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신임 외교장관 “억지력 강화에 주안점 두고 북 변화유도해야”

박은경 기자 2024. 1. 1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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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구축으로 대북정책 전환 주장에는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라고 생각”
11일 오전 외교부 청사로 첫 출근
조태열 신임 외교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태열 신임 외교부 장관은 비핵화에서 평화구축 등으로 대북정책 우선순위를 전환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과 관련해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11일 서울 외교부 청사로 첫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계속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는데 대화를 생각할 분위기는 아니다. 북한 스스로가 대화를 다 거부하고 있지 않나”며 이같이 밝혔다. 또 “일단 우리 억지력을 강화하는 데 주안점을 두는 가운데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며 “북한이 만약에 태도 변화의 조짐을 보인다면 당연히 대화의 기회를 또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장국인 한국이 올 상반기 개최를 추진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가 3월 중국 최대 연례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4월 한국 총선 등으로 5월 전 개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에는 “여러 가지 일정에 비춰서 논리적으로 그런 추론이 가능하다”면서도 “가능한 한 조속한 시일 내에 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여건이 되면 조속한 방중을 추진하겠냐고 묻자 “언젠가 가야 할 것”이라며 외교 일정 등에 맞춰 가능한 한 이른 시일에 중국 측과 만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조 장관은 앞서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중관계와 관련해 “한·미동맹이 훼손되지 않는다는 원칙 위에서 중국 관계를 다뤄야 한다”면서 “동맹은 동맹이고 파트너는 파트너지, 그 두 개의 완전한 절대적인 균형 관계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한·미가 북·러 무기거래를 강하게 비판한 것과 관련해 후속 대응에 대해 묻자 “분명한 대가가 따를 것이라는 우리 기본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엄정하게 입장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필요한 검토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미는 전날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가 북한에서 조달한 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고 있는 것을 강도 높게 비판했지만 러시아는 ‘증거가 없다’며 부인했다. 조 장관은 이같은 러시아의 태도에 대해 “우리는 우리대로 정보라는 게 있다”며 “관계국과 충분한 정보 공유를 해 가면서 입장을 취하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카운터파트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금명간 처음 통화하는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2차관과 주유엔 대사 등을 지내고 2019년 퇴임한 뒤 4년여 만에 장관으로 외교부에 복귀한 조 장관은 “막중한 책임감 때문에 묘한 기분”이라며 “중압감을 견뎌내며 제가 해야 할 일을 해서 우리 외교에 작으나마 도움이 될 레거시(유산)를 남기고 싶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앞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방명록에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국가안보와 번영의 토대를 더욱 튼튼히 하겠다”고 적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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