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크리처’ 박서준 “日 인기 있는 상황에 출연, 크게 걱정 없었다”[EN:인터뷰①]
[뉴스엔 박수인 기자]
배우 박서준이 '경성크리처'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공개했다.
박서준은 1월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극본 강은경 / 연출 정동윤) 시즌1 종영 인터뷰에서 '이태원 클라쓰' 등으로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임에도 불구, 장태상 역으로 출연한 이유를 설명했다.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 박서준은 극 중 경성 최고의 정보통 장태상 역을 맡았다.
박서준은 "저 역시도 10년 넘게 활동을 하면서 그 시대를 표현하는 작품을 경험해보고 싶었고 작품이라는 게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모든 게 다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작품에 임해야 하고 그 타이밍에 이런 작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침 시대적 배경을 표현하는 작품이 하고 싶었던 시기에 '경성크리처'라는 작품이 있었고 시대극과 크리처라는 조합도 신선하게 다가왔고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은 어떤 느낌일까 생각하게 됐다. 731부대를 다뤘다는 것보다는 그 부분이 더 중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인기가 있는 상황에 출연한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박서준은 "1월 2일에 일본 행사에 다녀왔다. 일본인 친구들도 좀 있어서 동시 오픈이 되다 보니까 '어떠냐' 했더니 다들 반감을 갖는 사람들은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 지인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좋게 봤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공연을 가고 하는 것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던 것 같다. 크게 걱정한 건 없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731부대가 저지른 생체실험과 관련해서는 "초반에 그런 장면들을 보면서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저도 학교를 다니면서 역사에 대해 배우지 않나. 비주얼적으로 경험해본 건 사진 정도였다.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것들을 봤을 때 당연히 충격이었다. 배가 되는 충격이 있다. 계속해서 기억해나가야 하는 부분이지 않나. 그런 지점들을 보여주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몰랐던 사람들에게는 알려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알았던 사람에게는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고 여러 가지로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적 사실에 무게감을 두지 않았다기보다는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고 이 시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한 역할로서 표현하고 싶었다. 작품에 임하게 되면 그런 무게감을 안 느낄 수는 없다. 안 중요할 수도 없다. 다만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얘기가 잘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박서준이 느낀 장태상의 매력 포인트로는 "뭔가 인물이 막연하지 않았던 것 같다. 뭔가를 떠올리면 추상적인 고정적인 이미지가 있지 않나. 어려운 시기라고 생각하면 모두가 다 무거울 것 같고 힘들어할 것 같고 의사표현을 못할 것 같은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태상은 의외성이 있었던 것 같다. 생존을 위해 삶을 선택해왔고 '태어나자마자 아버지가 없었고 태어나자마자 이런 상황이었는데'라는 대사가 있지 않나. 그런 게 태상을 많이 보여준 것 같다. 의외성이 많이 있어서 그런 부분이 끌렸던 것 같다. 시대의 면면을 보여주는 거라 생각해서 다른 부분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태상은 진지함과 가벼움을 오가는 인물. 그 정도를 표현하는 데 고민이 컸다는 박서준은 "첫 촬영이 고문을 당하는 장면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재촬영을 했다. 첫 촬영이라 긴장도 많이 됐지만 무겁게 표현했었다. 작가님 감독님이 좀 더 태상스러운 모습으로 장면을 찍었으면 좋겠다는 주문이 있었고 재촬영을 했던 유일한 신이다. 그 촬영을 할 때 고민을 많이 했다. 이 단편적인 걸 봐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흐름을 생각해야 하고 변의 폭에 대해 생각해야 되기 때문에. 너무 가볍게 다룬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그렇게도 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전체가 더 중요했기 때문에 앞부분을 더 위트있고 가볍게 표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뒤로 갔을 때 확실한 인물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완급조절을 매 작품 신경쓰지만 그런 지점들을 많이 생각했다. 순서대로 촬영하는 게 아니니까 정도의 차이를 인지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일본어 대사를 소화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박서준은 "어려웠다. 전체를 외워놓고 중간에 틀리면 처음부터 해야되더라. 그런 어려움이 있었다. 다만 감독님, 작가님과 설정을 한 게 '태상은 일본어를 유려하게, 유창하게 잘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였다. 서툴고 어색하게 한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얘기가 있었다. 그래서 그런 식으로 했던 것 같다. 현장에 일본어 자문을 해주는 분이 늘 두 세 분이 계셨다. 찍을 때도 계속 체크를 하면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CG 연기에 대해서는 "CG가 들어간 장면들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감독님도 배우들을 많이 배려했다고 생각해주셨다. CG가 있는 장면은 풀 콘티였다. 보통 드라마는 콘티없이 찍는 경우가 많은데 프리비주얼, 애니메이션처럼 영상을 만들어서 주셨다. 그걸 보면서 촬영하면 상상하기가 좋았다. 모든 장면을 그렇게 만들어주셨다. 앞에 크리처가 있지는 않지만 공간 자체는 거기서 촬영해서 집중하는 데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다. 장면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상상하기가 쉬웠다. 비교적 수월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장면들은 준비를 많이 하다 보니까 시간이 많이 걸렸던 것 같다"며 "촬영할 때는 집중해서 찍으니까 괜찮은데 촬영이 끝나면 순간 순간 현타가 오기는 한다. '내가 뭐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것 또한 재밌는 것 같다. 촬영할 때는 집중하고 있다가 현타가 왔을 때 '잘하고 있는 거 맞죠?' 하면서 다같이 웃는다. 그런게 현장 분위기에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CG로 완성된 괴물의 형상을 본 느낌으로는 "프리비주얼을 보고 이럴 것이다 상상하고 상상을 돕기 위해 형상을 만들어주신 게 있는데 실제로 내 눈앞에 있다고 생각하면 오금이 저리겠다 싶더라. 영상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너무 궁금했다. 채옥(한소희 분)이가 엄마랑 있는 장면에서 크리처가 돼있는데 그 장면에서 소름이 돋더라. 그런 감정들이 세게 다가와서 감독님 고생 많이 하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CG팀도 고생 많이 하셨겠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극 중 노출신으로 인해 짧은 기간 식이조절과 운동을 해야 하기도 했다. 박서준은 "상처 치료 장면에서 원래는 노출이 없을 줄 알았는데 있어야 한다고 하더라. 그 당시에는 웨이트 보다 코어 운동에 집중을 하던 시기라서 보기에 그렇게 좋은 몸이 아니었는데 시간이 별로 없어서 급하게 했다. 그 한 컷에 많은 의견이 있으니까 신경을 안 쓸수는 없는 거다. 제 컨디션이 어느 정도 해야 보인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정도가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이었던 것 같다. 그 장면은 노출이 중요한 장면은 아니지만 시선이 가는 장면이기 때문에 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인터뷰 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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