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황제’ 다이먼 “비트코인 가치 없다”…코인ETF 시대 투자 포인트는?

김인오 기자(mery@mk.co.kr) 2024. 1. 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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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 계정 해킹 사건 다음 날
겐슬러 “코인 현물 ETF 승인”
JP모건 회장 “난 신경 안 써”
업계 “향후 30일 내 투자급증”
뉴욕증시 투자자들 표정관리
운용사들은 ‘수수료 0원’ 경쟁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왼쪽)과 게리 겐슬러 SEC위원장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코인) 대장’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자 투자자들이 매매 여부 저울질에 나섰다.

이번 승인은 과거 2021년 비트코인 선물 ETF가 뉴욕증시에 상장한 후 약 2년 만의 일이다.

비트코인과 뉴욕증시 관련주가 ‘호재 선반영’ 여부를 둘러싸고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현물 ETF 투자를 위한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 장 마감 후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공식 성명을 통해 “위원회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상품(ETP)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ETP는 ETF와 상장지수 증권(ETN)을 합쳐서 부르는 말이다.

그간 코인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었던 SEC 가 승인 결정을 내린 데 대해 겐슬러 위원장은 “지금 환경은 우리가 승인하지 않으려 했던 과거와 달라졌다”면서도 “다만 중요한 것은 오늘 위원회의 승인 결정이 암호화폐 관련 증권 전반을 승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고 선을 그었다.

대표적인 코인 채굴 기업 마라톤디지털의 10일(현지시간) 본 거래 및 시간 외 주가 흐름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소식이 나오면서 이날 뉴욕증시 시간 외 거래에서 코인 채굴기업인 마라톤디지털(MARA) 비롯해 비트디지털(BTBT), 라이엇블록체인(RIOT), 거래 플랫폼인 코인베이스(COIN) 등의 주가가 한 때 급등했고, 비트코인 가격도 4만6000달러 돌파하는 등 시세가 출렁였다.

비트코인 등 코인은 회계 규정이나 각종 금융 규제 탓에 기관 투자자들이 매입을 꺼렸지만, 뉴욕증시에 현물 ETF가 출시된 것을 계기로 기관이 해당 ETF 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면 자금 유입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전날 SEC의 사회연결망(SNS)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이 해킹당해 승인 소문이 퍼지는 등 시장 혼란이 발생한 지 하루 만의 일이다.

▶ 승인받은 ETF 무려 11종목…운용사들 ‘수수료 무료’ 할인 경쟁
이날 SEC는 ‘블랙록 계열사’ 아이셰어스를 비롯해 반에크, 피델리티, 아크인베스트, 그레이스케일, 비트와이즈 등 자산 운용사가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 총 11개 종목을 상장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해당 펀드가 기초자산인 비트코인을 실제로 보유해야 한다는 점에서 선물 ETF 와 다르다.

기초자산이 비트코인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ETF 가 무려 11개나 동시 승인된 만큼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당장 큰 차별화 포인트를 찾기 어렵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자산운용사들은 수수료 할인 경쟁에 나서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아크인베스트와 비트와이스는 자사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첫 6개월 간은 운용 수수료를 무료(0.00%)로 두고 이후에는 0.20% 대로 설정했다.

‘돈나무 선생님’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가 기존에 책정한 수수료율은 0.80%이었다.

수수료와 관련해 비트와이스 자산운용의 매트 휴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초자산인 현물시장이 매우 유동적이기 때문에 현물ETF 경쟁력을 가르는 관건은 유동성과 운용 비용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하면 고수익 낼까 ?
비트코인/사진=게티이미지
​비트코인 현물 ETF 수익률은 해당 펀드로 기관 투자자들 자금이 얼마나 유입될 지 여부가 관건이다.

