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DJ·盧 정신 사라진 방탄정당” 민주당 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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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탈당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해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와 5선 국회의원,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전남도지사를 지낸 야권의 대표적 원로가 16대 총선 이후 24년 만에 민주당을 떠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탈당 이유에 대해 "민주당의 자랑이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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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탈당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해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와 5선 국회의원,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전남도지사를 지낸 야권의 대표적 원로가 16대 총선 이후 24년 만에 민주당을 떠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탈당 이유에 대해 “민주당의 자랑이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됐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24년 간 몸담은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국가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저를 포함한 오랜 당원들에게 이미 낯선 집이 됐다”며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구현할 만한 젊은 국회의원들이 잇따라 출마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당내 비판자와 제 지지자들은 2년 간 전국에서 ‘수박’으로 모멸받고 처단의 대상으로 공격받았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포용와 통합의 DJ 정신이 실종된 민주당의 피폐에는 제 책임도 있다고 인정한다”며 “민주당 소속 시장의 잘못으로 치른 2021년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기존 당헌을 고쳐가며 후보자를 낸 건 제가 민주당 대표로 일하며 저지른 크나큰 실수”라고 했다. 또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일하며 민주당 지도부의 위성정당 구성 결정에 제가 동의한 것도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021년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자당 귀책사유로 치르는 재·보궐선거는 무공천한다’는 당헌당규를 임의로 고쳐 후보를 냈고, 패배했다.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치른 21대 총선 국면에서도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준연동형 비례제를 추진했으나, 의석 감소를 우려해 결국 비례대표용 ‘꼼수’ 위성정당을 만들었다. 이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잘못을 후회하며 국민과 당원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도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검찰 공화국을 거의 완성했는데, 민주당은 스스로의 사법 리스크로 검찰 폭주를 제어하지 못한다”며 “무능하고 부패한 거대 양당이 진영의 사활을 걸고 극한 투쟁을 계속하는 현재의 양당 독점 정치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온전하게 지속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양당제 속에서 분열의 늪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독일은 다당제로 극단의 정치를 피하면서, 분열을 극복하고 있다. 우리도 혐오와 증오의 양당제를 끝내고,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또 헌법을 개정해 ‘분권형 대통령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특권 없는 정치’와 ‘성역 없는 법치’를 꼭 구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R&D 지원과 규제 혁파 ▲미래기술산업 집중 육성 등 성장동력 개발 ▲‘중부담-중복지’ 시스템으로 발전 ▲김대중정부 원칙을 되살린 ‘제2의 한류’ 확산 ▲한미동맹 중심으로 중국, 일본, 러시아와 우호관계를 정착 ▲남북관계의 안정적 유지 등을 일일이 언급했다.
제3지대 연대 의지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을 탈당한) 원칙과상식 의원들과 협력하겠다”며 “어느 분야에서든 착하고 바르게 살아온 분들은 다 함께 해주시라. 특별히 청년과 전문직의 참여가 필요하다. 그런 분들이 정치 참여의 기회를 얻도록 돕겠다”고 했다. 또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DJ의 생전 발언을 인용하며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가 대한민국을 더 이상 망가뜨리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앞서 이날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 전 대표를 향해 “민주진영 총선 승리를 위해 신당을 중지하고 민주당과 함께 해달라”고 했다. 민주당 의원 129명도 성명을 내고 “이 전 대표의 탈당 의사 철회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다만 이들은 “이 전 대표는 5선 국회의원과 전남지사를 지냈고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였다. 단 한 번의 희생도 없이 이 모든 영광을 민주당의 이름으로 누리고서도 탈당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제가 그분들의 처지였다면 훨씬 더 점잖고 우아하게 말했을 것 같은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민주당이 국민 신뢰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건 단합을 안 해서가 아니라 변화하지 않아서다. 기자회견을 목전에 둔 시점에 그런 말씀을 하시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런 노력을 평소에 당의 변화를 위해 썼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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