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유력…향후 절차는

최홍 기자 2024. 1. 1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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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 대주주가 추가 자구안을 내놓음에 따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은 사실상 가결이 유력한 상황이다.

앞으로 관건은 태영건설의 자산부채 실사 과정에서 우발채무가 얼마나 나오는지다.

채권단 소속 시중은행 관계자는 "태영건설의 미착공 PF 사업장들의 규모로 봤을 때 이번 자산실사에서 추가적인 대규모 우발채무가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채권단이 그 채무들을 모두 틀어막고 지원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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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추가자구안 제출로 워크아웃 개시 유력
자산부채실사 중 대규모 우발채무 발생 가능성은 리스크
우발채무 발견 시…채권단, 워크아웃 중단하고 결국 법정관리로
실사 기간 3개월 동안 태영건설 운영자금 확보도 난항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9조원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을 갚지 못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운명이 11일 결정된다. 이날 산업은행은 제1차 채권자협의회를 열어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워크아웃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상 채권금융사 75%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산업은행은 서면으로 워크아웃 개시 결의를 받을 예정으로 12일께 결과가 발표될 전망이다. 사진은 11일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 2024.01.11.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태영 대주주가 추가 자구안을 내놓음에 따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은 사실상 가결이 유력한 상황이다. 앞으로 관건은 태영건설의 자산부채 실사 과정에서 우발채무가 얼마나 나오는지다. 실사 결과 대규모 숨겨진 부실이 드러나거나, 이에 따라 청산가치가 계속가치 보다 높을 경우 채권단은 워크아웃을 중단하고 법정관리로 진로를 바꿀 수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늘 산업은행은 워크아웃 동의 여부를 600여곳의 채권금융사들로부터 서면으로 제출받을 예정이다. 채권자 수가 많은 만큼 이날 자정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12일 오후에 최종 결정된다.

아직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에 힘이 실리고 있다. 태영이 애초에 제시한 4가지의 기존 자구안을 충실히 이행했을뿐더러, 채권단이 요구한 대주주 사재출연 등 추가 자구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채권단 역시 태영의 추가 자구안에 대해 대체로만족한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이날 워크아웃 찬반 투표 과정에서 제2금융권 등 중소형 채권금융사들이 반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주요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권과 함께 태영의 자구안에 어느 정도 동의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크아웃이 통과되더라도 태영건설의 경영정상화 과정에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관건은 자산부채 실사 과정에서 드러날 수 있는 우발채무다.

통상 워크아웃 절차는 제1차 채권자협의회 결의에서 채권단 75% 이상 동의로 워크아웃을 개시한 뒤, 회계법인을 통해 기업의 자산부채 실사를 3개월 동안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자산부채 실사가 진행되면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따라 채권단의 채권 행사는 3개월간 유예된다.

실사는 채권단이 기업의 재무상태를 면밀히 확인하기 위함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태영건설의 숨겨졌던 부실이 튀어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발채무 규모가 대규모일 경우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가 높다는 회계법인의 판단이 나올 수 있다. 이럴 경우 채권단은 워크아웃을 중단하게 되고, 궁극적으로 태영건설은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실제로 그간 채권금융사들은 여러 건설사의 워크아웃 실사를 경험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한 우발채무를 추가로 발견한 바 있다. 2013년 당시 채권단은 워크아웃에 들어간 쌍용건설의 실사 과정에서 1100억원 가량의 추가적인 PF 관련 우발채무를 적발했다. 이로 인해 당시 쌍용건설의 경영정상화 지원금액은 더 늘어났다.

아울러 3개월 실사 기간 중 필요한 태영건설의 운영자금도 리스크 요인 중 하나다. 자산실사가 시작되면 기촉법에 따라 금융채(금융사 차입급) 상환은 동결되지만, 태영건설 운영자금과 협력사의 거래대금은 태영 측이 따로 마련해야 한다. 블루원 등 계열사를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도 거론되나 업황 악화에 따라 매각에 장기간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이 역시 쉽지 않다. 현재 채권금융사들은 자산 실사 기간 3개월 동안 태영건설에 대한 별도의 금융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소속 시중은행 관계자는 "태영건설의 미착공 PF 사업장들의 규모로 봤을 때 이번 자산실사에서 추가적인 대규모 우발채무가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채권단이 그 채무들을 모두 틀어막고 지원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산업은행은 채권단회의를 통해 "실사 과정에서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약속한 자구 계획 중에 단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거나, 대규모 추가 부실이 발견될 경우 워크아웃 절차를 중단할 수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g888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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