대된다.

스포츠통계업체 ‘옵타’는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할 확률을 14.8%로 매기면서 일본(24.2%)에 이은 2위로 평가했다.

한국이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다면 결승전에서 한·일전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양팀이 최고의 전력으로 맞붙는 한·일전은 2011년 삿포로 원정(0-3 패) 이후 처음이다. 최근 한국이 일본에 잇달아 0-3으로 패배했으나 큰 의미가 있는 무대는 아니었다. 64년의 한이 걸린 이 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우승컵을 들어올린다면 최고의 설욕전이 될 전망이다. 한겨울 추위를 녹일 한국 축구의 뜨거운 도전이 막을 올린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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