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건설사 뽑아달라" 조합원에 뇌물 …발각되면 2년 입찰 제한

이소은 기자 2024. 1. 1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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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서 수주 비리가 적발된 건설사는 2년 간 입찰이 제한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주 비리 업체에 대한 입찰 참가 제한과 시공사 선정 취소, 과징금 부과 등의 행정제재가 임의규정이 아니라 의무화됨에 따라 비리 업체들은 수주 경쟁에 대한 부담감을 느낄 것"이라며 "깨끗한 수주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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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아파트의 모습. 2023.1.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앞으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서 수주 비리가 적발된 건설사는 2년 간 입찰이 제한된다. 금품 제공 등 비리가 만연하던 시공사 수주전이 한층 투명해질 전망이다.

1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9일 본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현행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시·도지사는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금품 등을 수수할 경우 시공권을 취소하거나 공사비의 20% 이하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시공사 수주 비리에 대한 제재 규정을 둔 것이다.

이와 함께 입찰 제한 사항도 규정돼있는데, 시·도지사는 2년 이하의 범위에서 정비사업의 입찰 참가를 제한할 수 있다. 그러나 '참가를 제한할 수 있다'는 강행 규정이 아닌 임의 규정에 불과해 이를 악용하거나 회피하는 수주 비리가 꾸준히 발생하는 등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이를 '참가를 제한해야 한다'로 변경, 수주 비리를 저지른 건설사에 대해 필수적으로 입찰을 제한하도록 했다. 여기에 더해 수주 비리를 2회 이상 저지른 건설사에 대해서는 전국의 사업시행자에게 2년 이내 범위 내에서 입찰을 제한토록 했다.

즉, 수주 비리가 1번 발각된 건설사는 해당 시·도 내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할 수 없고 2번 발각될 경우에는 전국의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다만 1회에 한해서는 과징금으로 입찰 참가 제한을 갈음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그간 정비업계에서는 수년간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수주 비리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했다. 현장에서 조합원의 명단을 불법으로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용역지원(OS)을 동원해 조합원을 개별 접촉하는 불법 홍보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공식홍보관 외에 시공사 개별 홍보관 투어를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조합원에게 뇌물성 상품권, 선물을 제공하는 일도 흔하다"며 "시공사 선정 총회 당일에 현금을 주고 일부 조합원 표를 매수하는 불법행위도 빈번하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재건축·재개발 시공사 선정이 보다 투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지난해 말 '여의도 한양' 시공사 선정 입찰 중단 사태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게 된다. 당시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이 과거 '반포주공1단지' 불법 입찰과 관련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자격 논란이 불거졌다. 사업시행자 측에서 추후 입찰 공고를 수정, 재공고하면서 해당 입찰은 그대로 진행됐으나 앞으로는 입찰이 필수적으로 제한될 전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주 비리 업체에 대한 입찰 참가 제한과 시공사 선정 취소, 과징금 부과 등의 행정제재가 임의규정이 아니라 의무화됨에 따라 비리 업체들은 수주 경쟁에 대한 부담감을 느낄 것"이라며 "깨끗한 수주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도정법 개정안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하지만, 건설사 입찰 참여 제한 의무는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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