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갈 식당 추천해줘”… 나만의 비서가 되는 車
자동차 업계가 앞다퉈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차에 도입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음성으로 차의 기능을 제어하는 것 외에 좋아하는 식당을 찾거나 여행사이트를 통해 항공기·숙소 등도 예약할 수 있다. 복잡하게 물어도 알맞은 설루션을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기아는 향후 출시할 전기차에 3D(3차원) 내비게이션 맵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AI를 탑재할 예정이다. 3D 내비게이션 맵GPT AI는 현대오토에버와 미국 맵박스가 기술 제휴해 개발한다. 두 회사는 현재 해당 제품의 실행 가능성을 입증하고 상용화를 위한 단계를 밟고 있다.
지난해 10월 진행된 기아 EV데이 행사에서는 3D 내비게이션 맵GPT AI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생성형 AI 음성비서 시연이 있었다.
시연자는 “전남 여수까지 경치가 아름다운 경로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생성형 AI는 “가을 아래 황금빛 들판과 반짝이는 바다가 어우러지는 서해안 고속도로 경로를 추천한다”라고 했다. 이어 “서해안 고속도로를 따라 멋과 맛을 즐길 수 있는 전주와 생태 수도 순천을 마주할 수 있고, 국내 최대 규모의 한옥촌(村)인 전주 한옥마을에서 1시간을 보내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시연자는 이어 “아이와 함께 갈 수 있는 전주 내 식당”을 추가로 물었다. AI 음성비서는 “1시쯤 도착 가능한 케어키즈존 식당은 두루미밥상, 전주식당, 양반가가 있다. 식사하는 동안 식당 300m 인근 충전소에서 (전기차) 충전을 추천한다”고 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AI 음성비서는 최근 자동차 업계가 가장 관심을 갖고 뛰어드는 분야다. 최적의 경로를 찾는 것은 물론이고 현재 운전자 기분 상태에 맞는 음악 추천, 좋아하는 식당 예약 등을 할 수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도 이런 경향이 나타났다.
메르세데스-벤츠는 MBUX(메르세데스-벤츠 유저 익스피리언스) 버추얼 어시스턴트를 공개했는데, 생성형 AI와 능동형 지능, 3D 그래픽이 상호작용하는 기능이다. 학습된 행동이나 상황적 맥락을 AI가 읽고 유용한 제안을 하는 음성비서다.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협업하고 있다.
벤츠는 사용자가 AI 음성비서의 성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자연스러움(natural), 예측적(predictive), 개인적(personal), 공감적(empathetic) 등 네 가지가 준비됐다. 기본 설정되는 ‘자연스러운’ AI 음성비서는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마치 친구와 말하는 듯한 자연스러운 대화를 운전자와 한다. 예측적인 AI 음성비서는 스스로 먼저 운전자가 가고자 하는 최적의 경로를 제안한다. 개인적인 AI 음성비서는 다양한 말투로 운전자와 공감대를 형성한다.
폭스바겐그룹은 CES 2024에서 올해 2분기부터 출시하는 차에 챗GPT를 음성비서로 채용한다고 밝혔다. 자동차 음성인식 설루션 업체 세렌스와 협력한 폭스바겐은 음성비서 시스템 IDA에 챗GPT를 접목했다. 순수 전기차 ID.시리즈와 신형 티구안, 골프 등에 적용될 예정이다.
운전자가 ‘안녕(Hi) IDA’라고 부르면 AI 음성비서는 공조장치 조절이나 내비게이션 목적지 설정 등을 한다. 챗GPT에 기반한 여러 일상적인 질문에도 AI 음성비서가 모두 답한다.
BMW는 아마존과 음성보조 LLM을 CES에 내놨고, 혼다와 소니의 합작사 소니 혼다 모빌리티 역시 2026년 출시 예정인 전기차 아필라에 생성형 AI 기반 음성비서를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성형 AI를 자동차에 접목하려는 건 자동차 제조사뿐만 아니다. 이미 생성형 AI ‘바드(Bard)’를 서비스 중인 구글은 CES에서 음성으로 차를 제어하는 ‘안드로이드 오토’ 적용 차를 소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네덜란드 내비게이션 회사 톰톰과 공동 개발한 자동차용 AI 비서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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