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이-하마스 전쟁 명분 사우디에 미사일 수출…5년 만에 재개

노지원 기자 2024. 1. 1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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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이리스-티(IRIS-T) 공대공 미사일 150대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한다.

슈테판 헤베스트라이트 독일 총리실 수석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각) 베를린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올해 말까지 사우디에 이리스-티 150대를 수출하는 안을 승인했다고 확인했다.

이런 방식으로 독일은 사우디에 2022년에만 4420만유로, 지난해 11월까지 1330만유로어치 무기 수출을 더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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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단체는 비판
지난해 6월 독일 슐레스비히 공군 기지에서 한 군인이 이리스-티(IRIS-T) 미사일을 바라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독일이 이리스-티(IRIS-T) 공대공 미사일 150대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한다. 2018년 독일이 사우디의 인권침해 상황 등에 문제를 제기하며 금수 조처를 취한 지 약 5년 만이다.

슈테판 헤베스트라이트 독일 총리실 수석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각) 베를린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올해 말까지 사우디에 이리스-티 150대를 수출하는 안을 승인했다고 확인했다.

올라프 숄츠 총리와 안보 관련 부처의 장관이 지난헤 성탄절 직전에 결정을 내렸고 최근에 공식 수출 승인이 이뤄졌다. 독일 무기 제조업체 ‘딜 디펜스’가 미사일을 수출할 예정이다. 이리스-티는 유럽 5개 나라가 공동 개발한 적외선 탐색장치 장착 공대공 유도탄으로 독일 등 4개국이 공동 개발한 전투기 유로파이터에 탑재해 운용할 수 있다.

이번 무기 수출 승인은 독일 정부가 지난 5년여 동안 유지하던 금수 조처를 풀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2018년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끌던 기독민주·사회연합(CDU/CSU) 및 사회민주당(SPD) 연립 정부는 사우디가 예멘 내전에 개입하고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 등을 이유로 들어 무기 수출을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작은 변화들은 2021년 말 사회민주당·녹색당·자유민주당 ‘신호등 연정’ 집권 초부터 감지됐다. 이듬해인 2022년 독일은 영국의 유로파이터 수출 등에 대해서는 동맹국과의 ‘공동 프로젝트’라는 명목으로 예외를 뒀다. 유로파이터는 영국에서 조립되지만 독일산 부품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수출 거부 권리를 가지고 있었다. 이런 방식으로 독일은 사우디에 2022년에만 4420만유로, 지난해 11월까지 1330만유로어치 무기 수출을 더 승인했다. 현재 사우디는 유로파이터 72대를 운용 중이다.

신호등 연정은 이번 무기 수출 승인으로 사우디가 예멘이나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등에서의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이에 따라 지역 정세가 더 안정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아날레나 베어보크 외교장관은 중동 순방 계기에 무기 수출을 반대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친이란 성향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하는 미사일을 사우디가 요격하는 방식으로 이스라엘의 안보에 기여, 지역 내 분쟁을 예방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예멘 지역 전쟁은 물론 지난해 10월7일부터 시작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이 독일의 대사우디 금수 조처 해제에 명분이 된 셈이다.

하지만 인권 단체들은 여전히 사우디 왕족이 반대파를 억압하고 있다며 정부 결정을 비판하고 있다. 연정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베어보크 장관과 같은 녹색당 소속 아그니에슈카 브루거 부대표는 슈피겔에 “중대한 위험과 관련된 결정은 당장의 상황뿐 아니라 장기적인 안보 정책과 인권 지향적 고려에 기반을 둬야 한다”라고 말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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