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주택 세금? 중과하던 걸 보통으로 돌리는 것"
'누수·소음' 안전진단 패러다임 전환 예고
세제 완화 등 관련 "계절 맞게 옷 입어야"
"(주택) 세제를 엄청 (완화)해주는 것처럼 보는데 그게 아니라 정상화다. 세금을 안 받겠다는 게 아니라 중과세를 보통 과세로 돌린다는 것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날 발표한 1·10대책의 골자인 소형주택 및 지방 미분양 주택 세제 완화 등에 대해 '정상화'라고 표현했다. '계절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는 뜻에서다.
재건축 안전진단의 패러다임 전환도 예고했다. 그간 콘크리트 안전성 등에 뒀던 무게추를 누수, 층간소음 등 생활불편으로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규제 완화의 취지가 '투기 진작'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하며 추가 완화에 대해선 사실상 선을 그었다.
박상우 장관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토부 기자단을 대상으로 차담회를 열고 1·10대책과 관련해 "겨울엔 겨울옷을 입고 여름 되면 겨울옷을 벗거나 바꿔 입어야 한다"고 밝혔다.
1·10대책은 공급 확대 및 수요 진작 차원에서 각종 규제 완화 방안이 담겼다.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 소형주택 및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의 세제 완화 등이 핵심이다.
박 장관은 "엄청나게 뭘(규제 완화) 하는 것처럼 보는데 정상화시키는 것"이라며 "(주택) 세금을 안 받겠다는 게 아니고 중과하던 것을 보통으로 돌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금 중과는 부동산 투기가 막 올라올 때 일종의 투기 대책으로 발표한 건데 지금은 투기가 올라오는 시기가 아니라 이런 부분은 빼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혹시 모를 부작용을 위해 규제를 조심스럽게 풀겠다고 했다. 소형주택은 1주택 특례를 미적용하고 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이번 완화 대상에서 제외한 이유다.
박 장관은 "수도권과 지방 시장의 온도가 다르다"며 "지방은 부동산 투기 걱정을 안 해도 되지만 수도권은 아직 그럴 가능성이 있어서 정상화하는 차원(에서 일부만 완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혹여나 주택시장의 불씨를 살리는 우가 되지 않을까 해서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규모도 조금 했다"며 "계절 바뀜에 따라 스탠스를 바꿔줘야 하는 게 맞지만 확 가는 것보다 조심스럽게 움직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정책이 '투기 진작' 정책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박 장관은 "투기할 분들 돈 벌어주기 위한 게 아니고 1~2인 가구나 전월세 사는 분들이 필요한 집을 쉽게 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분양 없이 집만 지으면 다 팔리는 게 목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모든 아픔들, 손톱 밑 가시까지 다 뽑아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집값은 떨어질 때도 있고 오를 때도 있고 그게 자연스럽고 어느 정도는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의 방향은 "안전진단은 뭐를 안전으로 볼거냐 하는 것을 고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발표한 1·10대책에서 기존에 구조안전성에 치중했던 안전진단 기준을 노후도, 생활불편 등까지 문턱을 낮추겠다고 한 데 따른 구상이다.▷관련기사:재건축 '안전진단' 대못 뺀다(2024년1월10일)
박 장관은 "지금은 콘크리트가 튼튼하냐 안 튼튼하냐를 보는 비중이 제일 높은데 집이라는 게 비바람만 막아준다고 집이 아니다"며 "안전진단의 구체적인 내용을 (수립할 때)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행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단지인지를 볼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살필 요건으로는 누수, 주차 공간, 층간 소음, 장기수선충당금 등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안전진단 요건 개편은) 복잡한 문제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개편해서 가는 게 좋을지 의견수렴 절차를 충분히 거쳐서 중지를 모아가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관련한 후속작업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건 특정 회사가 문제되는 게 아니고 그게 트리거가 돼서 업계 전반에 도미노처럼 확산하는 걸 막는 것"이라며 "가장 확실한 카드는 보증 카드"라고 짚었다.
이어 "보증을 받아서 PF(프로젝트파이낸싱) 하게 하면 그걸 믿고 사업장도 잘 굴러갈 것"이라며 "전체가 어려운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예의주시하고 공적 보증 기능을 충분히 하면서 선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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