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이낙연 “썩은 나무로 조각할 수 없다”···민주당 탈당 선언

이유진·신주영 기자 2024. 1. 1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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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1인 정당·방탄 정당으로 변질
포용과 통합의 김대중 정신은 실종”
다당제·분권형 대통령제 도입 제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오후 울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이미영 전 울산시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민주당 탈당을 선언하고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이 전 대표는 “허물어지는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는 ‘제2의 건국’에 나서야 한다. 그런 각오로 새로운 정치에 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민주당을 들락날락했지만, 저는 민주당을 한 번도 떠나지 않고 지켰다”며 “그렇게 저에게 ‘마음의 집’이었던 민주당을 떠난다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일이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그러면서 “그러나 민주당은 저를 포함한 오랜 당원들에게 이미 ‘낯선 집’이 됐다”며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내 비판자와 저의 지지자들은 2년 동안 전국에서 ‘수박’으로 모멸 받고, ‘처단’의 대상으로 공격 받았다”며 “포용과 통합의 김대중 정신은 실종됐다”고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피폐에는 저의 책임도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특히 민주당 소속 시장의 잘못으로 2021년에 치러진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기존 당헌을 고쳐가며 후보자를 낸 것은 제가 민주당 대표로 일하면서 저지른 크나큰 실수였다”고 말했다. 또 “2020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일하면서 민주당 지도부의 위성정당 허용 결정에 제가 동의한 것도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저의 그런 잘못을 후회하면서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저의 오늘 결정에 대해 저의 아버지처럼 오랜 세월을 보상도, 이름도 없이 헌신하시는 당원 여러분께 이해를 구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검찰공화국’으로 지칭하며 “저를 이렇게 몰아세운 것은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의 위기였다. 저는 이 국가적 위기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지금 대한민국은 안팎으로 추락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암흑기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악의 정부로 기록될 것이 확실하다”며 “대한민국은 침몰로 갈 것이냐, 지속가능 국가로 회복될 것이냐의 마지막 기로에 섰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검찰공화국’을 거의 완성했다. 민주당은 스스로의 사법 리스크로 ‘검찰폭주’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며 “ 대한민국은 ‘검찰독재’와 ‘방탄’의 수렁에서 헤매고 있다”고 했다. 또 “여야는 그런 적대적 공생관계로 국가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후목불가조(朽木不可雕), 썩은 나무로는 조각을 할 수 없다는 공자의 말씀처럼, 지금의 정치로는 대한민국을 살릴 수 없다”며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하려면 정치구조부터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당제 실현과 함께 개헌을 통한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을 제시했다. 아울러 ‘특권 없는 정치’와 ‘성역 없는 법치’ 구현을 약속하며, 경제 분야에서는 연구개발(R&D) 지원과 규제 혁파 등을 제안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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