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MZ는 묻지마 투자한다? 성대 금융학회 'S.T.A.R' 방학에도 후끈

정수현 기자 2024. 1. 1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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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투자 열풍이 불면서 대학교 금융투자 학회 및 동아리들이 학기 외에도 활발한 주식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일 성균관대학교 금융투자학회 S.T.A.R. 47기 회장단이 모여 회의하는 모습. /사진=정수현 기자
"월급으로 살 수 없는 세상, 투자는 필수가 됐습니다."

지난 8일 늦은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인문사회과학캠퍼스 다산경제관 4층 학생연구라운지. 방학을 맞아 라운지 내 스터디룸에선 11명의 학생들이 함께 연신 컴퓨터를 들여다 보며 오는 13일 개최 예정인 세미나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성균관대학교 금융투자학회 S.T.A.R(SungKyunKwan Traders And Researchers, 스타) 회원이다.

전찬우(글로벌경영학과 4학년·18학번) 학회 회장은 "주요 학회 활동을 통해 리서치 능력을 키우면 그만큼 금융은 물론 관련이 없는 분야에서도 여러 정보를 필요에 따라 취사 선택해 적절히 활용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원들의 오랜 동아리 활동이 금융 업무와 직접적인 상관이 있지만 영역에 상관없이 취업 후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이어 "주식이나 가상자산 등의 투자를 통해 추가적으로 자산을 늘리는 것은 물론 이를 위해 관련 경제지식을 습득해 합리적인 경제활동을 할수 있다"고 투자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주식을 시작한지 5년차라고 밝힌 펀드매니저 박재현(중어중문학과 3학년·19학번) 회원은 "근로소득으로는 향후 미래를 대비하기 점점 힘들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서 고물가, 고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만성적인 경기둔화, 취업난, 조기퇴직 등으로 인해 취업에 성공해도 급여만으로 자산증식과 안정적인 노후 대비 등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2000년 창단한 S.T.A.R는 은행이나 증권사,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금융업 진출을 꿈꾸는 학생들이 모였다. 그동안 총 459명의 누적 회원을 보유한 S.T.A.R는 현재 47~48기 35명의 학생들이 활동하고 있다. 회원은 3명의 간부급 회장단과 일반 회원으로 구성된다.

주요 활동은 ▲기업 및 산업 보고서 작성 ▲세미나 ▲펀드 운용 등이다. 회원들은 각 팀별로 보고서를 2주에 한번씩 1개 작성한 후 전체 세미나를 진행한다. 세미나는 S.T.A.R 활동의 꽃이다. 매월 두번 열리는 세미나는 회원들이 보고서를 발표하고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다.

13일 학회 세미나에선 1팀이 화학 소재 산업, 2팀이 미디어 산업, 3팀이 조선산업을 맡아 각 대표 종목인 디와이피엔에프, 스튜디오미르, HSD엔진의 투자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미나는 팀 보고서 발표와 함께 학회가 운용하는 펀드 운용과 관련한 평가도 이뤄진다.

학회는 1년마다 겨울방학을 기점으로 기수 당 2명의 펀드매니저를 임명해 매매를 진행하는 등 자체적으로 펀드를 운용한다. 펀드매니저 강승민(경영학과 4학년·18학번) 회원은 "올해 주도주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AI(인공지능), 로봇 관련종목을 중점적으로 매수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며 "학회 펀드가 최근 연 수익률이 올라 다가올 세미나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5개 대학 금융투자학회 대회서 우승… "올바른 투자문화 형성"


성균관대학교 금융투자학회 S.T.A.R. 48기 새로운 펀드매니저로 임용된 강승민 학생(왼쪽)과 박재현 학생(오른쪽)이 차트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정수현 기자
학회는 주요 활동과 관련해 오는 5월 개최 예정인 서울 5개 대학 연합 신입 학회원 리서치 대회인 '제 29회 K.E.Y.S.S(키스)' 대회 주최를 맡을 예정이다.

5개 대학은 성균관대와 고려대 RISK(리스크)와 이화여대 EIA(이아이에이), 연세대 YIG(와아이지), 서강대 SRS(에스알에스) 등이다. 앞서 학회는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이들 대학이 참여하는 K.E.Y.S.S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전 회장은 "주식이나 가상자산 등이 리스크가 클수록 본질적으로 실제 조사하고 연구하는 리서치가 제일 중요하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등 다양한 채널에서 누구나 관련 정보를 손쉽게 구할수 있게 되면서 정보의 접근성이 넓어져 리서치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의 저력은 우수한 선배들의 경력으로 입증된다. 최근 3년간 전체 회원 중 자산운용사와 증권사에 취업한 회원 비율은 41.7%다. 2기 장수진 스타퀘스트 자산운용 대표, 이범준 카무르프라이빗에퀴티(PE) 대표를 비롯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애널리스트, 외국계투자은행 매니저 등이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S.T.A.R. 48기 신입 학회원들이 오는 13일 세미나를 위한 팀별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 모습. /사진=정수현 기자
S.T.A.R의 목표는 대학생들의 올바른 투자문화 형성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통해 무분별한 투자 정보가 난무한 주식, 가상자산 등 시장에서 젊은 투자자들의 묻지마 투자가 아닌 신중한 투자를 유도한다는 포부다.

정승호(경영학과 4학년·20학번) 회원은 "'인생은 한방'이라는 심리에 기반한 코인이나 주식 투자가 과열돼서는 안된다"며 "주식은 위험성이 높은 만큼 도박과 같은 형태로 변질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환(경제학과 3학년·21학번) 회원은 "주식 분석을 하면 종목에 애정이 깊어질 때가 많다"며 "투자하기 전에 기업의 경영전략과 가치가 주가에 반영됐는지 앞으로 주가를 움직일 모멘텀이 있는지 고민해봤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수현 기자 jy34jy3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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