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몰래 녹음, 증거 안 돼"…교총 "마땅한 판결"

김윤정 2024. 1. 1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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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가 자녀 가방에 몰래 넣은 녹음기에 담긴 녹음파일은 증거능력이 없다는 11일 대법원 판단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마땅한 판결"이라며 환영했다.

이어 "이번 대법원 판결은 교총과 현장 교원들의 탄원 내용을 적극 반영한 결과"라며 "수업 등 교육활동 중 불법 녹음, 유포 행위 등을 근절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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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총 "교육활동 무단 녹음행위, 명백히 불법"
"교사들 교육활동 녹음·유포 무방비 노출돼"
1·2심은 유죄 판단…녹음파일 증거능력 인정
대법 "공개 안된 타인간 대화, 증거능력 없어"

[이데일리 김윤정 성주원 기자] 학부모가 자녀 가방에 몰래 넣은 녹음기에 담긴 녹음파일은 증거능력이 없다는 11일 대법원 판단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마땅한 판결”이라며 환영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뉴스1)
교총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학부모 등에 의한 교육활동 무단 녹음 행위와 유포는 명백히 불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교총은 “현재 교원들은 갈수록 늘어나는 학부모들의 무단 녹음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며 “언제든지 본인의 발언이 녹음되고 유포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대법원 판결은 교총과 현장 교원들의 탄원 내용을 적극 반영한 결과”라며 “수업 등 교육활동 중 불법 녹음, 유포 행위 등을 근절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또 “교실 내 아동학대 여부에 대해서는 몰래 녹음이 아니라 학부모의 교육 참여와 합리적 민원 절차, 교육청의 사안조사 등 합법적이고 교육적인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이날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초등학교 교사 A씨에 대한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어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이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2018년 서울 광진구 소재 초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교사로 근무하던 A씨는 전학생 B에게 “학교를 안 다니다 온 애 같다. 학습 훈련이 전혀 안 돼있다” 등의 말을 해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학대행위를 한 혐의를 받았다.

A씨의 이같은 행위는 B의 학부모가 가방에 몰래 넣어둔 녹음기를 통해 확인됐다. 선생님에게 심한 말을 들었다는 B의 말에 부모는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녹음기를 가방에 넣었고 해당 녹음내용을 증거로 제출했다.

1·2심 법원은 이 녹음파일에 대한 증거능력을 인정해, A씨를 유죄로 봤다. 1심은 징역 6월에 집행 유예 2년을, 2심은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가방에 몰래 넣은 녹음기에 담긴 녹음파일에 대해 “국민생활에 필요한 기초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초등학교 교육은 공공적인 성격을 가진다”며 “교사 A씨가 수업시간 중 교실에서 한 발언은 통신비밀보호법상 공개되지 아니한 대화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피해아동의 보호를 위해서 녹음 외에 별다른 유효적절한 수단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증거를 수집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도 덧붙였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피해아동의 부모가 몰래 녹음한 피고인의 수업시간 중 발언은 공개되지 않은 대화에 해당한다”며 “이 사건 녹음파일은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것이므로 증거능력이 부정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A씨의 유무죄 여부는 파기환송심에서 다시 다투게 됐다.

김윤정 (yoon9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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