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입장권 팔아요! 사고 싶어요!” 온라인서 매매 또 ‘기승’

백록담 정상 탐방 예약권
중고거래서 매매 시도 잇따라
제주도, 경찰에 수사 의뢰도

한라산 정상 탐방이 가능한 관음사와 성판악 코스 탐방 예약권을 매매하려는 시도가 온라인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다. 온라인 사이트 갈무리.

한라산 탐방 예약권을 매매하려는 행위가 또다시 온라인에서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결국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11일 한 중고사이트에서 ‘한라산’을 입력하니 ‘1월1일 한라산 관음사 코스 3만원에 양도’ ‘한라산 티켓 삽니다 5만원’ ‘한라산 성판악 19일에 3명 예약 티켓 삽니다. 1만5000원’ 등의 글이 검색됐다. 설경이 장관을 이루는 겨울 한라산 탐방을 위해 이미 예약이 마감된 주말용 입장권을 구하고 싶다는 글도 잇따랐다.

한라산 탐방 예약권 구매·판매 시도는 새해 첫 해맞이를 위한 야간산행이 허용된 지난 1월1일 전후로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2020년부터 한라산 생태계의 보호를 위해 정상인 백록담 등반 인원을 하루 1500명(성판악 코스 1000명, 관음사 코스 5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라산 정상에 오르려면 전월에 탐방예약시스템(visithalla.jeju.go.kr)을 이용해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 탐방객들은 원하는 날짜를 예약한 후 휴대전화에 내려받은 큐알(QR)코드로 탐방로 입구에 설치된 단말기에 인증해야 입장할 수 있다.

제주도는 불법 거래와 불법 입산을 막기 위해 QR코드와 신분증을 대조해 본인이 맞는지 확인하고 있다. 탐방 예약권 거래가 적발되면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최대 1년 동안 한라산 탐방 예약을 금지하는 페널티를 적용하고 있다.

또 국내 주요 포털과 중고거래 사이트에 한라산 탐방 예약권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거래 금지 협조 요청 문서를 공식 발송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라산 정상 탐방 수요가 몰리는 새해 첫날이나 주말용 탐방 예약권을 구하거나 판매하려는 행위가 온라인상에서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온라인 내 매매 시도가 실제 거래로 이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제주도는 밝혔다. 거래한 QR코드로 입산한 사례도 적발된 적은 없다.

제주도는 한라산 정상 해맞이 행사 전후 입장권 매매 시도가 극성을 부리자 지난 8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한라산 탐방 예약권을 판매 또는 사고 싶다는 글이 온라인에 잇따르고 있어 실제 매매가 이뤄졌는지 여부,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수사해달라고 경찰에 의뢰했다”면서 “그간 이같은 행위를 금지하고 있음을 알렸지만 온라인에서 끊이지 않고 있어 더욱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