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연결의 혁신, 이제는 ‘신뢰’의 혁신이 필요하다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4. 1. 1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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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모든 기술의 활성화(All Together All on)'라는 주제로 개최된 CES 2024는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100주년을 맞이하는 특별한 행사이기도 했다.

CES 2024에서는 AI 중심의 기술을 소개한 삼성과 LG는 물론 처음으로 콘셉트카를 공개한 소니-혼다-마이크로소프트, 월마트의 드론 배송과 인 홈(In Home) 배송까지 초연결이 화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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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규 포스텍 부총장
‘모두를 위한, 모든 기술의 활성화(All Together All on)’라는 주제로 개최된 CES 2024는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100주년을 맞이하는 특별한 행사이기도 했다. CES의 중심에 있는 이 단체는 1924년 시카고에 있는 라디오 제조업체들이 특허분쟁 등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라디오 제조사 협회가 그 시초다.

단 1초 만에 수많은 정보가 손가락 하나로 퍼지는 요즘 세상에서 라디오는 레트로 영화에나 등장하지만, 1920년대에는 요즘의 AI 로봇이나 투명 TV 와 같은 기술에 비견할만한 혁신적인 기술이었다. 2년 전 리메이크된 영화 ‘동감’에 나오는 것처럼 청자(聽者)간 교신하거나, 대중을 정보와 ‘연결’하는 역할을 했고, 이를 넘어 가전제품이 문화와 연결되어 변화를 일으키는 시작점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디오가 시간과 공간을 넘어 인간과 인간, 인간과 정보를 연결했다는 점에서 CES가 2017년도에 ‘연결성’을 주제로 내세우면서 이끌어왔던 혁신의 근원은 결국 연결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CES 2024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돌아보는 ‘연결’은 1920년대 라디오의 연결이나 2017년 CES가 표방했던 연결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사소한 인간의 습관이나 취향, 잠깐의 호기심마저도 AI나 기계로 연결되는 일상이 자연스러워졌다. CES 2024에서는 AI 중심의 기술을 소개한 삼성과 LG는 물론 처음으로 콘셉트카를 공개한 소니-혼다-마이크로소프트, 월마트의 드론 배송과 인 홈(In Home) 배송까지 초연결이 화두였다. 스타트업 중심으로 이루어진 유레카파크 역시 초연결을 기반으로 한 흥미로운 기술이 전시됐다.

이러한 변화를 환영하는 것에 앞서 전제되어야 할 것이 있다. ‘보안’이다. 모든 것이 연결되는 사회에서 때때로 연결을 차단해야 하는 보안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은 역설적이지만, 일상에 이를 대입하면 이해하기 쉽다. 우리가 정보를 얻기 위해 미디어를 선택할 때는 ‘신뢰할 수 있는’ 매체를 선택한다. 공동 연구를 수행하는 파트너 역시 믿을 수 있는 연구자의 손을 잡는다.

문제는 초연결 기술과 관련한 사고들은 이처럼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전산 정보 체계 오작동으로 미국 전역의 이륙이 3시간 동안 전면 중단되는 ‘그라운드 스톱’이 일어난 것이 1년 전 일이다. 이 사고로 5000건에 가까운 항공편 운항이 지연됐고 867편이 취소됐다. 시스템의 오류 하나가 사회를 멈춰버린 것이다. 이외에도 미국 국가표준기술연구소(NIST)가 최근 발표한 생성 AI 도구 발전과 사이버 보안 위험 관련 가이드에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정지 표시판을 속도제한 표지판으로 인식하게 하거나 차선을 교란하는 해킹 공격에 대한 경고도 포함되어 있다. 2022년 말에는 중국산 스마트홈 기기가 가정 내를 촬영해 인터넷상에 유포하거나, IoT 기기를 감염시켜 디도스(DDOS) 공격에 활용되는 일이 알려져 큰 이슈가 됐다.

이러한 사고 속에서는 터치 한 번으로 전 세계 사람들과 수많은 기계에 손쉽게 연결되는 기술들은 경이로운 선물인 동시에 치명적인 위협일 수밖에 없다. 초연결 기술을 완성하는 것도, 또한 우리가 모두 꿈꾸는 초현실 사회를 진정하게 실현하는 것도 결국 연결을 인간 모두가 신뢰할 수 있고, 안전을 확신할 수 있는 보안 기술의 혁신이다.

CES 2025에서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기계, 기계와 기계를 밀접하게 연결하는 혁신과 더불어 급격하게 빨라지는 연결의 속도와 더 넓어지는 연결의 범위를 고려한 융합적이고 선제적인 ‘신뢰’의 혁신을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종규 포스텍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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