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악화에 해외 대체투자 리스크… KDB생명 매각 올해도 안갯속

이학준 기자 2024. 1. 11. 15:2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산업은행 자회사 KDB생명의 매각 가능성이 안갯속이다.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이 금융 당국 권고치보다 낮은 데다 운용자산 중 대체투자 비중도 국내 생명보험사 중 가장 높아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KDB생명의 킥스 비율은 60%로 보험업법에서 권고하는 하한선 100%에 미치지 못한다.

특히 KDB생명은 대체투자 중 손실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해외 부동산 부문 비중이 21%로 가장 많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000억 확충했지만, 킥스 비율 권고치 하회
신계약·초회보험료도 줄면서 영업력 악화
대체투자 비중 높고 금리 인하 리스크 여전
KDB생명 사옥. /KDB생명 제공

산업은행 자회사 KDB생명의 매각 가능성이 안갯속이다.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이 금융 당국 권고치보다 낮은 데다 운용자산 중 대체투자 비중도 국내 생명보험사 중 가장 높아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해 중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부채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KDB생명의 킥스 비율은 60%로 보험업법에서 권고하는 하한선 100%에 미치지 못한다. 같은 기간 경과조치 적용 후 킥스 비율은 134%로 금융 당국 권고인 150%를 밑돈다. 금융 당국은 보험사들이 새로운 건전성 제도인 킥스에 적응할 수 있도록 최대 5년 동안 제재를 유예할 수 있도록 했다.

킥스 비율은 보험사가 가진 각종 위험이 실제로 발생할 경우 보험사가 고객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지 여부를 나타내는 지표다.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계산한다. 가용자본이 감소하면 킥스 비율도 하락한다. KDB생명의 지난해 9월 가용자본은 9677억원으로 같은 해 6월과 비교해 약 10% 급감했다. 지난해 5월부터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5200억원 규모의 자본을 끌어모았지만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고금리·고물가 등 업황 악화로 수익성도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KDB생명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신계약 건수는 5만9019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5만6740건)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2022년 3분기(44만4687건), 2021년 3분기(10만1663건)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감소했다. KDB생명이 거둬들인 초회보험료도 지난해 9월 말 144억원으로 2021년 9월 말(865억원)보다 83.3% 감소했다.

조선DB

지난해 6월 기준 KDB생명의 운용자산 중 대체투자 비중이 31.7%에 달해 리스크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국내 생명보험사 중 1위로 업계 평균인 18.4%를 웃돈다. 대체투자는 주식·채권뿐만 아니라 부동산·사회기반시설(SOC)·기업투자 등에 대한 투자를 통칭하는 개념이다.

특히 KDB생명은 대체투자 중 손실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해외 부동산 부문 비중이 21%로 가장 많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은 경기 악화로 공실률이 급증해 2022년 하반기부터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9월 해외 상업용 부동산 부문에 대한 자산건전성이 보험사에서 저하됐다는 내용의 ‘금융안정 상황’을 발표한 바 있다.

더구나 올해 중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KDB생명의 부채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새 회계제도(IFRS17)에서는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과정에서 현재 금리를 반영한다. 금리가 하락하면 부채가 증가하고, 금리가 상승하면 부채가 줄어드는 구조다.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가용자본이 줄면서 건전성 지표인 킥스 비율도 덩달아 낮아지게 된다.

건전성 지표 등이 개선되지 않으면 KDB생명 매각도 순탄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하나금융지주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인수를 최종 포기했다. 하나금융지주는 매각가 외 경영 정상화를 위해 수천억원의 비용이 추가 투입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도 KDB생명 인수 협상을 진행했으나 최종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생명보험업계 전망 보고서를 통해 “대주주 변경 관련 불확실성으로 영업력이 약화됐고, 킥스 제도에서 자본관리 부담이 심화됐다”며 재무건전성 관리 능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