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염기훈 신임 감독 "김병수 감독 시절 쿠데타? 나는 떳떳하다"
프로축구 K리그2 수원 삼성의 염기훈 신임 감독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염 감독은 2023시즌 플레잉 코치로 뛰다가 시즌 중 김병수 감독 경질 뒤 감독대행을 맡았다. 감독대행으로 7경기에서 3승 2무 2패(승점 11)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팀의 강등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수원은 8승 9무 21패(승점 33)로 최하위에 그쳐 다이렉트 강등의 수모를 겪었다.
그럼에도 수원은 염 감독에게 신뢰를 보냈고, 그를 정식 감독으로 선임하며 차기 시즌 승격 임무를 맡겼다. 구단은 "선수단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해결할 의지와 능력을 갖춘 염 감독이 당면 문제 해결과 팀 정상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수원은 11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구단 클럽하우스에 박경훈 단장과 염기훈 감독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염 감독은 "축구 인생을 모두 걸었다. 승격 하나만을 바라보고 있다"면서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수원은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염 감독을 제9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전날 박경훈 신임 단장이 부임하자마자 염 감독 선임을 결정한 것.
염 감독은 "구단과 계속 대화를 하고 있었으나, 전임 단장님과 대표이사님께서 떠난 뒤 이야기가 오고가지 않았다"면서 "단장님이 새로 오신 뒤 사인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 후보에 포함돼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동한 결정을 하실 분이 계시지 않아서 진척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실 염 감독 선임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앞서 수원 서포터즈 '프렌테 트리콜로'는 염 감독 선임설에 반대 성명을 내기도 했다. 지난 시즌 감독대행으로 7경기를 치른 것이 전부인 '초보 감독'이기 때문.
이들은 "프로에서 정식 감독으로 지휘 경험이 없는 감독은 승격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아니다"라면서 "재창단의 각오로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본인들의 말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간 구단의 행태로 미루어 보아 감독에게 전권을 부여할지 또한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염 감독은 팬들의 반대 목소리에도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솔직히 감독대행을 했을 때도 두려웠다"면서 "플레잉 코치 때는 위치가 애매했는데, 막상 감독대행이 되니 무엇이든 할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겼다"고 감독대행 시절을 떠올렸다.
이어 "내가 계산이 빠른 사람이라면 감독직을 수락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운을 뗐다. 염 감독은 "현재 상황에서는 팀만 보고 제의를 받아들였다"면서 "아내조차 반대를 했는데, 3개월을 하면서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외부에서는 변화가 보이지 않았겠지만, 많은 변화를 느껴서 할 수 있겠다는 믿음을 가졌다"면서 "항상 선택을 했을 때, 내 선택이 맞다고 믿었다. 최선의 선택이라 믿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 있다. 평가는 시즌을 마치고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염 감독은 김병수 전 감독과의 불화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지난해 염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 위해 쿠데타를 일으켜 김병수 전 감독을 내쳤다는 소문이 돌았던 바 있다.
이에 염 감독은 "꼭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었다. 너무 속상했고, 가족들이 힘들어 했다"면서 "어쩌다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한 유튜브 채널에서 우리가 마치 잘못을 한 것처럼 나온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떳떳하다. 문제가 있었다면 내가 책임을 지겠다"면서 "우리가 잘못한 게 있으면 확실하게 공개를 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수 전 감독을 몰아내기 위해 P급 지도자 자격증을 따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염 감독은 "이병근 감독님이 오기 전부터 준비했던 것이다. 나는 지도자 교육을 받으러 가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면서 "물론 P급 자격증이 있어야 감독을 할 수 있다. 김병수 감독님을 내보내기 위해 P급을 따려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염 감독은 "증거가 있다면 공개를 해주시고, 아니면 가족들에게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좋아하는 수원 팬이라도 이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염 감독은 여러 의혹을 뒤로하고 새 시즌 승격을 위해 각오를 다졌다. 그는 "선수 생활을 오래 했지만 지도자 생활은 짧다. 팬들이 걱정하는 부분을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 "나는 축구 인생의 모든 것을 걸었다. 책임질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염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수원은 오는 12일 태국 방콕으로 떠나 29일까지 1차 전지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새 시즌 팬들이 염원하는 승격을 이뤄낼지 지켜볼 일이다.
수원=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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