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나주정미소,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

권경안 기자 2024. 1. 1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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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에 세워진 전남 나주정미소가 문화예술공간으로 새롭게 조성되었다. /나주시

전라도의 중심도시로 기능해온 전남 나주시에는 금성관, 남고문 등 역사문화자원이 즐비하다. 객사로 쓰였던 금성관 둘레를 따라 가다보면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나주정미소가 나온다. 1920년 무렵부터 가동, 나주평야에서 수확했던 벼가 이곳을 거쳐갔다. 1980년대 이후 방치돼왔던 이 정미소가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공연과 전시는 물론이고, 야외캠핑도 할 수 있도록 꾸몄습니다.”

정미소에 나와있던 강문주(나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씨는 “시민들께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미소 건물(나주시 성북동)은 모두 4동(연면적 2000여㎡)으로 공연장(250석), 전시공간, 카페와 레스토랑 등으로 바뀌었다. 적벽돌로 쌓은 정미소 건물들은 담쟁이로 뒤덮혀 방치되었으나, 이젠 ‘정(情)미(味)소(笑)’로 이름을 바꿔달았다. 나주시가 부지를 사들이고 꾸몄다. 사업비 67억5000만원이 들었다. 그는 “최근 개관식을 가졌지만, 카페와 레스토랑은 오는 3월 이후 운영할 것 같다”고 했다.

이 공간은 2019년부터 리모델링을 진행하면서도 동시에 음익과 전시, 공연과 도심캠핑 등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나주시와 읍성권 도시재생주민협의체가 힘을 모아왔다. 주민들은 ‘목사골풍류회’, ‘맘맘레시피’, ‘라온댄스’, ‘나주다인회’, ‘정미소합창단’, ‘꼼지락만지락’, ‘금남스포츠댄스’, ‘그림스케치’, ‘공감’, ‘동요를 사랑하는 사람들’, ‘댄스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해오고 있다.

이명규 나주읍성관리협동조합 이사장은 “지금까지 읍성권 주민들이 리모델링과 운영에 적극 참여해왔다”며 “주민이 참여하는 사업의 취지를 계속 살려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정미소는 1929년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주역 박준채씨의 형이 1920년 무렵 설립했다. 1950년부터 1971년까지는 금호그룹 창업자 고 박인천 회장이 ‘죽호정미소’ 이름으로 운영했다. 이 정미소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는 나빌레라문화센터가 있다. 옛 잠사공장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금성관 뒷편에는 관광객이 숙박하는 한옥들이 들어서 있다. 금성관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문화지대에 정미소가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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