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에어택시' 투자 경쟁, 한화·현대차가 美에 집중하는 이유

2024. 1. 1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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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광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수석연구원

국내에서 AAM 기체 개발에 참여한 기업은 한화그룹과 현대차그룹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들은 국내에서 직접 개발하는 것이 아닌 미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전기 추진 수직이착륙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국내 개발환경과 항공기 인증획득의 어려움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현실적으로 인증획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유가 크다고 보는데, 항공우주산업 선도국인 미국 내에서 인증받아야 세계 시장으로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서가는 한화, 올해 상반기 시제기 시험

오버에어(Overair)는 미국의 방위산업 기업인 카렘 에어크래프트(Karem Aircraft)와 한화그룹이 eVTOL 개발을 위해 2020년 설립한 회사이다.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한화시스템이 오버에어의 지분 45.35%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약 2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고, 한화시스템 소속 엔지니어도 약 20명 파견 중이다.

오버에어는 조종사 포함 6인승 eVTOL ‘버터플라이(Butterfly)’를 개발하고 있다. 버터플라이는 오버에어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기술인 ‘OSTR(Optimum Speed Tilt-Roter)’ ‘IBC(Indivisual Blade Control)’ 기술에 기반하고 있어 에너지 효율이 좋고 소음이 적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각 로터 블레이드를 개별적으로 작동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회전속도를 변경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 이런 장점을 지닐 수 있을 전망이다.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버터플라이는 로터 수가 4개로 다른 eVTOL들보다 적다. 반면 로터의 지름은 6미터(m)로 다른 eVTOL보다 최소 두배 이상 크다. 덕분에 버터플라이의 디스크 로딩(Disk loading)은 평방 피트당 약 6파운드로 경헬기와 비슷한 수준이며, 이는 이착륙 시 전력 소비를 줄여준다. 반면 다른 eVTOL들의 경우 디스크 로딩이 높기 때문에 전력 요구량이 많다. 대부분의 eVTOL들이 5인승으로 개발 중인 것과는 달리, 버터플라이는 6인승으로 개발 중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오버에어는 작년 12월 첫번째 시제기(Prototype) ‘XP-1A’를 공개했다. 시제기는 최소 2대, 최대 3대를 만들 예정이고 항공역학적 특성을 입증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이 단계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형식인증용 시제기 ‘OA-1A’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시기는 공식적으로 밝힌 바 없으나 2025년쯤으로 예상된다. 상용화 시기는 늦어도 2028년 전에는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형식인증용 시제기 개발을 위해서는 추가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오버에어는 현재까지 3번에 걸쳐 총 1억7000만달러(약 2234억원, 한화시스템 1억500만달러·한화에어로스페이스 6500만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상용화까지 가기 위해서는 향후 최소 10억달러(약 1조3200억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업 성장에 '베팅'한 현대차

슈피널 'S-A2'의 콘셉트 모델. /슈피널 제공


슈퍼널(Supernal)은 현대차그룹이 eVTOL 개발을 위해 2020년 미국에 설립한 회사다. 2023년 3분기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현대차가 44.44%, 현대모비스가 33.33%, 기아가 22.22%를 보유하고 있으며 환율 감안 시 10억 달러(약 1조3200억원) 수준을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오버에어와 달리 슈퍼널은 스타트업이라고 볼 수 있다. 즉, 기존 항공우주산업에 대한 경험과 시스템은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이를 보강하기 위해 관련 인원을 충원하는 등의 노력을 진행하고 있어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현재 약 6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약 700명으로 알려진 아처(Archer Aviation)에 뒤지지 않는다. 슈퍼널은 올해 1월 CES에서 eVTOL 제품 컨셉(Product concept) ‘S-A2’를 공개했다. 시제기 비행 테스트 직전인 오버에어보다는 개발 진행 속도가 늦다고 볼 수 있다. 사실 현대차그룹은 이미 2020년 CES에서 우버 엘리베이트(Uber Elevate)와 공동으로 콘셉트 모델 ‘S-A1’을 공개한 바 있다. 즉, S-A2는 슈퍼널이 최초로 독자 설계한 eVTOL 콘셉트 모델이라고 볼 수 있겠다.

사실 첫인상은 아처의 eVTOL인 ‘미드나잇(Midnight)’과 생김새가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차이점은 미드나잇의 경우 전방 4열의 로터는 앞으로 구부러지는 틸트 로터고 후방 4열의 로터는 수직 비행만을 위한 고정형 로터인 반면, S-A2의 경우 후방 4열의 로터가 뒤로 구부러지는 틸트 로터라는 것이다. 즉, 8개의 로터가 모두 틸트 로터기 때문에 모든 비행 단계에서 동력을 공급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슈퍼널은 S-A2는 5인승으로 페이로드는 450㎏이며 시속 200㎞로 최대 65㎞를 운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슈퍼널은 올해 말 실물 크기 기술 시연기(Full-scale technology demonstrator) 비행 예정이지만, 이 기체는 S-A2와는 다른 형태의 eVTOL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2025년에는 S-A2와 더 유사한 시제기를 비행한 후, 2028년에 FAA에 형식 인증을 받고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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