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도 추춘제 전환, 신속하게 검토해야 한다[김세훈의 스포츠IN]

김세훈 기자 2024. 1. 11. 15: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이 1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축구도 추춘제로 가야 할까, 말아야 할까.

일본프로축구가 2026~2027시즌부터 추춘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도 고민에 빠졌다. 추춘제는 8월쯤 리그를 시작해 이듬해 5월쯤 리그를 끝내는 방식이다. 유럽 거의 모든 국가가 자국 축구리그를 추춘제로 운영한다. 아시아에서도 한국, 일본, 중국 등 몇개국을 빼고 서남아시아(중동) 등 대부분 아시아 국가들이 추춘제로 하고 있다. 아시아 축구를 대표하는 일본이 동북 아시아 중심국 중 처음으로 추춘제를 실시하면서 한국도 심도 있는 연구를 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한국도 추춘제 전환을 신속하면서도 냉철하게 검토해야 한다. 한국은 현재 춘추제다. 봄에 시작해 이른 겨울에 리그를 끝내는 식이다. 이렇게 하다보니 한국축구는 선수 이적 시기, 국제대회 일정 등에서 국제시장과 어긋난다. 유럽, 남미 등은 추춘제에 맞춰 선수들을 내놓고 영입한다. 춘추제를 유지하는 한국으로서는 유럽 입장에서 시즌 중반 적응 미숙 등으로 방출된 소수 선수들을 비싼 돈을 주고 영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 선수를 유럽으로 보내는 것도 시즌이 맞지 않게 삐걱거리기는 마찬가지다. 한국이 겨울에 시즌을 마치면 유럽은 시즌 도중이다. 한국 선수들이 조금 더 원활하게 유럽으로 진출하는데 시즌 종료에 맞춘 계약 종료 시점 등이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도 현재 추춘제로 진행 중이다. 2023~2024시즌 챔피언스리그는 2023년 후반기 조별리그를 끝냈고 2024년 상반기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다. 한국으로서는 K리그를 준비해야 하는 2024년 초반부터 단판승부로 챔피언스리그 16강전부터 결승까지 치러야 한다. 반면 추춘제를 실시하는 서남아시아 국가 선수들은 자국리그 시즌 도중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를 소화한다. 한국보다 서남아시아 선수들 몸상태가 더 좋을 수밖에 없다.

전 세계 대부분 축구 리그가 추춘제로 진행되면서 한국은 프로구단 대항전, 국가대항전 일정상 모두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제대회가 자국리그 추춘제 일정을 감안해 짜이기 때문이다. 결국 춘추제를 실시하는 국가는 소수라 추춘제 중심으로 짜이는 경기 일정을 받아들여야 한다.

한국이 추춘제를 실시하려면 여러 가지 선결과제가 있다. 혹한기 또는 혹서기에 경기를 치를 구장이 필요하다. 무더운 여름, 길고 추운 겨울을 고려하면, 유일한 대안은 돔구장뿐이다. 돔구장 건립에는 2000억원 이상 엄청난 예산이 소요된다. ‘경기용’ 돔구장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각 구단이 훈련할 시설도 준비돼야 한다. K리그1 구단은 12개, K리그2 구단은 13개다. 리그간 승강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1, 2부 모두 시즌 시작과 끝을 맞춰야한다. 결국 경기용뿐만 아니라 훈련용 몸구장도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단기간 추춘제 전환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혹서기, 혹한기 경기시설 부족 ▲관중 참여 및 수입 급감에 따른 후원 수익 감소 등이 이유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만 춘추제를 고집하면서 국제축구와 동떨어진 ‘갈라파고스’가 될 수도 없다. 한 축구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추춘제, 춘추제를 비교하면서 손익을 따지고 추춘제 전환시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안건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가동해야 한다”며 “어쨌든 국제축구 흐름을 좇아가려면 추춘제로 전환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추춘제 전환을 위한 실질적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