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서울의 봄', 서로 흥행 밀고 끄는 역사물

정한별 2024. 1. 1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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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 죽음의 바다'와 '서울의 봄'이 얼어붙었던 극장가를 녹이는 중이다.

많은 영화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극장가가 얼어붙었다고 이야기하지만 '노량: 죽음의 바다'와 '서울의 봄'은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상승한 티켓값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진 상황 속, 역사물인 '노량: 죽음의 바다'와 '서울의 봄'은 안전한 선택을 선호하는 관객들에게 큰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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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오피스 상위권 차지한 '서울의 봄'·'노량: 죽음의 바다'
상대 작품 지원사격 나선 김한민·김성수
'노량: 죽음의 바다'와 '서울의 봄'이 얼어붙었던 극장가를 녹이는 중이다. '노량: 죽음의 바다', '서울의 봄' 포스터

'노량: 죽음의 바다'와 '서울의 봄'이 얼어붙었던 극장가를 녹이는 중이다. 두 편의 역사물은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동시에 상대를 밀고 끌어주며 함께 흥행 열기를 누리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서울의 봄'은 지난 9일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노량: 죽음의 바다'다. 관객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두 작품은 모두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전투를 담았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렸다.

많은 영화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극장가가 얼어붙었다고 이야기하지만 '노량: 죽음의 바다'와 '서울의 봄'은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20일 개봉한 '노량: 죽음의 바다'는 누적 관객 수 422만을 돌파했다. '서울의 봄'은 개봉 33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쁨을 누렸다. '기생충' 이후 4년 만에 프랜차이즈가 아닌 단일 작품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기록을 세웠다는 점에서 더욱 시선을 모았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전투를 담았다. '노량: 죽음의 바다' 스틸컷

상승한 티켓값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진 상황 속, 역사물인 '노량: 죽음의 바다'와 '서울의 봄'은 안전한 선택을 선호하는 관객들에게 큰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배울 점이 있는 부분, 혹은 놀라울 만큼 극적인 대목을 가져다 스토리를 구성하는 것이 대부분의 역사물인 만큼 재미는 어느 정도 보장돼 있었다.

출연자 라인업 역시 믿을만 했다. '서울의 봄'은 황정민과 정우성이, '노량: 죽음의 바다'는 김윤석과 백윤식이 이끌었다. 감독들의 명성 역시 시선을 모았다. 김한민 감독은 '노량: 죽음의 바다' 이전 '명량' '한산: 용의 출현'으로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 또한 '감기' '아수라'로 일찍이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역사물의 마니아층이 뚜렷하다는 점 또한 두 작품의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다만 '노량: 죽음의 바다'와 '서울의 봄'이 서로에게 만만하지 않은 강적이라는 사실은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두 작품은 한 달 가량의 시간 차이를 두고 개봉하면서 전면전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서울의 봄'은 지난해 11월 22일 개봉하면서 먼저 흥행 레이스를 시작했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12월 20일부터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영화 마니아들은 '노량: 죽음의 바다'와 '서울의 봄'을 비교하며 두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고 시너지 효과가 생겼다.

'노량: 죽음의 바다' 김한민 감독과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이 서로를 지원사격하기 위해 나서기도 했다. 김성수 감독은 '노량: 죽음의 바다'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김한민 감독은 '서울의 봄' 관객과의 대화에 등장한 바 있다. 서로를 밀고 끌며 흥행의 달콤함을 함께 맛본 두 작품의 존재감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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