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축제에서 ‘미래경쟁력’의 답을 찾다
[서울&]
‘대한민국은 소멸하는가.’
다소 충격적인 헤드라인이 지난해 12월 초 미국 언론 <뉴욕타임스>에 올라왔다. 최저로 감소한 한국의 합계출산율을 흑사병 창궐로 인구가 급감했던 14세기 중세 유럽에 비유하는 칼럼이었다.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의 문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에는 이미 심각한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2021년 감사원이 발표한 ‘인구구조변화 대응실태’ 보고서는 2047년이면 한국 모든 시군구가 소멸위험 지역이 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서울의 경우 지방소멸과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서울 외곽에 있는 우리 구의 경우 이와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어 이와 같은 구조적 위기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바로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지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람이 모여야 한다. 사람이 모여야 상권도 살고 지역도 살아난다. 이를 위해서 우리 강북구는 북한산 고도제한 완화 추진, 재개발·재건축 등 주거환경 개선사업, 도시철도 신강북선 유치 추진 등 주민 삶을 개선하기 위한 지역개발 사업을 역점을 두어 추진하고 있다.
이에 더해 취임 이후 가장 공들이는 일이 있는데, 바로 지역의 매력을 높이기이다. 사람들은 매력적인 장소로 이끌리게 되어 있고, 사람들이 모이면 지역경제는 활성화되기 마련이다. 북한산에 한정됐던 지역의 명소를 수유역과 우이천을 연계한 수유 상권까지 확장하고, 주민들의 일상 공간이었던 우이천 일대를 축제의 장으로 바꿔가고 있다. 우이천은 수유역과 가까워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사계절 아름다운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다양한 먹거리가 있는 백년시장, 수유리 먹자골목과 이어져 확장성도 좋은 편이다.
지난해 성공적으로 개최됐던 ‘천변라이프 강북페스타 2023 우이천 꽂히다’와 ‘백맥축제’는 이와 같은 맥락에서 기획된 축제들이다. 천변라이프 강북페스타는 우이천변에서 펼쳐진 최초의 문화관광축제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과 소비가 활발한 엠제트(MZ)세대를 타깃으로 지역예술인들의 버스킹 공연, 지역상권 등을 연계해 3일간 1만3천여 명의 방문객이 찾고, 축제를 찾은 방문객의 97%가 지속적인 행사 개최를 희망하는 등 많은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9월 개최된 백맥축제는 전통시장을 핫플레이스로 바꾼 색다른 시도였다. 백년시장(옛 강북종합시장)은 채소나 생선 등 식재료를 파는 특색 없고 활성화되지 않은 전통시장이었지만, 우이천과 연결된 지리적 특성에 주목해 그곳에서 맥주 축제를 개최하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 우이천과 백년시장을 연결해 행사장을 구성하고 50여 종의 수제맥주, 시장상인들이 개발한 100가지 안주와 우이천 음악회,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디제이(DJ) 공연 등을 펼쳤다. 그 결과 매출도 평소보다 최대 20배 증가했고 축제 2일간 4만3천여 명이 방문했다. 백년시장이 생긴 이래 최대 인파였다.
지난해 연말 강북구청에서 열린 2023 강북 크리스마스 마켓 ‘내가 그린 산타’는 관내 소상공인과 지역예술인이 함께 힘을 모아 다양한 먹거리, 공예품 등을 선보여, 한파 속에서도 이색적인 경험과 추억을 만들고 싶은 이들이 대거 몰리면서 지역경제를 살리는 행사가 됐다.
우리 구는 이들 축제가 지역의 매력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축제 기획과 브랜딩에 해당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한편, 지역상인들이 축제기획과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역상인들이 스스로 상권 활성화의 주체로서 역량을 키워가며 상권의 개성과 자생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수유 상권을 고유의 개성을 갖춘 특색 있는 서울시 대표 상권으로 키우는 ‘서울시 로컬 브랜드 상권 강화사업’과 ‘동북 중심 걷고 싶은 거리 조성사업’ ‘우이천 수변 활력 거점 조성 사업’ 등과도 연계해 향후 수유 상권에 더욱 활기를 불어넣을 계획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축제를 통해 매력적인 지역 브랜드를 구축하고 강북구를 서울의 대표적인 매력 도시로 발전시켜갈 것이다. 자연이 주는 휴식과 도시 인프라가 공존하는, 살고 싶고 찾고 싶은, 미래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거듭나려 한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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