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변화에 혼란 우려”···ABS 도입하는 KBO, 피치클락은 일단 ‘시범 운영’[공식발표]

김은진 기자 2024. 1. 1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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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피치클락은 전반기 시범운영 뒤 재논의···연장 승부치기도 추후 논의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야심차게 선언했던 자동투구판정 시스템(ABS)을 전면실시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그러나 함께 도입하겠다고 했던 피치클락 정식 적용은 미루기로 했다.

KBO는 11일 2024년 제1차 이사회를 열고 ‘로봇 심판’으로 불리는 ABS 적용을 최종 확정했다. 지난 4년 간 퓨처스리그에서 운영하며 실전 적용을 충분히 거쳤다는 판단에서 ABS는 그대로 시즌 시작부터 적용한다.

그러나 피치 클락 운영은 퓨처스리그에는 전반기부터 적용, KBO리그는 전반기 시범 운영을 거쳐 후반기부터의 적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피치클락은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한 것으로 투수와 타자가 정해진 시간 안에 던지고 쳐야 하는 제도다. 그러나 ABS와는 달린 구체적인 준비 없이 도입을 선언해 현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이에 따라 KBO도 실제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충분한 적응 시간을 부여해 혼란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2월 중 각 구장에 관련 장비 설치를 완료하고 계시원 교육을 통해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기로 했다. 후반기 정식 적용 여부도 전반기 시범 운영해본 뒤 결정한다는 것이다.

베이스 크기는 1·2군 모두 전반기부터 확대된다. 2월 중 각 구장에 신규 베이스 설치 완료하기로 했다. 수비 시프트 제한도 전반기부터 1·2군 모두 적용해 보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하고 수비 능력 강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면 세 타자는 상대해야 교체할 수 있기로 한 제도는 우선적으로 퓨처스리그에만 적용 후, 시범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KBO리그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연장전 승부치기 도입도 논의했으나 한 번에 급격한 제도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추후로 논의를 미뤘다.

다년계약 기간 중에는 FA 금지, 과도한 메리트도 제재···모두 LG 사례


KBO는 다년 계약 선수의 명확한 신분 규정에 대한 규약의 근거도 신설했다.

다년 계약 선수는 계약 기간 중 FA 자격을 취득할 수 없도록 하고 계약이 당해 년도에 종료될 예정인 선수에 한해 FA 자격을 승인하도록 개정했다.

앞서 LG가 예비FA 오지환과 지난해 1월 6년 124억원의 다년계약을 맺고 이를 당시 발표했으나 KBO에 계약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시즌을 마친 뒤 오지환이 FA 신청을 하게 한 뒤 같은 내용으로 FA 계약을 발표한 바 있다. 오지환이 FA 신청을 하면서 LG는 2차 드래프트 보호 선수 수를 늘리는 효과를 보는 등 규약의 허점을 이용했다.

이에 따라 KBO는 구단이 비 FA 선수의 다년 계약 체결 시 언제든 계약 승인을 신청할 수 있고, 발표 다음 날까지 KBO에 계약서를 제출하면 KBO는 그다음 날 계약 사실을 공시하도록 했다. 기한 내 계약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징계를 명시한 규약 제176조를 준용해 계약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로 간주해 상벌위원회에서 제재 심의를 하기로 했다.

이사회는 현 규약에서 정해둔 범위를 벗어나는 메리트(보너스) 지급도 제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구단이 아닌 감독이 사비를 털어 선수에게 보너스를 주는 행위는 금지된다.

이 역시 LG의 사례에서 비롯됐다.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자체 MVP를 뽑아 사비를 털어 상금 1000만원을 주겠다고 공표했다. 박동원과 유영찬이 보너스를 받았다. 더불어 그룹 선대회장이 한국시리즈 MVP에게 주겠다며 오래 전 준비해뒀던 수천만원 상당의 명품 시계가 MVP 오지환에게 보너스로 주어졌다.

KBO는 한국시리즈 MVP에 대한 구단의 별도 시상은 시즌 전 KBO에 운영계획서를 제출 한 후 승인이 있을 경우 가능하도록 개정안에 반영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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