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구신 전쟁 패배' 바이에른 뮌헨이 어쩌다, 플랜B '케인 애착 인형' 다이어에 올인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라두 드라구신(22, 제노아)을 둔 영입 싸움이 끝났다. 토트넘 홋스퍼가 승자의 기분을 만끽하는 가운데 바이에른 뮌헨은 에릭 다이어(30, 토트넘)에게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바이에른 뮌헨이 토트넘에 무릎을 꿇었다. 드라구신 영입에 뒤늦게 뛰어들면서도 가로채기를 자신했는데 마음을 뒤집지 못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유럽 최고의 클럽을 과시하며 드라구신을 유혹했으나 토트넘과 먼저 한 약속을 지키겠다는 입장에 가로막혔다.
바이에른 뮌헨의 플랜B는 다이어다. 독일 축구 이적시장에 정통한 플로리안 플라텐버그 기자도 "바이에른 뮌헨은 이제 다이어를 완전 영입하고 노르디 무키엘레(파리 생제르맹)를 임대한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드라구신 영입전 패배를 인정한 셈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다이어를 오래 지켜봤다. 다요 우파메카노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가 부상을 반복하며 김민재에게 모든 부담이 더해질 때부터 4순위 센터백으로 다이어를 주시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다이어가 중앙 수비는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겸할 수 있다는 데 높은 점수를 줬다. 일단 주전 조합도 김민재를 중심으로 파트너만 바꾸는 상황이라 다이어는 급할 때 소방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다이어가 토트넘에서 전력외가 된 건 크게 문제될 부분이 아닌 이유다.
계약 규모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플라텐버그에 따르면 바이에른 뮌헨과 다이어는 1년 6개월의 계약에 합의한 상태다. 이적료도 500만 유로(약 72억 원) 수준으로 보인다. 이 부분은 이미 지난주부터 고착화됐던 내용이다. 그만큼 바이에른 뮌헨과 다이어 양측이 교감을 오래 나눠왔다. 플라텐버그도 "다이어는 바이에른 뮌헨과 여름부터 연결됐다. 연락이 끊긴 적도 없었다"고 했다.
이제는 시간 싸움이다. 드라구신이 토트넘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면서 정식 합류를 앞두고 있다. 드라구신이 오면 다이어는 바로 짐을 싸야 한다. 바이에른 뮌헨도 더 미룰 것 없이 다이어에게 정식 오퍼를 할 예정이다.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흐름이다.
다이어를 반길 준비도 하고 있다. 이적을 가장 바라는 이는 해리 케인이다. 케인이 다이어를 바이에른 뮌헨에 추천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에도 '풋볼 인사이더'는 "케인이 다이어가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하도록 강하게 추진했다"며 "케인은 다이어와 바이에른 뮌헨 생활에 관련히 폭 넓게 이야기를 나눴으며 이번 달에 다이어 영입을 완료하려고 하는 투헬과 바이에른 뮌헨 수뇌부에 다이어를 적극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케인과 다이어는 2014-15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토트넘에서 9년을 함께 뛰었다. 소속팀은 물론 다이어가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발탁되면 꾸준히 한솥밥을 먹어왔던 사이다. 자연스럽게 친분이 두터워졌다. 더불어 케인은 다이어의 기량을 높이 평가한다. 지난해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프리미어리그 최고 센터백을 묻자 "다이어"라고 고민도 없이 답했다.
최근에는 상당한 입지를 자랑하는 주장 마누엘 노이어도 두팔 벌려 환영했다. 노이어는 "이적 담당자들이 예산 안에서 올바른 해결책을 찾고 있을 것"이라며"다이어는 좋은 이름이다. 책임자들이 시장을 살펴본 결과 결정한 것이기에 우리는 믿고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노이어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지니는 비중을 봤을 때 다이어를 향한 지지 메시지는 협상에 급물살을 타게 해주는 신호와도 같다. 또 그라운드에서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하는 노이어가 OK 입장을 밝힌 만큼 다이어도 자신감을 가지고 바이에른 뮌헨의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됐다.
다이어도 이제 확신을 가지기 시작했다. 독일 매체 'TZ'는 "다이어는 드라구신의 합류 이후 바이에른 뮌헨으로 가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발맞춰 '빌트'도 "바이에른 뮌헨은 다이어와 다시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정식 제안을 예고했다.
다이어와 김민재가 함께 최후방을 책임지는 그림이 멀지 않았다. 당장은 김민재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참가를 위해 클린스만호에 차출되면서 바로 인사할 수는 없다. 김민재는 대한민국이 64년간 미뤄뒀던 아시안컵 우승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 한국이 계획한대로 결승까지 올라간다면 2월이 지나서야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하게 된다.
따라서 김민재와 다이어가 교감을 나누고 그라운드에서 함께 뛸 장면은 2월 중순 정도가 될 전망이다. 토트넘에서는 전력외로 벤치에 머물던 시간이 많았던 다이어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김민재의 부담을 얼마나 덜어줄 수 있을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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