GTS의 레기 브라운 ETF 담당 공동 글로벌대표는 “이번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계기로 30일이 지나면 현물 ETF 들 자산 운용 규모가 20억~30억달러 불어날 것이며 이대로라면 올해 통틀어 100억~200억 달러 신규 자산이 각각 유입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지난 해 6월 중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ETF 를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상장 기대를 타고 자금이 몰린 결과 비트코인 시세는 며칠 만에 2만5000달러에서 3만달러로 올랐고, 현재는 5만 달러를 향하고 있다.

앞서 선물 ETF 출시 사례를 보면 2021년 10월 BITO 거래가 시작된 것을 즈음해 비트코인 시세는 당시 10월 1만 달러 대였던 것이 이듬 해 1월에는 4개월 안에 4만 달러로 급등했다.

다만 과거 선물 ETF 를 통해 봤을 때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증시에서 최대 규모 비트코인 선물 ETF 인 BITO 의 자산 운용 금액은 최근에야 20억 달러를 돌파했다.

앞서 2021년 2월 캐나다 토론토증시에서 처음으로 현물 ETF 로 출시된 ‘퍼포스 비트코인 ETF’ (BTCC)는 2년 여가 지난 후에야 자금 운용 규모가 미국 달러 기준 4억 달러가 됐다고 CNBC 는 지적했다.

프로셰어스의 시메온 하이먼 글로벌투자전략가는 “비트코인 현물시장은 아직 선물 시장에 비해 규제나 거래 측면에서 덜 성숙했기 때문에 현물 ETF가 코인 시세를 얼마나 잘 반영할 지는 지켜봐야한다”는 신중론을 냈다.

프로셰어스는 지난 2021년 10월 비트코인 선물 ETF 인 ‘프로셰어스 비트코인 스트래티지’(BITO)를 출시한 자산 운용사다.

BITO 는 출시 이후 이달 10일까지 40% 이상 하락했지만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 부각된 최근 한 달 기준으로는 약 10% 반등했다.

▶ 올해 상반기 수익성 가를 3대 변수는 ?
2015년 11월 이후 비트코인 시세
당장 SEC가 비트코인 현물ETF 를 승인했지만 올해 상반기에 실제 수익률을 가를 변수가 적지 않다.

크게 세 가지를 추려보면, 우선 업계에서는 JP모건을 비롯한 대형 투자은행(IB)과 투자 자문사들이 관심을 보일 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휴건 CIO 는 “비트코인 현물 ETF 가 거래된다는 것이 곧 JP모건이 들어올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 월가 동향 파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10일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가치가 없다”면서 “남들이 비트코인으로 뭘 하든 상관없지만 (비트코인은) 성매매와 세금 회피, 자금 세탁, 테러 자금 조달 등에 사용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6일 다이먼 회장은 연방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내가 당국 관계자라면 (코인 거래 시장을) 문 닫게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만 JP모건은 이번에 승인된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 (IBIT)의 잠재적 공인 참여자(authorized participant)다.

둘째는 비트코인이 오는 4월 반감기를 맞아 시세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현물 ETF 수익성도 요동칠 수 있다. 반감기란, 비트코인 발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4년마다 돌아온다. 최근 반감기를 돌이켜보면 2012년 반감기 당시 비트코인 시세는 약 100배, 2020년 당시에는 7배 올랐다.

미국판 기준금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 투자자들은 연준이 3월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64.7%로 보고 있다. /출처=CME 10일(현지시간) 집계 기준
셋째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점이다.

이날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연준 FOMC 회의 고정 투표권)는 뉴욕 지역경제전망 행사에서 “연준은 경제 균형 회복과 인플레이션 둔화를 향해 의미있는 진전을 이뤘으나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라면서 “목표 달성을 위해 인플레가 2%를 향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한동안 제약적 정책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집계 기준 연방기금금리(미국판 기준금리) 선물시장 투자자들은 연준이 3월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64.7%로 보고 있다.

다만 월가 주요 IB 는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점을 오는 5월로 보고 있다.

연준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지고 고금리 상황이 오래 지속될 수록 금을 비롯해 ‘디지털 금’인 비트코인은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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