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8회 연속 동결…“인상 필요 낮지만, 인하는 시기상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조정 없이 유지했다. 8회 연속 동결이다. 통화정책방향문에서도 추가 인상 가능성 문구를 삭제했다.

11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월 통화정책 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한 뒤 11개월 연속으로 금리를 묶어뒀다.

기준금리 동결 배경은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다 전망의 불확실성도 크기 때문이다. 한은은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여건을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추가 인상 가능성 언급은 거뒀지만, 긴축 기조가 끝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째 3%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도 확실히 꺾였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금리 인하 신호를 섣불리 주는 것은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평가다.

이날 한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영건설로 촉발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시장 불안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태영건설 사태가 부동산이나 건설업의 큰 위기로 번져 시스템 위기가 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싸이클이 공식 종료된 것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