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 분신’ 해성운수 대표, 법정에서 “죽음에 책임없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분신해 숨진 택시노동자 방영환씨를 폭행·협박한 혐의를 받는 택시회사 대표가 첫 재판에서 "방씨 죽음에 책임이 없다"고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며 보석을 신청했다.
정씨는 지난해 3월24일 1인 시위 중인 방씨의 턱을 손으로 한 차례 밀치고, 8월24일에는 화분 등을 던지려고 하며 위협하는 등 방씨를 폭행·협박해 분신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분신해 숨진 택시노동자 방영환씨를 폭행·협박한 혐의를 받는 택시회사 대표가 첫 재판에서 “방씨 죽음에 책임이 없다”고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며 보석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 최선상 판사는 11일 근로기준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모욕, 특수협박, 상해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해성운수 대표 정아무개(52)씨의 첫 공판과 보석심문을 열었다.
정씨는 지난해 3월24일 1인 시위 중인 방씨의 턱을 손으로 한 차례 밀치고, 8월24일에는 화분 등을 던지려고 하며 위협하는 등 방씨를 폭행·협박해 분신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방씨는 택시 완전월급제(일정 시간 이상 일하면 임금을 조건 없이 월급으로 지급) 정착, 불법 갑질 사업주 처벌,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다 지난해 9월26일 분신했고, 열흘 뒤인 10월6일 끝내 숨졌다.
앞서 검찰은 정씨를 기소하며 ‘정씨의 거듭된 갑질로 방씨가 매우 힘들어했다’는 참고인 진술과 ‘정씨의 횡포로 너무 힘들어 분신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토대로 방씨 분신에 정씨가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씨 쪽은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며 “방씨의 사망은 정씨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정씨 쪽 변호인은 “지난해 8월 화분 등을 던지려고 했다는 것과 모욕을 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방씨를 폭행할 의도가 없었고, 집회를 폭행이나 협박에 준하는 행위로 방해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이 구속된 이유는 방씨 사망과 무관해 보이지 않다”면서 “(방씨의 죽음은) 여러 차례 진정을 기각한 노동위원회와 법원, 고인을 징계 요청한 민주노총 등에게도 책임이 있다. 고인 사망은 피고인과 무관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정씨 쪽 변호인은 피고인이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고, 3000만원의 형사 공탁금도 걸었다며 보석을 요청했다.
방청석에서는 정씨 쪽에 대한 욕설과 한숨 소리가 터져 나왔다. 검찰은 “정씨가 방씨를 지속적으로 괴롭혀 분신 사망에 이르게 하고 방씨 사망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아 다른 직원을 구타하는 등 갑질 범죄를 저질렀다”며 “죄질이 불량하고 중한 선고가 예상되나 피고인은 상당 부분 방씨에 대한 범행을 부인하고 아무런 책임도 미안한 감정도 없다고 한다. 보석을 불허해야 한다”고 했다.
방씨 쪽 변호인은 “피고인 쪽은 유족이 과도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일정한 보상뿐만 아니라 해성운수 사업장 노동조건 개선과 피해자 명예회복 조처도 요구하고 있다”며 “피해자가 요구하는 진정한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이날 검은 상복을 입고 공판을 지켜보던 방씨의 딸 방희원씨는 최 판사가 준 진술 기회에서 엄벌을 요청했다. 희원씨는 “아버지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정씨 쪽은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장례비 수준의 금액을 공탁 걸어놓고 빠져나가려고만 하고 있다”며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또 다른 택시노동자를 구타했다는 얘기를 듣고 경악했다. 정씨가 석방돼 다시 노동자를 짓밟는 일이 없도록 엄중한 처벌을 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고나린 기자 m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속보] 이낙연 탈당 “민주, 저급한 언동 횡행하는 1인 정당 됐다”
- 이재명 습격범 7446자 ‘문건’…추적 피하려 유심 칩 제거했다
- “스마트폰 의존, 대마초보다 지능에 2배 유해한 환경” [영상]
- 119 도움받은 미국인의 감사편지와 300달러…“곰탕 잡숴요”
- ‘친윤’ 이철규 국힘 공관위에…외부위원 7명 중 3명이 법조인
- ‘이재명 습격범은 국힘 출신 태극기부대’ 말 못 하는 경찰
- 방심위 노조원 96.8% “류희림 위원장, 직무수행 능력 부족”
- 생후 36일 영아 살해·유기한 20대 친모 징역 5년
- [단독] “난 현직 대통령” 2호선 흉기난동범, 감옥 가둬도 될까
- [단독] 국힘 박상수 “60년대생 이상 꿀빨러, 청년에 뭘 해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