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태영건설 사태, 한은이 나설 때 아냐"[일문일답]

남주현 기자 2024. 1. 1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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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금통위 8회 연속 금리 '동결'
물가·부동산PF 불확실 높아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1.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이창용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태영 사태가 시장 불안을 가져올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은이 나설 때는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시스템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적다"고 평가했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에서 동결했다. 금통위는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7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후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8회 연속 금리 동결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3개월 이내로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한 금통위원 숫자는

"이번에는 5명 모두가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하고 그 기간을 충분히 장기간 가져감으로써 물가 안정 기반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지난 11월보다 추가 인상의 필요성이 많이 낮아졌기 때문에 지금은 상당기간 동안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물가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보유분 9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금중대 지원은 태영건설과 PF 사태와는 무관하다. 태영 사태는 시장 불안을 가져올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재는 한국은행이 나설 때는 아니라고 판단한다. 금중대 지원 이유는 금리 인하를 논의는 시기상조이고, 상당 기간 고금리가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취약 중소기업, 특히 지방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선별적으로 한시적으로 하자는 결정이다."

-금리 인하가 시기상조하고 했지만, 시장은 2~3분기 중 인하를 예상한다.

"금통위원들은 기본적으로 현시점에서 금리 인하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상황을 보면서 판단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는 부작용이 더 크다고 언급했다.

"금리인하를 했을 때 경기부양 효과가 굉장히 있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조정되는 국면에 있는데 섣부른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부동산 시장을 연착륙시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점에서 우를 범하지 않아야 된다는 의미다."

-금융 여건이 다소 완화적으로 변했다. 적절하다고 평가하나

"통화정책이 우리나라 금리를 결정하는지 연준에서 결정하는지 좀 잘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현재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결국 우리나라 금리도 어느 정도 떨어질 거라고 예상한 것 때문에 중장기 금리가 같이 내려가고 있는데 금통위원들은 현 수준에서는 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한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소비 여력이 많이 제약되고 있다.

"안타깝고 고통스럽지만 통화정책을 통해 물가를 낮추고 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불가피한 점이 있어서 상당히 죄송스럽다. 그렇지만 불가피하게 우리가 물가 안정을 해야되기 때문에 치러야 할 고통이라고 생각한다. 소비는 예상한 것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수출은 저희가 생각한 것보다 높아지면서 성장률은 저희가 지금 2.1%로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신생아특례 대출이 주택시장이나 가계부채를 자극할까

"정책금융도 중요하지만 부동산 가격 예측이 가계대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금리 장기화 기조는 부동산 가격이 올라간다는 기대 심리를 줄여주는 것이 중요한 요소다. 신생아 특례 대출은 무주택 서민과 저출산에도 영향을 준다. 다만 제도가 좋다고 해서 소득 수준이 안 되는데, 돈을 빌려주는 것이 도와주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 암호화폐 ETF 승인됐다.

"비트코인은 확실히 하나의 투자재로 자리를 잡았구나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에 비트코인이 도입됐을 때는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이것이 화폐의 대체재, 결제의 대체재가 될 것이냐 아니냐 이 논의를 했는데 이제 그 논의는 마무리가 된 것 같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부동산 PF 리스크가 증대됐다고 했다.

"태영 사태가 부동산 PF나 건설업 부실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태영 사태는 위험관리가 잘못된 대표적인 케이스다. 부동산 위기로 번져서 우리나라의 시스템 리스크로 변할 가능성은 적다고 생각한다. 질서 있게 구조적으로 시스템 리스크 없이 조정하면 한은이 나설 필요가 없다. 만일 시장 불안정으로 이어지면 시장 안전판 역할을 하겠다."

-정부가 어제 재건축, 재개발 규제 완화하겠다고 했다.

"발표를 보면 대부분은 부동산 공급을 늘리는 대책으로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다.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면 가계대출도 늘어나지 않는다. 부동산 경기가 너무 얼어붙어도 공급자가 건설업체가 넘어지고 이렇게 되면 여러 가지 부동산 PF의 연착륙이 어려울 텐데, 그런 연착륙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

-올해 중국 경제가 부진할 거라는 전망이 많다.

"예측하는데 제일 고민이 사실 중국 경제다. 중국 경제 전망치에 대한 편차도 굉장히 크고, 저희들한테 정말 어려운 것은 중국과 우리나라의 무역 구조, 서플라이 체인이 굉장히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중국 성장률 자체보다도 중국과 우리 경제의 연관 관계, 이것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불확실성이 있어서 예측하기 상당히 어려운 면이 많아졌다."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한다 유지한다고 했다.

"개인적으로는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금리를 인하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6개월 정도는 금리 인하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 이다. 물론 데이터가 변하면 다시 봐야한다."

-정부가 가계부채 비율을 2027년까지 GDP대비 100% 아래로 낮추겠다고 했다.

"미국은 부동산 빌릴 때 70∼80% 빌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계 소득에 비해서 가계부채 비중이 낮은 것은 집값이 기본적으로는 자기 소득에 비해서 그렇게 높지 않기 때문에 가계부채 비율이 낮다. 그래서 집값 안정이 굉장히 중요하고, 그래서 규제만으로 되는건 아니다. 중장기적으로는 90% 이하로 점진적으로 천천히 내려갔으면 좋겠다."

[서울=뉴시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로 8차례 연속 동결했다. 가계부채와 고물가를 비롯해 경기부진과 부동산PF 리스크 등 인상과 인하 요인이 엇갈리면서 관망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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